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외이사 평가…애플·네이버와 다른길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인사팀이 직접 수행, 외부 평가시 내부자료 유출 우려
손현지 기자공개 2023-07-11 11:33:1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평가를 내부 '인사팀' 주관 하에 진행한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보장받으려면 외부평가를 진행하는게 가장 적절하겠지만, 내부자료 유출 등을 우려해 외부평가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 사외이사를 공정하게 평가할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그 이유다.그렇다면 애플이나 네이버, LG전자 등 다른 테크기업들은 어떻게 사외이사를 평가하고 있을까. 애플과 네이버의 경우 이사회가 멤버들이 셀프 평가를 진행한다. 이사회 의장이 평가 프로세스를 주관하며 각 사외이사와 1대 1로 면담 등을 통해 진행한다. LG전자는 인사팀과 이사회 사무국이 협력해 사외이사들을 평가하고 있다.
◇이사회는 독립적인데…사외이사 독립성 결여?
삼성전자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8년부터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CEO)를 분리해 투명성을 높였다. 2017년 4월 기존에 운영되던 CSR 위원회를 확대 개편하여 지속가능경영위원회(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2월부터는 사외이사(박재완)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직은 응당 사내이사 몫이었으나 이상훈 전 의장이 노조와해 공작 이슈에 휘말리면서 제도 개편을 단행했다. 작년에도 김한조 사외이사를 전임 박재완 의장에 이어 두번째 사외이사로서 의장으로 발탁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작년 11월에는 사외이사 수가 4명으로 사내이사(5명) 보다 적자 주주총회를 4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당시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등 사외이사 2인을 추가 발탁해 이사회 골격상 독립성을 확보했다.
상법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최소 3명 이상)를 사외이사로 둬야 한다. 임시 주주총회로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삼성전자 이사회 구성은 사외이사 6명, 사내이사 5명으로 조정됐다.
이처럼 이사회 독립성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막상 구성원인 사외이사의 독립성은 제대로 확보된게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삼성전자는 '인사팀' 주관하에 사외이사들을 매년 말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일명 사외이사 평가제를 운영해 재선임 여부에 반영하고 있다.
평가 내용은 회의 참석률, 위원회 활동내역, 전문성, 이해도, 독립성 등 정성·정량적 평가를 병행하고 있다. 사외이사들의 개별 활동을 평가하고 이를 자격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문제는 주체가 내부 조직인 인사팀이라는 점이다. 추후에 내부회계관리그룹과 외부감사인이 평가 수행여부를 확인하는 정도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사외이사 독립성을 보장하려면 평가제도 역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인사팀 등 사내조직이 이를 주관하는 게 우려된다"는 의견을 표한 바 있다.
◇애플과 네이버, 이사회 자체 실행
삼성이 사외이사 평가를 외부기관에 맡기지 않는건 내부자료 유출 등을 우려해서다. 아직 국내에 사외이사를 공정하게 평가할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이 마땅치 않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준법경영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감시·통제하며 그 역할을 대신한다.
그렇다면 IT·전자 기업들은 사외이사 성과 진단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을까. 네이버는 이사회 멤버 전원이 본인과 동료의 설문 평가를 직접 실시한다. 지근에서 살펴본 만큼 평가의 공신력이 높아진다고 판단해서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와 1대 1 인터뷰를 진행하며 정성적인 부분까지 평가한다.
이후 내부경영진과 이사회 전 구성원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외부 자문기관과 함께 설문평가와 인터뷰 결과를 공유한다. 진단 과정에서 있었던 주요 의제를 중심으로 충분히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애플 역시 이사회와 소속 위원회를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이사회 의장이 평가 프로세스를 주관하며 각 사외이사와 1대 1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사회 운영 평가에 대한 주안점을 각 이사와 논의하고 동료 간의 상호검토도 받는다.
의장 역시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활동내역 평가를 받는다. 평가결과는 문제와 이슈를 식별해 익명으로 이사회에 제공되고 있다. 이사회는 이를 토대로 프로세스와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형태다.
LG전자는 인사부서와 이사회 사무국이 공동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 이사회 안건에 대한 실효성 높은 제언을 하였는지 여부, 업종 전문가로서의 주요한 경영의사결정에 적절한 자문을 제공하였는지 여부, 감시장치 운영에 대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외이사 평가 결과는 사외이사 재선임 결정에 대한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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