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 산하 투자위원회(Abu Dhabi Investment Council, ADIC)가 국내 자산운용사들을 만났다. 올 초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 시 UAE 정부가 한국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한 데 이은 후속조치로 해석된다. 대규모 오일머니의 국내 시장 유입 가능성에 투자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DIC는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페트라자산운용과 스팍스자산운용, KB자산운용, VIP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사 10여곳을 방문했다.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과거 삼성자산운용 등에 투자한 이력은 있지만, ADIC가 우리나라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DIC는 UAE 수도 아부다비 정부 산하의 투자 조직이다. 2007년 출범한 이 조직은 정부 석유 사업 수익을 국내외 프라이빗에쿼티와 헤지펀드, 인프라,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2019년에는 정부 산하 무바달라(Mubadala) 투자회사로 편입했다. 2021년 말 현재 AUM은 2840억 달러(약 379조원)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 초 UAE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원자력과 에너지, 투자, 방산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UAE 정부는 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37조2600억원 규모다.
ADIC의 방문은 UAE 정부의 투자 약속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DIC 관계자들은 UAE 측 경제 분야 인사들과 함께 입국해 KB증권 등의 적극적 중개를 통해 미팅이 전격 성사됐다"면서 "투자 의사와 집행 규모, 투자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롱온리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상품을 문의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ADIC와 미팅이 성사된 하우스들은 롱온리 펀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고 전해진다. ADIC와 미팅을 가진 운용사 면면을 보면 실제 해외 자금 유치 경험이 있고 대부분 롱온리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페트라운용은 미국 대학기금을 유치한 데 이어 최근 중동지역 국부펀드 투자를 성사시키는 등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스팍스운용은 일본 독립계 자산운용사인 모회사가 노르웨이 연기금을 운용하는 등 풍부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VIP운용과 KB운용 펀드 라인업은 다채로운 편이다.
복수의 취재원 설명을 종합하면 ADIC 측은 이번 방문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귀국 후 검토 과정을 거쳐 투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번 미팅에서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의사를 확실하게 내비치지 않았지만, 직접 찾아온 데는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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