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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를 움직이는 사람들]배턴 이어받은 박원철 사장, 두번째 '딥체인지' 주도①사업개발 두루 거친 '글로벌통', 친환경 소재 육성 적임자

김동현 기자공개 2023-06-29 07:30:56

[편집자주]

1976년 선경화학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SKC는 지난해 SK그룹 내 중간지주사로 재출범했다. SK이노베이션(석유화학), SK스퀘어(ICT) 등 그룹의 핵심 지주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친환경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했다. 지주사 전환이 완료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SKC의 방향성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전통 사업은 정리하는 동시에 미래 친환경 사업에 힘을 실으며 계속되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SKC의 미래를 준비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더벨이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필름·화학 등 주력사업의 성장이 정체 상태에 있던 2016년 첫번째 '딥체인지'를 선언했다. SKC코오롱PI, SK바이오랜드 등 비주력 자산을 처분하고 기존 필름·반도체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결과 2조원대에 머물던 연간 매출이 3조원대로 올라서는 등 SKC는 그룹 내 딥체인지 성공사례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이어 SKC는 2021년 두번째 딥체인지를 발표했다. 사업구조를 전통의 필름·화학에서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는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SKC의 새로운 딥체인지를 주도하는 인물은 박원철 사장이다. 지난해부터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박 사장은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동박(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톱티어(Top-tier)'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사업재편의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감각 갖춘 신사업 전문가

박 사장은 경영컨설팅 출신의 신사업 '발굴' 전문가로 표현되곤 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덕분에 붙은 말이지만 사실 박 사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발굴한 신사업을 사업화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육성' 전문가로도 평가할 수 있다.

1967년생인 박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 학사·석사·박사를 나와 미국 시카고대학교 MBA를 마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들어갔다. 이후 2006년 화학기업인 OCI에서 사업개발담당 상무보를 달며 임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OCI는 신사업으로 태양광을 점찍고 '태양광의 쌀'이라 불리는 기초소재 폴리실리콘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던 시점이다. 연구개발(R&D) 끝에 2008년 폴리실리콘 상업생산을 시작할 시점에 박 사장은 OCI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본부 상무를 맡아 사업 개발을 담당했다. 그는 산업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던 시절에도 대외에 폴리실리콘 사업의 가능성을 알리고 다녔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을 끝으로 OCI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한 박 사장은 2010년 SK가스 사업지원 이사로 SK그룹에 처음으로 합류하게 된다. SK그룹에서 박 사장이 맡은 임무 역시 신규사업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SK㈜가 그룹 차원의 성장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신성장 조직들을 통합한 G&G(Global&Growth) 추진단을 출범했을 당시 박 사장은 담당실장을 맡았다. G&G 추진단은 그룹의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유정준 미주 대외협력총괄(부회장), 김철 SK케미칼 대표(사장) 등 SK의 주요 인물들이 거쳐 간 곳이다.

아울러 조직명에서 알 수 있듯이 G&G 추진단은 '글로벌'에 초점을 두고 있었는데 박 사장이 재직하던 시절 추진단은 그룹 미래 사업으로 신소재와 더불어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박 사장은 이후 GS에너지에서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전무), 하나자산운용에서 에너지인프라투자본부 대표 등을 역임하며 해외 에너지 투자 사업 경력을 이어갔다.


◇기다려지는 친환경 소재 성과 창출 시기

2013년 SK를 떠났던 박 사장은 5년 만인 2018년 SK그룹 경영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글로벌 신사업 발굴 경험이 풍부한 그가 속한 곳은 역시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글로벌성장지원팀이었다.

특히 복귀 직후 동남아시아 투자를 책임지는 SK동남아투자법인(SK South East Asia Investment Pte. Ltd.) 대표를 맡으며 현지 투자 기회를 모색했다. SK㈜를 비롯해 SK E&S,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5개사가 2억달러씩 출자해 설립한 법인의 초대대표로 베트남 마산·빈그룹 투자를 이끌었다. 이후에도 2020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을 역임하며 일본 TBM(친환경 소재) 투자를 주도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이때의 투자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이 지금의 SKC 신사업 전략에 들어맞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두번째 딥체인지를 선언한 이후 SKC는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등 3대 소재를 중심으로 신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중 이차전지 소재는 박 사장 부임 이전인 2020년 1월 인수를 완료한 SK넥실리스(구 KCFT)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소재는 지난해 사업 재편을 완료한 SK엔펄스와 앱솔릭스 등이 담당한다.

다만 친환경 소재의 경우 아직 사업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으로 SKC는 해외 사업자와의 투자·협력으로 사업화 단계를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떠오른 기업이 TBM이다. 박 사장이 주도했던 SK의 TBM 투자 이후 SKC는 이 회사와 친환경 생분해 소재 합작사(SK티비엠지오스톤) 설립을 결정했고 올해 양산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KC의 친환경 소재 사업의 시작을 알릴 자회사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투자를 이끌었던 경험은 SKC의 친환경·첨단소재 관련 현지 투자로 그 성과가 드러날 전망이다. SKC는 현재 베트남 하이퐁시에 친환경·첨단소재 사업을 키울 투자를 검토 중인 단계다. 과거 박 사장이 SK동남아투자법인 대표를 역임하며 누구보다 현지 사업환경을 잘 아는 만큼 최적의 투자 조건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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