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본PF 비용 20% 돌파, 우량 사업장 '옥석가리기'일부 증권사 대출금리+주선·대출 수수료 평균치 상회
이상원 기자공개 2023-07-13 07:12:2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의 본PF 수수료가 최대 20%를 넘어섰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 한 건의 신규 본PF도 성사되지 못한 가운데 새마을금고 사태가 터지면서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증권업계에서는 PF 리스크를 한 차례 크게 겪은데다 정부의 NCR 제도 개편을 앞두고 PF 리스크를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우량한 신용도의 사업장 위주로 사업에 참여하거나 그렇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한 대형 증권사는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넘어가는 비용(수수료 포함)을 20%를 넘게 제시하고 있다. 대출 금리 15% 수준에 주선 및 대출 수수료 명목으로 5% 이상을 합친 결과다. 과거 업계 평균 10%대를 감안하면 다소 높다.
업계 관계자는 "20% 넘는 수수료는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시행사에게 해당된다"며 "대신에 브릿지론 금리를 2% 정도 낮춰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반영했고 여러 가지 조건부가 붙어 20%를 넘게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 PF 금리가 지난해 고점 대비 크게 낮아진 가운데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아직까지 신규 본PF가 단 한건도 성사되지 못한 가운데 이러한 증권사가 늘어나면 갈수록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증권사는 시행사와 디벨로퍼에 PF 대출 조건중 하나로 사전 청약률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들어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 수요를 미리 확보해야만 대출을 해주겠다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시행사들의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앞서 '사전 홍보관'을 운영하게 된 이유다.
증권사가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데에는 하반기 PF 리스크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신규 대출에는 안정적인 사업장에 선별적인 지원을 하거나 그렇지 않은 곳에는 수수료를 높게 부과해 리스크 만큼 수익성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 부동산금융 부서는 PF 대출 과정에서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시공사의 참여 여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사업장의 지역이나 사업성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A등급 이상의 시공사가 책임준공하지 않은 곳에는 자금 집행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그렇지 않은 사업장은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현실이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NCR 위험값 반영을 전면 재검토 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획일적으로 적용해오던 NCR 위험값을 세분화해 금융당국은 하반기 개선안을 확정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적용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우량한 사업장을 따내기 위한 대형 증권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하반기 발표를 앞둔 개선안에는 실질적인 리스크를 NCR 위험값에 반영한다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특히 기존의 사업 방식인 매입확약 자체에 대해 규제를 가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NCR 규제를 두 배 이상 늘리면 딜은 절반으로 줄거고 세 배 줄인다면 절반의 절반까지 줄 것"이라며 "증권사 간의 옥석가리기를 통해 좋은 사업장의 PF만 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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