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파이낸셜스토리 점검]'윤활기유 외길' SK엔무브, 열관리 사업으로 범위 확장기유를 유체로 활용해 데이터센터부터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까지 열관리
김위수 기자공개 2023-07-13 07:21:39
[편집자주]
'카본에서 그린으로.'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한 새로운 성장전략은 친환경 중심 사업 전환을 바탕에 두고 있다. 2021년 7월 '스토리데이'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파이낸셜스토리를 발표하며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년이 지난 지금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스토리는 어디까지 왔을까. 더벨이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사업 전환 및 신사업 추진 현황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엔무브의 매출은 기유·윤활유로 단출하게 구성돼 있다. 기유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90%고 기유를 원료로 만드는 제품인 윤활유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사실상 단일한 사업으로 포트폴리오가 짜여진 셈이다.올초 사명을 변경한 일은 윤활유 시장 밖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표현한 사안으로 해석된다. 지난해까지 사용했던 사명 'SK루브리컨츠'에는 윤활유를 뜻하는 영단어 'lubricant'를 활용했다.
윤활유 사업을 영위하는 SK 그룹사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사명변경을 통해 사업 추진에 있어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스토리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읽히기도 한다.
◇열관리 사업 추진,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도 넘본다
우선적으로는 전세계적인 친환경차 전환 기조에 맞춰 전기차용 윤활유를 공급하는 등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유 시장의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2030년까지 기유 시장은 연평균 1.8% 수준의 저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SK엔무브가 자신있어하는 고급 기유 시장은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해외 사업자들의 증설 계획에 따라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전기차가 내연차보다 적은 양의 윤활유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도 우려되는 점이다.
이에 SK엔무브는 열관리 사업을 미래 사업으로 점찍고 육성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고급 기유를 열관리 유체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는 액체 기반 종합 열관리 솔루션 제공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같은 맥락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 열관리 사업도 검토 중이다. 이런 신사업의 경우 전력 효율을 높여 전력 소비량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라는 설명이다.
SK엔무브가 지난해 미국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 GRC에 2500만달러(약 32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일도 이같은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다. SK엔무브 측은 "고품질 기유를 활용한 열관리 유체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표준화 및 상업화를 빠르게 추진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신용등급 'AA0/안정적' 유지 목표
SK엔무브가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해 집행할 자본적지출(CAPEX)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사들은 SK엔무브의 올해 CAPEX 규모를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엔무브의 CAPEX는 △2019년 362억원 △2020년 473억원 △2021년 721억원으로 적게느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을 넘어서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비해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SK엔무브의 신사업 추진 자체가 재무적 부담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가 있다면 사모펀드가 회사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등의 주주구성으로 매년 고배당이 집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SK엔무브의 지난해 연결 배당성향은 83.4%로 총 6170억원을 배당에 집행했다.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EBITDA를 창출했음에도 부채비율 등이 증가한 요인 중 하나로 배당 지출이 꼽히기도 한다.
SK엔무브는 현재의 신용등급과 아웃룩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부채 및 차입금을 제어한다는 계획이다. SK엔무브의 신용등급 및 아웃룩은 AA0, 안정적(stable)이다.
한국기업평가에서는 △순차입금/EBITDA 0.5배 초과 △차입금의존도 25%, NICE신용평가에서는 △총차입금/EBITD 2.5배 초과 △순차입금의존도 15% 초과가 지속될 경우 하향 변동요인이 있다고 본다. 한국신용평가에서는 이익창출력 약화 및차입증가, 순차입금/EBITDA 1배 초과 지속 여부 등을 고려한다.
올 1분기 기준 SK엔무브의 총차입금/EBITDA는 1.2배, 순차입금/EBITDA는 0.2배로 등급 하향조정 요인이 없다. 차입금의존도는 31.5%로 높은데 순차입금의존도는 5%에 불과하다. 보유 중인 현금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높은 차입금의존도가 큰 문제는 아니다. 올해 SK엔무브는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CAPEX 지출 및 배당 계획을 고려해 일부 현금을 재무안전성 강화에 쓰는 방향으로 재무관리를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2024 이사회 평가]효성티앤씨, 영업이익 개선에도 아쉬운 '경영성과'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2% 안 될 수도…불황 장기화 대비"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입장료 지불한 한화솔루션, 위기와 기회 사이
- [LG그룹 인사 풍향계]트럼프 정책 직접 영향권, 대관 역량 강화할까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OCI그룹, 미국 태양광 시장 성장 가능성에 베팅
- [2024 이사회 평가]KCC, 참여도 제외한 평가항목 '아쉬운 평점'
- [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미흡한 한솔케미칼, 우수한 재무건전성 '눈길'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목표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 태양광 미래는
- 송명준 사장, HD현대오일뱅크 재무건전성 확보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