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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CEO 인선제도 업그레이드…애매한 독립성 대표이사 요건은 완화, 주총 정족수는 상향…사외이사 일부 후보 정권 연관성

원충희 기자공개 2023-06-12 13:53:44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정관변경을 통해 대표이사(CEO) 인선제도 제도를 개편한다. 후보요건은 다소 낮추는 대신 선임에 필요한 정족수 등 문턱은 한층 높였다. 이사회에서도 사내이사를 1명 줄이고 사외이사 권한을 강화했다.

다만 현 KT 지배구조의 최대 리스크는 거버넌스 외형이 아닌 구성원과 실질적인 운영의 문제가 꼽히고 있다. 이번에 사외이사 후보들 면면을 보면 특정 정권과 연계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독립성은 아직 애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임 CEO는 특별결의 대상, 주주 2/3 찬성 받아야

KT의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지난달 초부터 수차례 논의 끝에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달 말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개정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할 예정이다.

우선 CEO 후보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전환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통합,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한다.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이 위원회는 기존 지배구조위원회의 역할도 이관 받는다.

현직 CEO의 연임우선 심사를 폐지하고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을 개선한다.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표명해도 신규 선임 프로세스와 동일하게 다른 사내외 후보들과 같이 심사과정을 거친다.

또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항목으로 변경한다. 기존 KT CEO 자격요건에서 ICT 전문 경험이 빠졌다.

이와 더불어 KT 지분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 한해 CEO 후보 추천이 가능하다.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주총 의결기준도 기존 보통결의(의결 참여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했다.

연임 후보의 경우 특별결의(의결 참여주식의 3분의 2 이상 찬성)를 통해서만 CEO로 선임될 수 있다. 후보자의 선임 정당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내부 참호 구축 및 외부 낙하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통통신 규제산업 딜레마…정권 입김 방지가 핵심

이사회 제도도 개편했는데 사외이사 중심 구조를 위해 기존 사내이사수를 3인에서 2인으로 축소한다. 아울러 총 7인의 사외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전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전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전 한림대 총장이다.

특히 곽우영·이승훈·조승아 후보자는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다. 이들은 오는 30일 개최될 임시주총을 통해 신임 사외이사 후보 7인이 선임된다. 다만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최 전 총장, 이명박 정부 때 환경부 차관 등이 사외이사 후보에 포함된 것은 색깔 맞추기란 지적이 나온다.

KT의 경우 한국ESG기준원(KCGS) 지배구조 등급 A를 받은 정도로 제도적으로 우수한 거버넌스를 갖고 있으나 실질적인 운영이 미흡하다는 평이 많다. 정권 친화적인 이사들이 들어가면서 정부의 입김도 강해질 수밖에 없고 정권 교체 후 KT 지배구조에 개입할 명분을 주기도 한다.

물론 규제산업인 이동통신업과 유료방송 사업을 영위하는 데 정부당국과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점은 메리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지배구조에 개입할 빌미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내부 경영진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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