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유럽 2023]커지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 삼성SDI도 추격46파이 전지 첫 전시...전기차 80% 이상 원통형 채택 전망도
뮌헨(독일)=정명섭 기자공개 2023-06-16 07:36:3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전기차용 이차전지 폼팩터 중 재조명받고 있는 원통형 전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원통형 전지는 대량생산이 상대적으로 쉬워 가격 경쟁력이 높다. 전기차 가격을 낮추려는 완성차업체들의 수요가 꾸준한 이유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전기차의 80% 이상이 원통형 전지를 사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46파이 전지 처음 전시...올해 하반기부터 샘플 생산 개시
삼성SDI는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이차전지 전시회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 46파이 원통형 전지를 처음 전시했다. 46파이는 지름이 46mm인 원통형 전지를 말한다. 테슬라가 개발하고 있는 4680 전지는 지름 46㎜, 높이 80㎜의 원통형 전지다.
다른 원통형 전지로는 18650(지름 18mm, 높이 65mm),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등이 있다. 크기가 클수록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높다. 이에 46파이 원통형 전지는 차세대 전지로 불린다.
삼성SDI는 천안 사업장에 46파이 전지 파일럿 조립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이 작업은 막바지 단계다. 올해 하반기에 샘플 제작이 시작된다. 삼성SI는 18650와 21700 전지를 전동공구와 전기차 등에 사용하는 것과 달리 46파이 전지는 전기차용으로만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의 주력은 각형 전지다. 원통형 전지에 힘을 쏟는 이유는 전기차용으로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원통형 전지 시장은 지난해 108GWh에서 2025년 241GWh, 2030년에 705GWh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7% 수준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 성장률(19%)보다 높은 수치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네바다주에 36억 달러를 투자해 4680(지름 46㎜·높이 80㎜ 사양의 전지) 원통형 전지 조립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BMW는 지난해 46파이 원통형 전지 공급사로 중국 CATL을 선정하기도 했다.
◇가격 경쟁력 높아 전기차용 수요 매년 커져
원통형 전지는 구조상 여러 개를 묶어 팩으로 구성하면 많은 빈 공간이 발생해 각형이나 파우치형 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대량 생산체제 구축이 쉽고 크기의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두루마리 휴지처럼 양극과 음극을 구부려 돌돌 마는 와인딩 방식으로 제조해 각형이나 파우치형보다 생산하기가 용이하다.
또 역사가 긴 폼팩터라 국제 표준과 규격과 기준이 있다. 완성차업체 입장에선 다른 전지로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둥근 외관 덕에 내부의 열을 고르게 방출할 수 있어 안전성이 높다. 이에 원통형 전지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볼보 등 전통적인 완성차업체들도 원통형 전지 사용을 확정했거나 논의 중이다. 앞으로 전기차의 80% 이상이 원통형 전지를 사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통형 전지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3강 체제다. 중국 CATL과 스웨덴 노스볼트 등이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노스볼트의 경우 작년에 21700 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2025년부터 폭스바겐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원통형 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원통형 생산기지인 말레이시아 세렘반공장에 2공장을 짓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투자금액은 1조7000억원으로 2025년 완공 예정이다. 21700 전지 생산을 담당한다. GM과 합작설립하는 공장에서도 하이니켈 각형 전지 뿐만 아니라 원통형 전지도 생산된다. 두 제품은 향후 출시될 GM 차량에 탑재된다.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전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OEM들의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며 "원통형 전지는 전기차향 비중의 확대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에서 원통형 전지 외에도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리튬인산철(LFP) 전지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도 전시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중요한 플랫폼 가운데 하나"라며 "사업의 다양성, 고객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리튬인산철 배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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