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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자금줄' 두산밥캣 CEC, 흔들림 없는 편안함⑥밥캣 한국법인, 필요자금 CEC에서 차입…연 5000억 영업현금 원동력

고진영 기자공개 2023-07-24 07:31:32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08: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은 두산 현금창출력 대부분을 책임지는 그룹의 캐시카우다. 수년간 기다렸던 미국 인프라법안이 통과한 이후 장밋빛 호황이 계속됐다. 연 수천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 중인데 눈에 띄는 부분은 견고함에 있다.

5년간 추이를 보면 두산밥캣은 영업현금이 4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해가 한 번도 없었다. 사정이 어려웠던 두산으로부터 2년 전 산업차량사업부를 사오면서 차입규모가 돌연 늘어나기도 했으나 현금유입이 금세 상쇄했다. 미국법인(CEC)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두산밥캣은 영업현금흐름이 3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가 2018년 6200억원 수준으로 훌쩍 뛰었다. 이때 북미와 유럽에서 성장이 계속됐고, 유럽본사를 벨기에에서 체코로 이전하면서 법인세 절감 효과를 보기도 했다. 체코를 택한 이유는 인건비가 낮고 법인세율이 저렴한 데다 두산밥캣에 근무하는 숙련공들이 많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후로도 두산밥캣은 5000억원 안팎의 영업현금흐름을 꾸준히 유지했다. 지난해 역시 두산밥캣은 역대 최고 수준인 7000억원의 영업현금이 유입됐으며 올해는 1분기에만 37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 대부분이 미국(75%)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나오다 보니 변동성이 심한 신흥국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경쟁사인 미국 캐터필러와 비교해보면 이런 특징이 더 두드러진다. 캐터필러의 경우 북미 매출은 절반 이하, 나머지를 아시아태평양과 라틴아메리카, 유럽·아프리카·중동 지역이 채우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적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실제로 두산밥캣은 최대 수익원인 미국법인 CEC가 사실상 본체와 다름없는 형태를 띠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종속법인별 매출규모를 보면 미국법인인 'Clark Equipment Co(CEC)'의 기여도가 14억7000만달러(약 1조8600억원) 남짓으로 압도적이었다. 체코에 있는 유럽본부(DBEM)가 4억달러로 뒤를 따랐다. 연결 매출(약 19억달러)을 두개 법인이 거의 채웠으며 두산밥캣 별도 매출은 1118억원에 그쳤다.

앞서 두산밥캣이 두산에서 2021년 7월 두산산업차량을 사올 때도 CEC가 인수자금을 댔다. CEC가 현지에서 5억달러를 현지 은행과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빌리고 두산밥캣이 보증을 선 형태였다. 이 자금을 다시 두산밥캣이 CEC로부터 차입해 두산에 지급했다.

물론 재무적 부담이 있었다. 두산산업차량을 매입하면서 일으킨 차입으로 두산밥캣은 1조원 수준이었던 총차입금이 2021년 1조9818억원으로 급증했다. 거의 2배가 뛴 셈이다.

CEC에 대한 차입 상환에 두산밥캣은 두산산업차량에서 받은 배당금을 썼다. 두산산업차량은 올 2월 1억5200만달러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는데 단일주주가 된 두산밥캣이 전액을 수취해 CEC에 일부 갚았다. 이 돈을 받은 CEC는 차환작업을 포함해 작년 상반기에 이미 두산산업차량 관련 차입금에 대한 상환을 마쳤다. 다만 차환을 위해 지난해 4월 8억5000만달러를 새로 대출했다.

리파이낸싱과 상환 등을 거친 결과 두산밥캣의 연결 순차입금은 2021년 약 1조원에서 올해 3월 말 51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이 기간 총차입금이 약 4000억원 줄어든 덕분이 컸다.


현재 차입금 구성을 보면 전부 해외법인 등 종속회사 몫이다. 두산밥캣 개별법인은 매년 필요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지 않고 CEC에서 차입형태로 끌어쓰고 있기 때문에 연결 차입금으론 잡히지 않는다. 올 3월 말 두산밥캣의 별도 기준 총 차입금은 5681억원인데, 리스부채(153억원)를 제외한 5528억원 전액이 CEC에서 빌려온 장기차입금이다.


현금성자산의 경우 2021년 연결 기준 약 9700억원에서 2022년 말 7000억원 정도까지 일시적으로 줄었다. CEC가 3900원 규모의 사채를 차환없이 갚았고 배당금으로도 거액이 나간 영향이 컸다.

그러나 영업활동에서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하면서 타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 올해 역시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이 역대 최고 수준인 4297억원을 기록한 덕분에 1분기 말 1조539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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