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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셀럽 사외이사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3-05-15 09:00:12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5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리포터’의 영국 배우 엠마 왓슨(33)은 프랑스 명품기업 케링의 사외이사다.

해리포터 1편이 개봉된 해 왓슨은 열한 살이었다. 공부와 영화를 병행해 24세에 미국 브라운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졸업하던 해에 UN 명예대사로 임명되었고 양성평등 노력에 남성들을 참여시킨다는 켐페인(HeForShe)을 시작했다. 2015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에 포함되었다. 그 외 다양한 사회사업을 이어갔다.

왓슨은 지속가능패션의 지지자이기도 하다. 프랑수아 피노 케링 회장은 부인 셀마 헤이엑과 함께 패션업계에서 대표적인 ESG 신봉자다. “Green is the New Black”을 표방한다. 케링은 2019년에 18세 미만 모델의 화보 촬영과 패션쇼 출연을 금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피노 회장에게 관련 산업 내 지속가능 성장 이념을 존중하는 유대를 촉진시키도록 요청했고 그 결과 32개 패션기업이 친환경 이념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협정에 조인하는 결실을 이루어 냈다. 이런 배경에서 케링은 2020년에 왓슨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유명 스타의 사외이사 겸업은 역사가 오래되었다. ‘하이 눈’과 ‘갈채’의 그레이스 켈리는 모나코 왕비가 되기 전에 20세기폭스 사외이사였다. 할리우드 황금기의 대표 여배우 조앤 크로퍼드는 네 번째 남편이었던 펩시콜라 회장 알프레드 스틸이 사망한 후 회사의 사외이사에 선임되었다. 사실 크로퍼드는 회장 부인으로서 회사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는데 1년에 10만 마일 이상 업무 여행을 한 것으로 나온다.

왓슨 외에 ‘판타스틱 4’의 제시카 알바가 야후 사외이사다. 알바는 친환경 생활용품기업 어니스트컴퍼니의 창업 공동회장이다. 즉, 기업인이다. 오프라 윈프리도 WW 사외이사였다. WW는 체중관리 건강기업인데 하인츠 자회사다.

할리우드 스타들 외에 유명 스포츠맨들도 사외이사 활동이 많았다. 빌리진 킹(필립모리스), 마이클 조던(오클리 선글래스), 샤킬 오닐(피자헛, 오닐은 파파존스 투자자다), 세레나 윌리암스(포시마크) 등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딸 첼시 클린턴은 두 기업의 사외이사인데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와 IAC다 익스피디아에서 클린턴의 사외이사 보수는 약 30만 달러다. 그런데 이 두 회사는 클린턴 대통령의 후원자 배리 딜러가 오너인 회사들이다. 딜러는 파라마운트와 20세기폭스 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유명인들을 단순히 ‘장식용’으로 사외이사 영입을 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일이다. 셀럽들은 급성장하는 회사나 어려운 시기를 거치고 있는 회사가 사업상의 제반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셀럽은 소비자들에게 잘 어필하고 심지어는 금융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셀럽과 같은 기업경영 비전문가의 사외이사 참여가 이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전문가들이 가장 하기 어렵고 잘하지 않으려는 말이 “잘 모르겠는데 다시 설명해 달라”는 말이다. 그런데 비전문가는 그 말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사회 전문가들은 그로써 이사회의 토론이 리셋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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