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백조주택 지배구조 점검]'48대 40' 동업에 막힌 승계작업, 40여년만에 본격화①동업자 은퇴 이후 시작된 변화, 오너가 지배계열사 성장세 주목
전기룡 기자공개 2023-07-12 07:38:06
[편집자주]
중견건설그룹으로 성장한 금성백조주택의 마지막 숙제는 경영승계다. 동업 관계로 시작된 회사인 탓에 1981년 설립한 지 30여년이 지난 2015년에야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 오너가2·3세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시작된 시점도 이때쯤부터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지금 금성백조주택의 경영승계 작업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전략적으로 육성한 계열사가 시공능력평가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금성백조주택 산하 시행사를 계열사에게 넘기며 지배구조에 변화를 줬다. 경영승계를 목표로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금성백조주택 지배구조의 변화와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09: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성백조주택은 중견건설그룹이라 칭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시공능력평가에서 6년 연속 5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액으로 따졌을 때도 1군 건설사 요건(6000억원)을 상회한다. 최근에는 건설에 치중됐던 포트폴리오를 벤처투자까지 확장하는데 성공했다.지금은 중견건설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금성백조주택이지만 시작은 여타 지방 건설사와 다르지 않았다. 한때 자본금 규모가 1억500만원에 그쳤던 시절도 존재한다. 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과 양강석 전 금성백조건설 대표가 손을 잡은 덕에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
창립 초창기에는 '득'이 컸던 동업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사세가 커진 뒤에는 동업이 승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정 회장과 양 전 대표의 지분율이 팽팽한 탓에 오너가2세가 금성백조주택 지분은 전무하다. 양 전 대표의 은퇴 이후에야 승계작업이 본격화됐다.
◇'집장사에서 예미지까지'…40년간 유지된 동업 체제
정 회장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1981년 직원 3명과 함께 금성백조주택을 창업한 건 업계에서도 유명한 일화다. 초기 리스크가 상당했던 탓에 금성백조주택은 합자회사 형태로 설립됐다. 정 회장이 무한책임사원으로서, 양 전 대표가 유한책임사원으로서 회사의 기틀을 다졌다.
금성백조주택은 설립 당시만 하더라도 흔히 '집장사'라고 불렸던 주택건설업을 영위했다. 당시는 건설업 신규 면허가 나오지 않던 시기였다. 건설사를 인수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정 회장은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 하에 주택건설업체로서 사세를 키웠다.
본격적으로 금성백조주택이 건설업에 뛰어든 건 1990년이다. 건설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던 충원건설과 주택건설업체인 금성백조주택을 합병했다. 충원건설이 금성백조주택을 흡수하는 구조였다. 이후에는 충원건설의 상호를 금성백조주택으로 변경하는 절차가 수반됐다.
자본금도 상당히 늘어났다. 충원건설 시절에는 자본금 규모가 1억500만원에 불과했다. 금성백조주택을 흡수합병한 덕에 자본금이 16억500만원까지 늘어났다. 이후 1999년까지 7번의 증자를 통해 자본금 규모를 80억원까지 늘렸다. 금성백조주택은 지금도 자본금 8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과 양 전 대표가 지분을 양분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시점이기도 하다. 금성백조주택의 1999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과 양 전 대표는 각각 48.8%, 40%씩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온다. 2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당시의 지분율은 변하지 않고 있다.
금성백조주택의 계열사인 금성백조건설(옛 무진건설)도 동일한 지분 형태를 띈다. 금성백조건설 지분은 정 회장과 양 전 대표가 각각 50%, 40%씩 보유한 형태였다. 이 같은 지분 구조는 양 전 대표가 은퇴한 2015년까지 유지됐다.
정 회장과 양 전 대표의 동업 하에 금성백조주택은 빠른 속도로 사세를 키웠다. 건설업에 뛰어든 직후 14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 규모는 2005년 1000억원대를 상회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한 적도 있지만 2019년에는 사상 최대 수준인 525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너가 2·3세 지분 보유 계열사, 비약적인 성장세
정 회장이 올해 77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오너가2세인 정 부회장이 보유한 금성백조주택 지분은 전무하다. 정 부회장은 금성백조건설(57.84%)과 제이에스글로벌(60%), 대승글로벌(51%) 등 계열사의 지분만을 지니고 있다. 막강한 동업자로 인해 정 부회장이 직접 금성백조주택 지분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성장시켜 합병하는 방안에 무게가 쏠린다. 호반건설 같은 경우에도 오너가2세인 김대헌 기획총괄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비오토라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뒤 계열사를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경영승계 작업을 마친 바 있다.
양 전 대표의 은퇴 이후 정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가팔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금성백조건설은 양 전 대표가 이끌고 있던 시절만 하더라도 시공능력평가 400위권의 중소 건설사였다. 매출 규모도 100억~300억원대에 머물렀다.
양 전 대표의 은퇴로 정 부회장이 금성백조건설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 자리에 이름을 올리자 회사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매년 매출 규모를 늘려 지난해에는 4187억원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에서도 지난해 92위를 기록하며 100위권에 진입했다.
제이에스글로벌과 대승글로벌도 지난해 각각 4019억원, 3074억원까지 매출 규모를 확대했다. 특히 양 전 대표의 은퇴 시점에 설립된 대승글로벌은 2018년에야 첫 매출을 인식했던 회사다. 두 회사는 정 회장의 장녀인 정현옥 제이에스글로벌 대표와 차녀인 정현경 대승글로벌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금성백조건설에 보다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금성백조주택 산하의 시행사인 금백건설을 금성백조건설에 흡수합병시켰다. 금성백조주택이 보유하고 있던 해오름주택, 해윤지택 지분도 금성백조건설에 넘겼다. 그룹의 무게추가 금성백조주택에서 금성백조건설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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