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BIO USA]"고객·파트너 잡자" 혹한기 '바이오 USA' 활용법전년비 참여기업수 두배, 파트너링에 갈증…'한국관' 통한 소규모 바이오텍 활약
보스턴(미국)=최은진 기자공개 2023-06-06 12:06:06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6일 12: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5~8일(현지시간) 개최되는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2023 BIO USA)'의 막이 올랐다. 대형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의 고객유치부터 기술이전 및 도입을 기대하는 바이오텍들까지, 1만5000여명의 참석자들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코로나19로 인해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작년 바이오 USA 행사보다 더 많은 인파와 업체가 참여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역시 예년 대비 참여가 두배 늘었다. 네트워킹에 갈증을 느끼는 업계가 글로벌 업계와의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서며 사업기회를 노리는 분위기다.
◇국내사 550여곳 참여 추산, 단독부스 기업 20여곳…엔데믹에 '열기'
2023 BIO USA에는 9000여곳의 글로벌 기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국내업체는 550여곳으로 파악된다. 작년 각각 3500여곳, 250여곳이 참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배 이상 늘었다.
부스를 차린 국내 기업은 협회와 기관을 포함해 약 44곳이다. 단독부스는 24곳이고 협회와 기관을 제외한 기업만 따지면 20여곳이다. 작년 부스를 차린 업체는 25곳, 단독부스 기업은 13곳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두배가량 늘었다.
작년엔 3년만에 대면행사라는 특수성이 있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엔데믹이 선포되면서 행사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바이오 업계가 '금리·환율·물가' 등 이른바 3고(高) 시대에 혹독한 혹한기를 겪은 데 따라 이를 만회하기 위한 네트워크 및 사업개발(BD)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객사 혹은 파트너사와의 미팅 그리고 수주전에 나서기 위한 공동의 장으로 바이오 USA를 활용하고 나섰다.
공식적인 행사장 입장은 12시부터였지만 오전 8시부터 배지 수령을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아 각 부스를 돌며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 마지막 부스 점검을 위해 바삐 움직이기도 했다.
행사장 입구와 가까운 곳이 중심부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주로 몰려 있는 구역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눈에 잘 띄는 행사장 입구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다. 작년에 했던 거리 배너 광고는 하지 않았지만 행사장 구석구석에 광고 현수막을 내걸며 바이오 시장 내 '삼성'의 이름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계단 하나하나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로고를 박았다. 최저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마케팅부서의 묘수였다.
경쟁사 중에선 후지필름이 이번 행사에서 가장 힘을 준 홍보전략을 펼쳐 주목받았다. 일단 행사장 참여를 위한 배지 목걸이에 후지필름 이름을 넣었다. 수억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냈다고 전해진다. 부스 역시 최대 규모로 설치했다. 필름사업에서 CDMO 및 바이오 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대한 대대적 홍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는 제임스 최 영업지원센터 부사장이 상주하며 고객사를 맞이했다. 존림 대표 역시 오전에 부스에 방문해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스 콘셉트는 '당신의 지속 가능한 파트너(Your Sustainable Partner)'다. 경영전략 측면에서는 제2캠퍼스 증설 및 ADC 바이오의약품 전용 생산 공장 건설 등을 내세웠다. ESG 측면에서는 환경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내걸었다.
최 부사장은 "탄소 중립 목표를 맞추기 위해 생산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증설 계획 중인 5공장은 물론 제2캠퍼스에 대해서도 친환경 및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작년보다 부스 규모를 키웠지만 여전히 메인 구역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부스에는 김경은 사업개발부문장과 마이클 하우슬레이든(Michael Hausladen) 미국법인장이 자리를 지켰다. 이원직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차바이오텍에서 이동한 김 부문장은 기자들과 인사만 간략하게 나눌 뿐 말을 아꼈다.
김 부문장은 "고객사 수주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미팅을 나누는 일정이 빼곡하다"고 말했다. 하우슬레이든 법인장은 "50여개 기업과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역시 매해 바이오 USA에 단독부스를 설치하는 셀트리온은 김성현 의학본부장(이사)이 전면에 나섰다. 해외시장 판매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셀트리온 이름값을 알리는 동시에 기술도입할 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혈액암을 타깃으로 한 CAR-T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관련한 글로벌 기업에 투자를 하고 기술협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에스티팜·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마티카·VGXI·그라디언트·휴온스글로벌 등이 단독부스를 차렸다. 이 가운데 동아에스티 계열사인 에스티팜의 경우엔 첫 단독부스를 차렸다는 데 눈길이 간다. 김경진 대표는 참석하지 않고 양주성 바이오텍연구소장이 행사를 지휘했다. CDMO 수주 말고도 에이즈 등의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이전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전통 제약사는 파트너링 주력, 고한승 바이오협회장 '지원사격'
국내 전통 제약사의 경우엔 부스를 차린 곳은 없다. 30여곳의 제약사들이 사업개발 임원 등을 파견하며 파트너사 미팅에 주력한다.
유한양행은 새롭게 꾸린 R&D 조직의 핵심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김열홍 사장을 비롯해 최근 합류한 이영미 R&BD 부사장, 오세웅 연구소장, 윤태진 전략실장(상무) 등이 BD 활동에 나선다. 레이저티닙 후속작 마케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JW그룹에서는 CTO 겸 C&C신약연구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찬희 대표가, 지씨셀에선 신규 대표이사가 된 제임스 박 대표가 바이오 USA 행사에서 파트너링 미팅에 나선다. 동아에스티에선 박재홍 사장이 기술이전 및 도입을 위한 파트너사 물색에 나서고 보령에선 장두현 대표이사와 김영석 Onco부문장(전무)이 항암 파이프라인 BD 활동에 나선다.
한미약품, 종근당, 녹십자 등은 실무인력 몇몇이 트렌드를 확인하는 차원에 그친다. 10여명의 임원 및 실무를 파견하며 적극적인 기술교류를 맺던 예년을 감안하면 활기가 다소 떨어진 분위기다.
작년에 계열사가 총출동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던 SK그룹의 ㈜SK 계열의 바이오기업들은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SK디스커버리 계열의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안재용 사장이 행사에 파트너링 목적으로 참여한다는 정도가 눈에띈다.
한편 코트라 및 바이오협회를 통해 한국관이라는 이름의 소규모 간이부스로 전면에 나선 기업은 16곳(춘천바이오진흥원 포함)으로 파악된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사진)는 바이오협회장 자격으로 기자들과 함께 부스투어에 나서며 각 기업의 경쟁력을 홍보하는 데 지원사격을 했다.
그는 "바이오가 국가 지정 첨단기술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루며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는 데 한걸음을 뗐다"며 "더이상 기술이전에 매몰되는 게 아닌 전임상에서 임상단계로 진입할 때 과감한 세제혜택을 통해 우리도 상업화 신약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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