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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신사업 체크]'폐배터리로 급등' 피제이메탈, 관건은 모멘텀 유지①2021년 알루미늄 테마주 이후 훈풍, 자회사 통한 신사업 공표 불구 로드맵 부재 지적

조영갑 기자공개 2023-06-23 08:04:31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에는 일종의 테마주에 올라탔었다면, 최근 주가는 근거 있는 신사업 런칭에 시장이 반응한 것으로 봐야한다. 피제이메탈의 실질적인 기업가치는 지금부터다."

국내 굴지의 알루미늄 탈산제, 빌렛 생산 기업 '피제이메탈'의 최근 주가 흐름을 두고,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021년 하반기 글로벌 알루미늄 가격 폭등 건을 거론했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기를 지나면서 각국이 제조업 투자를 확대, 철강 및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이 치솟던 시기였다.

2010년 코스닥 상장 후 실적 변동과 관계 없이 장기간 2000~3000원 선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피제이메탈의 주가는 2021년 9월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급격한 변동을 겪였다. 9월 중순 장중 한때 8000원 선으로 주가가 치솟으면서 시총만 2000억원에 육박했다. 요지부동의 제조사가 처음으로 시장의 러브콜을 받은 셈이다.

당시 IR 의지와 관계 없이 이른바 '알루미늄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오른 터라 상승 모멘텀은 오래 가지 않았다. 2022년 재차 3000원 선으로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역시 1000억원 언저리로 회귀했다. 하지만 6월 들어 거래량이 400만주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주가가 재가 급등, 19일 장중 560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20일 종가기준 5280원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1300억원 가량이다.

모멘텀은 2차전지 폐배터리 관련 신사업 투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피제이메탈은 19일 신설법인 '피제이이앤에스'에 51억원을 출자하면서 피제이이앤에스의 최대주주(51%)가 됐다. 자본금 100억원으로 출발하는 피제이이앤에스는 피제이메탈의 대주주인 풍전비철과 관계사인 화창이 각각 29억원(29%), 20억원(20%)를 출자해 설립한 조인트벤처다. 출자자가 모두 (가칭)피제이그룹의 일원이라 피제이이앤에스의 수익과 배당은 전량 그룹사로 귀속된다.

피제이메탈은 2010년 동통신 제조업을 영위하던 알덱스(대한전선그룹 계열사)가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분할 이후 현 모회사인 풍전비철이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그룹사의 일원이 됐다. 풍전비철 45%, 송동춘 풍전비철 회장이 15.07%의 지분을 쥐고 있다. 알루미늄 탈산제 등 비철금속 제조업으로 사세를 키워오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690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피제이그룹은 송 회장을 정점으로 풍전비철, 피제이메탈, 피제이켐텍, 화창 등의 비철금속 관련 기업을 거느린 중견 그룹사다. 그럼에도 그룹사 유일한 상장사인 피제이메탈은 고려아연이나 삼아알미늄 등 경쟁기업 대비 매우 저평가돼 있다는 평이다. 고려아연은 시가총액 약 10조원, 삼아알미늄은 약 1조6000억원이다. 매출액 규모가 비슷한 삼아알미늄 대비 펀더멘털이 적정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2021년 하반기 외부의 바람에 의해 급등주가 됐다면, 이번에는 스스로 호랑이 등에 올라탄 피제이메탈은 향후 밸류체인의 일원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의 밸류체인에 사실상 종속돼 있는 사업구조 때문에 안정적인 캐시플로를 창출해 왔지만 기업가치를 제고(업사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면서 "2차전지 리싸이클링 사업 진출을 공언하면서 앞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제이메탈 10년 간 주가 추이. 2021년 들어 주가가 반등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출처=네이버증권)

공시를 통해 피제이메탈은 종속회사 피제이이앤에스를 통해 납, 희귀금속 등의 비철금속 제련사업과 전기차 배터리(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영위,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공시 직후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2차전지 신사업=주가상승' 공식이 이번에도 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피제이메탈의 거래량은 10만주 이하 수준이다.

시장의 관심사는 모멘텀의 유지다. 신사업 진출 공표로 단기적 주가부양의 효과는 봤으나 궁극적으로 일정 캡(한계선)을 뚫고, 기업가치가 안정적인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이야기다. 실제 현재 2차전지 사업을 비롯해 신사업을 공언한 기업들 다수가 급등 이후 급락을 거듭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신사업의 밑그림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탓도 크다는 지적이다.

당장 피제이메탈 내에서도 종속회사가 어떤 사업을 영위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룹사의 알루미늄, 갈바륨 잉곳 공급 능력은 우수하지만 이를 어떻게 배터리 리싸이클링으로 연결해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미 그룹사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비철제련 사업을 첫 머리에 꺼낸 것도 하나의 방증이다.

피제이메탈 관계자는 "신사업 진출을 갓 공표했고, 사업을 시작하는 극초기 단계라 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에 대한 디테일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 "당분간은 (신사업) 환경을 조성하면서 그룹사의 지원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신사업을 영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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