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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TV vs 폰' 달라진 위상...원재료 구성표 보니 모바일 AP가 1위,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 축소…매출 기여도 '희비'

손현지 기자공개 2023-05-31 10:34:45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DX부문(가전+폰)의 원재료 포트폴리오가 뒤바뀌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량은 큰 폭으로 줄었고,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모바일 AP은 되레 늘어나면서 가장 비중이 커졌다. 가전업계 전반의 침체기조 속에 스마트폰 보다 TV 수요 위축 타격이 더 컸다는 점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TV사업과 스마트폰 사업부의 위상이 달라진 점도 엿볼 수 있다. 1분기 제품별 TV 매출 기여도는 13%에 그친 반면 스마트폰 매출 기여도는 57%에 달한다. 반도체 전망 악화 속에서 삼성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떠받친 DX부문 입장에선 스마트폰 사업에 힘을 실을 수 밖에 없다.

◇가장 많이 산 원재료는 '모바일AP'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은 1분기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이 1조12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원재료 매입의 6.4%에 그친다. 작년 1분기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은 2조4888억원으로 전체의 11.5%를 차지했던 것과 상반된다.

반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매입액을 확대했다. 올해 1분기 총 2조6402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전년 동기 2조3682억원에 비해 소폭 늘어난 규모다. DX부문 원재료 매입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9%에서 14.9%로 상승해 1위에 등극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핵심 칩이 한데 모인 SoC(시스템온칩)이다. 삼성은 올초 출시한 갤럭시S23 전 시리즈에 퀄컴 AP를 탑재했다. 기존 병행 채택해온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의 AP인 엑시노스는 제외시켰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매입액은 1조6662억원으로 1조8765억원 보다 소폭 줄었다. 하지만 전체 DX부문 카메라모듈이 차지한 비중은 8.7%에서 9.4%로 늘었다. 사업부문 전체적으로 가전 수요 위축에 따라 생산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고 원재료도 이전보다 적게 구입했기 때문이다.

주요 매입처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모바일AP는 여전히 퀄컴과 미디어텍으로부터 조달하고 있으며,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은 CSOT, AUO, BOE 등으로부터 사들였다. 카메라 모듈의 경우 주요 매입처 리스트에서 올해부턴 파트론이 빠졌다. 삼성전자가 파트론 매입 물량을 줄이면서 주요 매입처에 파워로직스가 이름을 새롭게 올렸다.

◇스마트폰 기여도 57%, TV는 13% 그쳐

삼성전자는 대외적으로는 TV 명가로서의 자존심은 지켰다. 1분기 32.1%의 점유율(금액 기준)을 기록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렸다. 네오 QLED·OLED·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초대형 제품을 앞세워 1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유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TV시장이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태에서 이룬 성과라 더 의미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4652만대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다. 금액 기준으로는 12.5% 줄어든 224억8500만달러(약 29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네오 QLED TV

다만 삼성 DX부문 내에서 TV의 위상은 크게 축소됐다. 1분기 DX부문은 삼성 매출 기여도 72.5%를 기록했다. 반도체 침체로 인한 손실을 만회한 주역으로 꼽힌다. 반도체(DS) 매출 비중은 21.5%, 삼성디스플레이 10.4% 하만은 5% 순으로 집계됐다.

DX내에서도 TV와 스마트폰 기여도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제품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1분기 모바일 기기 매출은 30조7446억원로 전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달한다. 반면 TV 등 영상기기(7조4349억원) 매출 기여도는 13%에 그쳤다. 메모리 판매 비중은 16%에 달했으며 디스플레이 제품도 12.3% 수준에 그쳤다.

TV시장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는 올해 TV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소폭 늘어난 2억551만9000대 규모로 전망했다.

◇모바일 AP 가격 하락, 출고가 하락할까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건 TV와 스마트폰 원재료 가격은 모두 하락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측은 "모바일 AP가격은 전년 대비 20% 하락했고,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14% 내렸다"고 말했다. 카메라모듈 가격만 전년 대비 15% 올랐다고 밝혔다.

주요 부품 단가 하락 원인은 글로벌 가전 수요 감소다. 최전방 산업인 삼성·LG 등 주요 세트사들이 출하량 자체를 줄이자, 후방산업 부품사들도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AP단가 인상의 주 요인이었던 반도체 쇼티지 영향이 사라진 영향도 무시할 순 없다.
*갤럭시Z플립5 예상 이미지. TT테크놀로지 유튜브 캡처
주요 패널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패널 부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FPCA 가격이 3% 하락, 강화유리용 윈도우 가격은 4% 내렸다.

세트사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원가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TV와 스마트폰 신제품 출고가 인하 가능성도 열렸다. 삼성전자가 올해 8월 갤럭시Z5(플립·폴드) 시리즈 출고를 앞두고 있는 만큼 출고가 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전작보다 10만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폴더블폰 Z시리즈는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 '가격 인하' 전략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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