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궁적상적(弓的相適)' 활과 과녁이 서로 꼭 들어맞는 것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를 말한다. 자신이 도모하고자 하는 일과 주어진 기회가 맞아떨어질 때를 이르는 말이다.카카오뱅크의 태국 진출도 궁적상적과 같다. 카카오뱅크와 태국 중앙은행의 이점이 서로 맞아떨어졌다. 태국 중앙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 신규 플레이어를 물색하자 동남아 진출을 목표로 하는 카카오뱅크가 그 과녁에 활시위를 당겼다.
그동안 카카오뱅크는 동남아 진출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은행업이 규제 산업에 속해 여러 제약이 많은 탓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고 수준의 BIS 비율을 확보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자본을 마련했지만 화살을 맞출 대상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태국은 국내 은행들이 진출하고 싶어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곳으로 알려진 국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강력한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겪으며 외국계 은행의 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모 금융사 해외 담당 임원은 "태국 진출은 어렵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일례로 태국에 최초로 진출한 국내 금융사인 외환은행은 1993년 지점을 설립했으나 2000년 말에 폐쇄를 결정했다. 현재 태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KDB산업은행 단 한 곳이다. 그마저도 현지법인이 아닌 그보다 규모가 작은 사무소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게 전부다.
카카오뱅크 역시 동남아 진출을 모색할 당시 인도네시아를 우선적으로 검토했다. 태국을 포함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도 후보군이었지만 후순위였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다. 태국 중앙은행이 올해 1월 초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추진하며 외국계 은행에 문을 열었다. 태국 중앙은행이 공표한 신규 플레이어의 조건 역시 카카오뱅크와 부합한다. 디지털 서비스 및 데이터 분석에 대한 전문 지식 보유 여부 등이다.
태국 진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도 많아 보인다. 태국은 동남아 핵심 국가로 여러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지만 이들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는 국내 은행이 사실상 전무하다.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도약을 노릴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4년 태국 재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고 단계적으로 태국 시장에서 발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또 다른 동남아 시장의 과녁을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최초의 해외 진출, 태국이란 좋은 과녁을 찾은 만큼 긍정적인 선례를 남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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