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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텔레콤 EB, 헤지펀드에 인기…비결은 삼성전자? 교환가액 7.6만원 할증발행·0% 쿠폰에도 줄줄이 투자

양정우 기자공개 2023-06-19 08:35:36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종텔레콤이 발행한 교환사채(EB)에 헤지펀드(일반 사모펀드) 운용사가 줄줄이 몰려들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교환 대상인 삼성전자의 투자 매력에 후한 점수가 부여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된 시기에도 이례적 할증 발행이 성사됐다.

14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종텔레콤이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EB에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 6곳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포커스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파로스자산운용, 안다H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SP자산운용 등이 운용 펀드를 통해 EB 인수에 참여했다.

이번 EB의 가장 큰 특징은 교환 대상(발행사 보유주식)이 삼성전자의 보통주인 점이다. 세종텔레콤 자체는 크레딧(부채상환능력)이 우량한 기업이 아니다. 2년 연속 적자 실적을 기록하면서 최근 주가(주당 617원)가 2021년 초 1900원 대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런 여건에서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활용할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국내 사모 메자닌의 최대 수요처인 헤지펀드 업계는 세종텔레콤 EB에 관심이 쏠렸다. 기준금리가 껑충 뛴 고금리 시대이지만 신규 발행을 추진할 당시 사채의 표면이자가 0%인 눈에 띄는 조건을 내밀었다. 과거 저금리 시기엔 메자닌의 쿠폰금리가 통상적으로 0%였다. 하지만 지난 한 해 금리의 고공행진이 이어진 뒤엔 통상 2~3%의 표면이자가 책정돼왔다.

여기에 삼성전자 주가보다 교환가액이 더 높은 할증 발행까지 시도됐다. 지난달 25일을 기산일로 잡은 뒤 10%를 할증한 금액으로 발행을 단행해 최종 가액이 7만6200원으로 확정됐다. 현재 삼성전자 보통주는 주당 7만15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 지난 3개월 동안 숨가쁘게 상승한 덕에 5만원 대에서 뛰어오른 수치다.

세종텔레콤의 EB가 올들어 발행된 메자닌 가운데 유독 까다로운 조건이었던 터라 헤지펀드 운용사 사이에서 부정적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500억원이 모집되면서 순조롭게 발행 작업이 마무리됐다. 헤지펀드 하우스뿐 아니라 NH투자증권과 한양증권 등 증권사가 고유 계정으로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EB의 발행이 성사된 건 단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매력 덕분이다. 메자닌의 경우 전환(교환)과 상환이 모두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세종텔레콤의 EB에 투자하는 건 하방 마지노선(교환가액)이 확보된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다.

다만 교환청구기간인 지난 8일부터 2025년 4월 말까지 삼성전자의 주가가 적어도 교환가액인 7만6200원을 넘어서야 이익을 거둘 수 있다. 기회비용을 감안한 수익률을 환산하려면 무위험수익률인 기준금리(현재 연 3.5%)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EB를 인수한 투자자는 향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를 확신하고 있는 셈이다.

근래 들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끌어올리고 있다. 전일 KB증권은 기존 8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올렸다.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 감소와 수급 개선 등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3)의 대량 양산을 토대로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호재로 여겨진다.

WM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모 메자닌은 코스닥사가 주된 이슈어"라며 "크레딧 역량이 뒤처지는 발행사가 주를 이루는 여건이기에 펀드의 운용 안정성 측면에서도 삼성전자가 교환대상인 EB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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