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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리뉴얼 2년]중동에서 미국까지…생산거점 늘린다④쿠웨이트 이어 미국 진출 검토…호반 인수 이후 '글로벌 현지화' 가속화

김혜란 기자공개 2023-05-19 13:47:58

[편집자주]

1941년 국내 최초의 전선회사로 출발한 대한전선(옛 조선전선)은 걸어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때 유동성 위기에 빠져 고강도 구조조정을 겪었고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호반산업에 인수되며 재무적 지원을 받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5월 17일은 대한전선이 호반그룹에 인수된 지 딱 2년 되는 날이다. 2주년을 맞아 대한전선이 새 주인을 만나 어떻게 달라졌는지,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저케이블과 함께 대한전선의 미래 비전을 지탱하는 두 키워드 중 하나는 '글로벌 현지화'다. 베트남 생산법인을 확대하고 미국과 쿠웨이트에도 생산기지를 확보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게 대한전선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호반그룹 편입 이후 재무력을 보강한 대한전선은 기존 베트남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미국과 쿠웨이트까지 글로벌 4각 생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지배력 강화를 노린다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쿠웨이트 진출 나선다

대한전선이 검토 중인 큰 프로젝트 중 하나는 미국 생산거점 마련이다. 미국의 자국 내 공급망을 갖추는 것을 의미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미국에 생산공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지금까지 미국에 영업법인 1개와 2개 지사를 두고 수주에 대응해 왔으나 제조기지는 없어 국내 당진공장 생산물량을 수출하는 형태로 사업을 해왔다. 대한전선은 이미 미국에서 매년 수주규모를 늘려왔으며 지난해에는 3억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올렸다. 앞으로 미국시장에서 수주를 더 확보하려면 주요 수출제품인 중저압(MV/LV) 케이블의 현지 생산공장을 마련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지난 1월에는 쿠웨이트 진출 소식도 알렸다. 현지 건설·무역 기업인 랭크(Rank)가 공통투자한 합작법인인 광케이블 공장 '대한쿠웨이트'를 세우기로 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완공해 연내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호반산업 인수 이후 쿠웨이트에 이어 미국 진출까지 검토하면서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글로벌 입지 확대가 최우선 경영과제로 내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생산 현지화로 가격·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실행으로 옮기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전선이 당진공장에서 생산한 초고압케이블을 미국공장에서 포설하는 모습(사진=대한전선)

◇기존 해외법인 설비 고도화도 진행 중

대한전선은 현재 베트남(TCV Co., Ltd)과 남아프리카공화국(Malesela T.E.C, Ltd., Velvetsky nine Ltd.), 사우디아라비아(Saudi-taihan Co., Ltd.)에 제조·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각 국가마다 현재 시점에서 필요한 전력기기, 케이블이 다른 만큼 지역적 특성에 맞게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각 해외생산법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우선 지난해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블 생산 합작법인 M-TEC(엠텍, Malesela T.E.C) 증설을 발표했다. 호반그룹 인수 전에는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며 재무적으로 취약했던 만큼 엠텍에 대한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내년까지 케이블 생산에서 핵심인 절연 공정라인인 CCV(Catenary Continuous Vulcanization : 현수식 연속 압출 시스템)를 증설하고, 도체 표면을 특수 처리하는 생산 라인도 보강할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시장에서 10% 정도인 시장점유율을 2025년까지 25%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3년 안에 확실한 시장점유율 3위 안에 안착해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엠텍을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게 대한전선의 그림이다.

기존 사우디아라비아 생산공장에도 투자한다. 2017년 설립한 고압(HV)급 전력기기 공장에 더해 초고압 케이블 생산 공장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송배전 전문 설계·조달·시공사(EPC) 모하메드 알-오자이미 그룹과의 공동투자로 초고압케이블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생산법인도 내년까지 증설을 진행해 '제2의 당진공장' 타이틀을 붙일 정도로 핵심 생산거점으로 키운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모두 지배구조가 안정화되고 지난해 약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해 투자재원을 확보한 덕에 그려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당진에 해저케이블 임해공장, 쿠웨이트에 광케이블 공장을 건립하고 있으며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신규 공장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엠텍 법인 전경(사진=대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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