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대한제당, 보수적 재무관리 '회계·자금' 조직 강화내부회계 등 전담 인력 충원, 원자재 가격 상승세 '리스크 관리' 집중
박규석 기자공개 2023-05-30 07:10:19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14:4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당이 대외 경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재무조직을 강화한다.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보수적인 재무 정책을 통해 차입금 등의 부담을 낮추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곡물가 상승 '수익성 관리' 집중
대한제당은 1956년 옛 대동제당으로 설립된 제당 사업 중심의 기업이다. 1968년 12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이후부터 현재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최대주주인 설윤호 부회장과 특수관계자가 4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설립 이후 제당에서 발생한 수익은 사업 다각화의 기반이 됐다. 이를 통해 현재는 제당과 더불어 배합사료와 축산식품 유통, 골프장 운영 등의 사업 구조를 구축한 상태다. 강점인 제당사업의 경우 성장성이 높지는 않지만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진입장벽 등의 영향으로 시장 내 지배력은 공고하다.
국내 시장의 경우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기업이 각각 50%와 30%, 20%의 점유율을 장기 유지 중이다. 주요 소재식품의 특성상 수요탄력성이 낮고 B2B위주의 장기 고정거래처 확보 등을 통해 영업기반 또한 안정적인 게 특징이다.
하지만 제당과 배합사료 사업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게 단점으로 꼽힌다. 통상 제조원가의 90% 내외가 원재료 비용에 해당한다. 원료 역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등 대외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대한제당의 수익성 제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가격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매입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그 결과 제당사업의 영업이익률의 경우 2020년 말 7.1% 이후 지속 하락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3.6%와 2.4%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대한제당은 골프장 운영업을 비롯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대규모 손실을 방어했다. 적자가 지속되던 사료부문의 물적분할을 통해 부실거래처 정리와 구조조정, 울산공장 가동 중단 등의 비용효율화도 실적 제고에 힘을 보탰다. 관련 부문의 경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을 하기도 했다.
업계는 대한제당의 이러한 사업 다각화가 올해도 예상되는 원재료 부담을 낮추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주산지 이상기후와 수출제한 등으로 국제 원당가격이 계속해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동시에 원화 약세 흐름까지 지속되고 있어 제당부문 수익성 악화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차입금 축소 '재무건전성 확보' 강화
대한제당이 현재 곡물가 인상 등의 대외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거부터 진행된 사업 효율화도 있다. 부실 사업 정리 등을 통해 수익성은 물론 재무건전성도 안정적으로 확보한 영향이 컸다.
사업 효율화를 위한 움직임은 지난 2016년부터 보였다. 대한제당은 2012년 이후 주력 사업의 부진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재무건전성 제고와 본업 집중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2016년에 지분 100%을 보유했던 ㈜티에스저축은행을 885억원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됐다.
2019년에는 비수익 부문 개선에 역량을 모았다. 2019년 5월에는 울산에 있는 사료공장을 폐쇄했고 연말에는 바이오사업을 담당했던 계열사 에이치케이바이오이노베이션(옛 TKM㈜)의 경영권을 한국콜마홀딩스에 양도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현금 200억원을 출자해 에이치케이바이오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듬해에는 '파파이스' 사업을 철수하기도 했다.
이후 대한제당은 경상투자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정책과 유휴부동산 매각 등으로 재무건전성 제고에 집중했다. 경상 투자의 경우 연간 100억원 내외의 자금을 사용했다. 2022년 사료부문 양주 영업소 매각과 수익증권 매도 등으로 유입된 자금을 활용해 차입 부담을 낮추기도 했다.
그 결과 대한제당의 순차입금은 2016년 말 2620억원에서 2022년 말에 2055억원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비중은 40.3%에서 37.4%로 줄었고 부채비율 또한 126.5%에서 91.5%로 축소됐다.
양질의 보유자산 가치도 대한제당의 재무융통성을 보강해 주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장부가 기준 5097억원의 부동산(투자부동산 등)과 431억원 규모의 투자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관계기업투자 72억원과 상장·비상장주식 등 수익증권 359억원이다.
◇재무라인 보강 '리스크 대비'
대한제당은 올해 역시 보수적인 재무관리를 통한 안정성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현재 진행 중인 채용공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총무와 회계, 자금, 내부회계관리 등 재무라인의 인원을 충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회계의 경우 기획파트에 해당하며 회계 등은 경영지원에 속한다.
내부회계는 내부회계관리제도 RCM(Risk Control Matrix)프로세스의 설계 적정성 검토와 업데이트가 주요 업무다. RCM 순서에 따라 회사 각 부서의 회계처리에 대한 검토와 분기별 외부감사 수감·대응 등도 포함된다.
회계직은 재무제표 작성과 주석 작성, 분기별 외부회계감사 수감·대응을 담당한다. 회사의 생산구조를 반영한 제조원가 계산 기준의 수립과 운영도 맡는다. 자금은 자금계획 수립과 자금조달, 차입금 관리, 예·적금 관리 등이 주요 업무다. 총무는 자산관리와 여신관리, 담보업무 등을 담당한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올해 대외 경제 리스크가 많은 상황인 만큼 재무건전성 제고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동시에 신규 채용으로 전문 인력을 충원해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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