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프로파일]채권상품에 차별화…성장엔진 탑재 코레이트운용 이재헌 본부장30년차 이상 투자 베테랑, 운용규모 확대 일등공신
조영진 기자공개 2023-06-21 08:06:4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년 전 채권형 자산이 전무하던 코레이트자산운용 공모펀드에 성장동력을 탑재시킨 인물이 있다. 금융시장부문 총괄을 겸하고 있는 이재헌 코레이트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혼합자산으로 분류된 초단기채 펀드까지 더하면 현재 코레이트자산운용의 채권형 운용자산은 5000억원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코레이트자산운용은 업계 최초의 초단기채 펀드와 더불어 채권 운용역량이 가미된 하이일드 공모주펀드를 통해 공모펀드 규모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초단기채 펀드는 차별화된 운용전략으로 출시 6개월만에 약 2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이일드공모주펀드는 최근 1년, 2년 모두 업계 최상위 성과를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장 스토리: 외국계 거치며 경험 착착…코레이트서 채권운용 '2막' 스타트
한양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재헌 본부장은 1989년 신세기투자신탁에 입사하며 금융권에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 투자신탁회사는 증권사와 운용사가 통합된 구조로 전국 각지에 단 8개 회사만 존재하던 시기였다. 투자신탁회사에서 지점 업무, 신탁회계, 채권운용 등의 경험을 쌓은 덕분에 채권에 대한 매력을 더욱 극명히 느낄 수 있었다.
채권운용 매니저로서 날개를 달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1997년부터다. 당시 그는 국내 최초의 미국계 금융회사인 프랭클린템플턴으로 이직해 채권운용부에서 일했다. IMF 사태로 채권의 시가평가제를 도입하게 된 1998년에는 프랭클린템플턴의 대표 격으로 금융감독원 태스크포스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다음 적을 옮긴 곳도 외국계 회사인 도이치자산운용이었다. 프랭클린템플턴에서 채권운용부장직을 수행하다가 마음껏 역량을 펼쳐보고 싶다는 마음이 그를 도이치자산운용으로 이끌었다. 2002년 도이치자산운용에 합류한 이재헌 본부장은 이후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며 2009년까지 CIO(최고투자책임자) 직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후 유경PSG자산운용, DS투자증권 등을 거친 그는 지난 2017년 코레이트자산운용에 몸을 담기로 결심했다. 당시 코레이트자산운용은 채권형 사모펀드를 두어개 보유했을 뿐 운용자산의 규모가 매우 미미한 상황이었다. 결국 채권 부서를 재건하고 싶었던 코레이트자산운용과 새출발을 원했던 이재헌 본부장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현재까지 두드러지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30년 가까이 금융시장에서 활동한 그는 남다른 통찰력과 분석으로 최근 업계 최초의 초단기채 펀드를 설정해 시중 자금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아울러 분리과세 혜택 도입으로 재조명받고 있는 하이일드펀드 영역에서도 남다른 운용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남들과 달라야 한다" 템플턴 회장의 조언 체득
이재헌 본부장은 프랭클린템플턴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자신에게 자양분이 됐다고 말한다. 1997년은 소위 말해 수동적인 업무에만 열중하고 내부 컴플라이언스 규정도 모호하던 시기였다. 당시 프랭클린템플턴은 컴플라이언스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시켜 상품 수익자를 대변해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프랭클린템플턴이 사내 매니저들에게 강조한 것도 오직 두 가지였다. 투자철학을 배우고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라는 것. 뉴욕에서 본사 회장을 직접 대면하기도 했던 이재헌 본부장은 당시 마음에 새긴 문구로 "Be different from the majority"를 꼽았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템플턴만의 철학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 및 철학을 정립해 나간 셈이다.
다수와 다르게 행동하기 위해 정진하면서도 변동성을 경계하고 통제하는데 힘썼다. 포트폴리오별 투자전략과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원칙을 고수해 꾸준한 초과 수익률과 높은 샤프지수를 추구하는 것이 그의 주된 투자철학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코레이트자산운용의 '코레이트초단기금리혼합투자신탁'이 "Be different from the majority"를 간접 증명하고 있다. 펀드 설정 당시 이재헌 본부장은 시장에 이미 존재하던 초단기채 펀드들이 진정한 초단기는 아니란 점에 주목했다. 이에 업계 최초로 MMF와 초단기채를 결합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겸비할 수 있었고, 시장에서도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재헌 채권운용본부장은 "초과수익을 끊임없이 추구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수익자가 만족하겠지만 항상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며 "마켓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은 승률 100%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원칙 안에서 작더라도 우상향하는 성과를 꾸준히 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랙 레코드1: 코레이트초단기채, 보수 제외시 연 4%대 수익률
통상 채권형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채권으로 구성해야 한다. 이 경우 지난해와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금리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가 상당해 평가가치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이재헌 본부장은 MMF보다 듀레이션을 더욱 짧게 가져가는 전략에 주목해 금리 상승기에도 안정적인 채권투자를 가능케 만들었다.
'코레이트초단기금리혼합자산신탁'은 금리 상승기에 더욱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초단기금리형 상품으로 지난해 12월 설정됐다.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환매조건부채권에 90% 이하, A1등급 전단채 등 단기금융 상품을 90% 이하로 각각 편입해 자금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배분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신용보강이 된 우량 전단채를 편입하는 등 다채로운 전략을 활용한 덕분에 보수를 제하고도 연 4%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편입자산의 전체적인 만기가 30일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도 유동성 측면에서 주된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로 6개월째에 접어든 현재 운용자산 설정원본은 어느덧 2000억원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관측된다.
자칫 레버리지 리스크가 있는 레포 매도는 아예 활용할 수 없게끔 투자 약관에 명시해 신뢰를 더하고 있다.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레포 매도로 리스크를 키우기보다는 변동성을 줄이고 전단채 등에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셈이다.
◇트랙 레코드2: '선별적 채권투자' 코레이트하이일드, 업계 최상위 성과
이재헌 본부장의 역량은 최근 업계 최상위 성과로 주목받고 있는 코레이트하이일드 공모주펀드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9일 기준 코레이트하이일드공모주 펀드의 최근 1년, 2년 성과는 각각 8.0%, 14.3% 수준이다. 이는 업계에 출시된 하이일드공모주 공모펀드 가운데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재헌 본부장은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알짜 공모주를 선별해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같은 하이일드 펀드라 하더라도 듀레이션을 어떻게 가져가는지가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며 "코레이트자산운용은 지난 2021~2022년 금리 상승기에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BBB 채권을 하이일드펀드에 편입해 금리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비우량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부각될 정도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았던 만큼, 이를 예견해 선제적 대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매매차익을 꾀하기보다는 그나마 안정적인 BBB채권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선정하고, 그 중에서도 3개월 만기의 단기 하이일드채권을 펀드에 주로 편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신용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 유니버스를 확대해 등급별, 만기별, 종목별, 업종별 분산투자가 가능케 했다. 단기 채권의 비중이 크다 보니 환매 요구에 응할 때 보유 채권을 매도하는 경우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빈번한 매매 대신 만기 도래한 채권으로 환매 재원을 마련해 빠른 대응에 나서는 것도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는 대목이다.
이재헌 본부장은 "향후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운용과 환매 대응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편입채권의 듀레이션도 늘려갈 계획"이라며 "신용등급이 비교적 긍정적인 대한항공, 두산 등을 더해 안정적인 운용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금융시장부문장 역임, 본부간 윤활유 역할 자처
이재헌 본부장이 관여한 두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자 업계에서도 코레이트자산운용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레이트자산운용이 주식, 채권, 글로벌을 아우르는 캐피탈마켓 부문을 신설한 것으로 안다"며 "이재헌 본부장이 초대 부문장으로서 코레이트자산운용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코레이트자산운용은 각 본부조직을 총괄하는 부문제를 도입해 금융시장부문을 신설했다. 주식운용본부와 채권운용본부를 아래 배치해 보다 유기적인 협업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재헌 채권운용본부장은 금융시장부문장으로서 하이일드펀드의 운용성과 제고를 위해 각 본부를 조율할 예정이다.
이재헌 본부장은 "성과가 우수한 하이일드펀드와 초단기채 펀드를 토대로 코레이트자산운용의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할 전망"이라며 "현재 운용자산 규모가 약 1조4000억원에 머물러 있지만 올해는 더욱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혼합형 펀드를 운용할 때도 주식본부와 채권본부가 하나의 팀이란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본부간 소통이 더욱 원활해질 수록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인 하이일드펀드의 성과를 더욱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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