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신사업 체크]'2차전지 밸류체인' 구상 금양, 캐파 구축·유동성 확보 관건①현금자산 231억 규모, '확장 속도전'에 CAPEX 부담 현실화
윤필호 기자공개 2023-06-23 08:03:38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포제 전문업체 금양은 70년 가까운 업력을 보유한 전통의 제조업체다. 다만 사업 특성상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 금양이 지난해부터 2차전지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었고 주가도 급등세를 보였다.금양은 2차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해 공장을 설립하고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콩고와 몽골 등 해외광산 개발을 진행 중이다. 2차전지 원자재 ‘리튬’의 원활한 확보가 목적이다. 궁극적으로 2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생산시설(CAPA) 구축이나 영업 등에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한 유동성 확보 여부가 관건으로 남았다.
◇신사업 추진 '투트랙', 수율+품질 확보 ‘승부처’
금양은 1955년 ‘금북화학공업주식회사’라는 사명으로 설립해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하며 국내 전통적인 화학 제조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1976년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도 일찌감치 상장했다. 이처럼 국내 제조산업에서 무게감이 남다른 금양의 2차전지 신사업 추진은 주식시장에서 먼저 반응했다. 실제로 금양의 주가는 1년만에 20배 뛰어오를 정도로 상승했다.
2차전지 신사업 진출은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선 원통형 리튬 2차전지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설비를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금양은 지난 2021년 21700 원통형 2차전지 200만셀 양산을 위한 투자 검토와 발주를 진행했고, 이듬해 21700 원통형 2차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산시 기장군에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 증설 준비에 나섰다. 최근에는 4680 원통형 2차전지 개발을 위한 ‘R&D 센터’도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적어도 3~4년 내에는 양산 채비를 갖출 수 있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2차전지에 주요 원재료인 리튬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콩고민주공화국과 몽골에 광산 개발도 진행 중이다. 콩고 마노노(Manono) 광산은 개발과 소유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탐사를 진행 중이다. 몽골에서는 탐사를 마친 광산 개발 업체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원자재 확보부터 제조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방안이다.
금양은 광산 개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금양 관계자는 “광산 개발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원재료인 리튬의 안정적 확보가 목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몽골 광산은 7월 최종 취득하면 개발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콩고는 우려하는 내전 지역은 북동부인데 광산은 동남부에 위치해 있어 치안적으로 괜찮다”며 “탐사에 2~3년이 걸리고 최종 채굴까지 3~4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의욕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 셀(battery cell)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더라도 양산은 다른 얘기라는 것이다. 공장을 세우더라도 수율을 적정수치까지 끌어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수율을 잡더라도 균일한 품질을 뽑아대는 작업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에 납품하기 위한 양산에 이르기까지는 최소 5~6년은 걸린다는 전망도 제시되기도 했다.
◇투자금 부담, 유동성 리스크 극복 과제
금양은 2차전지 신사업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 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감당할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시를 통해 밝힌 투자했거나 또는 투자할 규모를 살펴보면 1000억원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부산시가 밝힌 2차전지 생산기지 건립을 위한 금양의 투자 금액도 8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1분기말 기준 금양이 보유한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은 231억원에 불과했다. 부채비율은 132.3%로 안정권에 있지만 1년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499억원에 달했다. 게다가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영업손실 9억원, 당기순손실 2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그나마 주가가 급등한 상황을 활용해 자기주식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 위기를 넘겼다. 앞서 5월 자사주 100만주를 매각해 525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자사주에도 한계가 있고 주가도 최고점 대비 하락한 상황에서 결국 증자나 메자닌 발행 등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다만 금양은 향후 조달 계획은 잡혀 있지만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평가의견서를 통해 “2차전지 신사업 추진에 따른 CAPEX(설비투자)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1년 내 단기차입금의 연장과 CAPEX 부담 증가로 외부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시장 위축 등 환경변화시 차입금 상환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종합적으로 유동성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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