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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종합상사 포트폴리오 분석]일본상사 따라가는 포스코인터의 '변신'②2010년 日 사업 다각화 등 유사...이차전지 원료 사업 확대도 '공통 분모'

정명섭 기자공개 2023-07-19 07:27:30

[편집자주]

일본 종합상사가 재조명받고 있다. 주가 흐름과 실적을 보면 상사업의 위기라는 말이 무색하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로 손꼽히는 워런 버핏이 극찬할 정도다. 한국의 종합상사 사업모델은 1945년 전후로 일본에서 건너왔다. 업력 차이는 약 20년이다. 일본 종합상사의 '지금'은 국내 종합상사의 '미래'일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더벨은 일본 종합상사의 핵심 경쟁력을 살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종합상사 중 가장 활발하게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회사다.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탐사·생산(E&P)부터 발전에 이르는 전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비해 이차전지 원재료 조달과 전기차 부품 등 소재 사업까지 키우고 있다. 식량과 바이오 사업도 새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10년 전부터 일본 종합상사들이 추진해온 사업의 방향성과 생존 전략이 떠오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다각화에 수직 계열화까지...미래 대비 방식 '닮은꼴'

일본 5대 종합상사들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시기는 2010년대 초반이다. 일본 1위(순이익 기준) 종합상사인 미쓰비시상사는 2013년 당시 '2020 포트폴리오 비전'을 발표하면서 식량과 유통 등 비자원 사업으로 확장해 자원 부문과 투자 비중을 반반씩 단행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균형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2위 기업인 미쓰이물산은 2014년에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탄화수소 밸류체인과 광물 자원,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을 새 먹거리로 언급했다. 스미토모상사와 미쓰이물산, 마루베니도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새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결국 공통 키워드는 '사업 다각화'와 '수직 계열화'로 압축된다. 이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올해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라는 새 정체성을 내세우며 제시한 사업 전략과 방향성이 일치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비전 선포식에서 에너지(LNG·재생에너지), 식량·바이오, 소재(철강·모빌리티) 등을 3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소재·부품,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매스 등이 신규 사업으로 추가됐다.

회사는 포스코에너지와의 합병으로 LNG 액화터미널, 운송선, 발전 등 미드스트림과 다운스트림 사업을 추가했다. 이전에는 미얀마와 호주 가스전을 통한 업스트림 사업이 메인이었다. 포스코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의 추가로 LNG 사업은 탐사와 개발부터 발전 사업, 신재생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졌다. 덕분에 에너지 부문이 전체 이익에 차지하는 비중은 30%대에서 절반 이상으로 올라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LNG 사업 밸류체인

2015년부터 시작한 식량 사업도 올해부터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해 힘을 싣기 시작했다. 호주, 북미, 남미 등 주요 생산국가의 영농기업과 합작을 통해 원곡 자산을 확보해 식량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조달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식량 사업 또한 일본 5대 종합상사가 모두 영위하고 있는 분야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 4월에 발표한 '뉴 비전'은 회사의 변화 의지를 포괄한 것인데, 2010년대 중반에 일본 종합상사들이 변화를 시작했던 것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 '이차전지용 원료 사업' 확대도 유사

일본 5대 종합상사 근래 투자 계획에서 가장 많이 언급해왔던 '친환경' 관련 사업과 '전기차용 이차전지 원재료' 사업 또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공통 분모다. 일례로 미쓰비시상사는 2022~2024년 투자 계획에서 재생 에너지와 이차전지용 광물 사업 비중을 30%에서 향후 5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미쓰이물산도 수소 등을 통한 친환경 발전에 더해 리튬과 니켈 등 이차전지 광물에 대한 투자를 미래 사업으로 내세웠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이차전지 핵심 원재료인 니켈과 흑연, 리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 파루 그라파이트와 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 이를 양·음극재 제조사인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들어 수산화리튬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퓨처엠향 메인 원재료 공급사'로 발돋움하는 것이 단기 목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박원료 공급, 폐전지 재활용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전기차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용 이차전지 광물에 집중하는 일본 종합상사 보다 한발 앞선 사업 포트폴리오로 평가된다.

시장은 일본 5대 종합상사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현재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어 그들이 구축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모범답안'이 된 상황이다. 실제로 연초 2만1000원이었던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는 14일 장중 한때 5만400원까지 올랐다. 이는 140%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LX인터내셔널(11%↑)과 GS글로벌(23.2%↑), 현대코퍼레이션(44%↑)의 주가 상승률을 압도한다.

최근 포스코그룹이 2030년까지 이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을 목표치를 62조원으로 제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역할이 더 주목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도입으로 글로벌 전기차 산어 밸류체인에서 '탈중국' 움직임이 일고 있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차전지 원료의 안정적인 조달 체계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지난 1년간 주가 흐름 <출처=구글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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