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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롱숏펀드 꽂혔다…새 IFRS에 머니무브 오나 교보생명 500억 투입에 주목…PI 투자, 순익에 직결 '변화'

양정우 기자공개 2023-05-26 08:18:4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3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부터 보험업권이 국제회계기준인 'IFRS9'과 'IFRS17'을 적용하면서 헤지펀드(일반 사모펀드) 시장의 롱숏(Long/Short) 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고유계정으로 투자한 주식의 평가손익이 그대로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는 만큼 시장 부침과 무관하면서도 변동성 관리가 강점인 상품에 대규모 출자를 타진하고 있다.

◇고유계정 투자주식, 당기순익 반영…실적 변동성 관리 급선무

교보생명은 최근 국내 주식 재간접 절대수익형 위탁운용사(GP)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약 2000억원을 GP의 일임 계좌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업계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운용이 현재 위탁을 받은 자금은 500억원 정도다. 이 자금을 투입할 하우스로 트러스톤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등 5곳을 최종 선정했다. 결과적으로 교보생명의 고유계정 자금은 미래에셋운용의 일임 계좌를 거쳐 국내 운용사 5곳의 롱숏 헤지펀드에 각각 출자(100억원 규모)되는 셈이다.

보험업계가 고유계정의 투자처로 롱숏 전략을 가진 헤지펀드를 주목한 건 올해부터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9, IFRS17)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간 고유계정으로 투자한 주식은 처분 전 주가 변동의 내역이 당기손익(PL) 대신 기타포괄손익(OCI)에 반영돼왔다. 하지만 IFRS 9 아래 투자 에쿼티는 모두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FVTPL)으로 분류해야 한다.

이제 이들 보유 주식의 주가 등락은 기타포괄손익에 인식되는 게 아니라 매분기 당기손익에 고스란히 담긴다. 보험업은 비즈니스 모델상 자본 적정성과 수익 안정성 등 재무 지표가 중요하다. 하지만 오히려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회계 처리상 변화에 직면한 셈이다.

IFRS9에 따르면 투자자산의 회계 처리는 △상각후원가금융자산(AC)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FVTPL)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FVOCI) 등 세 가지 계정으로 나눠진다. 채권은 매수 성격에 따라 이들 세 계정으로 분류될 수 있으나 주식은 빠짐없이 FVTPL로 처리해야 한다.


◇시장지수 무관, 절대수익형 헤지펀드 초점…낮은 변동성, 롱숏 전략 눈독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런 실적 변동성의 리스크를 해소해야 하는 게 급선무다. 이 때문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게 절대수익형 스타일로 조성되는 롱숏 펀드다. 헤지펀드로 통칭되는 절대수익형 상품은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별도로 벤치마크(시장 지수)가 부여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전체 시장의 등락과 무관하게 절대적 수익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여기에 헤지펀드 중에서도 가장 변동성이 낮은 게 바로 롱숏 전략이다.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공매도)을 적절히 섞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만큼 롱온니나 롱바이어스드 전략처럼 시황에 따라 수익률이 요동치지 않는다. 보험업계는 글로벌 자산시장이 폭락하는 이례적 쇼크 상황에서도 당기순익에 미치는 여파가 최소화되는 게 절실하다.

일단 교보생명은 롱숏 헤지펀드(재간접 GP 미래에셋운용)에 500억원 가량을 출자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재원을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 한동안 이들 상품의 성적을 주시하면서 추가 출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를 선택해 헤지펀드 하우스와 롱숏 상품을 선별하는 방식은 당분간 고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제회계기준의 변화는 생명보험사뿐 아니라 보험업권이 모두 적용되는 이벤트다. 교보생명의 새로운 시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 다른 보험사도 잇따라 롱숏 펀드에 출자를 벌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신한은행이 최초로 시도한 메자닌 헤지펀드 투자의 경우 결실을 맺기 시작하자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도 연달아 출자를 단행했다.

IFRS9은 자산, IFRS17은 부채에 대한 회계 기준이다. 그간 보험업계는 부채의 시가평가와 함께 IFRS9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이 때문에 다른 업권과 달리 IFRS9의 적용이 유예됐다가 올해 IFRS17과 함께 동시 도입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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