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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 CFO]"미국 시장 적극 공략해 GUC, 알칩과 경쟁할 것"이석주 에이직랜드 상무

김혜란 기자공개 2023-08-11 11:14:34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반도체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다.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AI 반도체 산업이 이제 개화하는 만큼 각 기업도 아직 초기기업인 경우가 많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살림살이와 기업설명(IR)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역할을 해내야 한다. AI 반도체 기업 내 핵심적 임무를 수행하는 CFO를 만나 재무기조와 투자유치 계획 등 기업의 미래 핵심 전략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에이직랜드가 연내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하고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확장전략을 가속화한다. 성장 전략의 핵심은 미국 진출이다. 5년 내 기업가치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가 밀집한 미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바라보는 에이직랜드의 상장 밸류에이션은 2000억원대로 5년 내 4~5배 성장을 목표로 하는 셈이다.

에이직랜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석주 상무(사진)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시장에 나가 세계 1, 2위 디자인하우스인 대만 글로벌유니칩(GUC)과 알칩(Alchip)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이 목표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상장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이직랜드의 테마는 인공지능(AI)"이라며 "고객사인 팹리스 사피온의 데이터센터 AI 반도체가 내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에이직랜드도 상용화하는 AI 반도체를 양산 매출로 인식하는 첫 실적을 쌓게 될 전망이다. 에이직랜드는 사피온의 AI 반도체 '사피온 X330'개발에 참여해 TSMC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 맞게 디자인해 생산까지 담당하게 됐다.

사피온의 AI 반도체 양산을 발판 삼아 미국 팹리스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 디자인하우스 중 해외 팹리스의 수주에 성공해 양산까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계에 남을 역사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와의 인터뷰는 지난 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이뤄졌다.

◇에이직랜드의 비전, 'AI 반도체'와 '미국'

에이직랜드는 팹리스의 주문을 받아 TSMC 맞춤형 제조 도면을 제작하고 후공정(패키징·테스트)까지 턴키(일괄수주) 생산까지 도맡는 국내 디자인 하우스다. 전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의 가치사슬협력자(VCA·Value Chain Alliance) 중 하나로, TSMC 공정을 이용하려는 국내 팹리스는 에이직랜드와 손을 잡아야 한다

디자인하우스의 매출 구조는 개발과 양산 매출로 나뉘는데, 고객사부터 과제를 수주받아 시제품을 납품하는 단계까지 마무리하면 개발 매출을, 고객사가 개발된 제품을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하면 이때부터는 양산 매출을 받게 된다.

전 세계에서 TSMC의 VCA는 8곳이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대만 GUC와 알칩이다. 국내 VCA는 에이직랜드가 유일하다. 에이직랜드의 경쟁사는 GUC다. 국내 1등이 아닌 전 세계 1등을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 상무는 "TSMC VCA 내에 변동이 생기고 있다. 2위인 알칩이 어마어마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알칩이 미국에서 AI 반도체 팹리스 수주를 많이 따낸 덕에 GUC 매출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직랜드도 AI 반도체와 미국을 테마로 성장 전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UC 지난해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으나 국내 디자인하우스 중에선 지난해 매출 2000억원 이상 올린 곳이 없었다. 하지만 이 상무는 에이직랜드가 미국에서 AI 반도체 칩 개발과 양산 실적을 쌓아 매출액을 2000억원 수준까지만 끌어올린다면 GUC, 알칩과도 충분히 경쟁할 만한 체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상무는 "5년 내 매출을 끌어올려 시가총액 1조원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고객과 설계 초기단계에서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스펙인(Spec-In)' 서비스를 제공하며 AI 스타트업 중심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GUC나 알칩도 미국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데, 수요는 많아 에이직랜드에 많은 기회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이후 내년에 미국 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다.
에이직랜드 로고(에이직랜드 제공)

◇현재 매출 구조는

현재 에이직랜드의 고객사는 100여곳이다. 공정상의 이유가 있거나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는 팹리스나 대학 연구소 등에서 TSMC를 찾는다. MPW는 여러 팹리스 시제품을 한 웨이퍼에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고 최첨단 공정에 주력하는 삼성전자에 비해 TSMC가 보다 많은 팹리스에 MPW를 제공할 여력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 상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에이직랜드의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이 상무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려면 일단 반도체 성능이 우수해야 하는데, 많은 업체가 12나노 이상 공정보다 레거시(구형) 공정을 이용한다"며 "그러나 삼성 파운드리에는 구형 공정 자체가 많지 않다. 어쩔 수 없이 TSMC를 써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에 에이직랜드가 없다면 단가가 비싼 GUC를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이직랜드는 좋은 솔루션에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반도체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이직랜드는 양산 매출로 300억원, 개발매출로 약 350억원을 인식했다. 양산 매출이 많아질수록 투입되는 인건비 등이 줄어들기 때문에 저희 마진율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상무는 "영업이익률 15%, 당기순이익 10%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양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 제품에 최소 한 명 이상의 후공정 전문 엔지니어가 전담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상장 후 그림은

이 상무는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인력을 더 늘리고, IP(설계자산) 비즈니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일환으로 IP 업체인 아크칩스에 지분 일부를 투자했다"며 "아크칩스를 키워 TSMC '오픈이노베이션플랫폼(OIP·Open Innovation Platform)' 에 등록시키는 게 목표"라고 부연했다.

향후 인수·합병(M&A)이나 투자 계획에 대해선 "아크칩스와 시너지를 낼 만한 IP 업체를 찾고 있다"며 "양산을 위해 IP와 후공정 관련 기업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직랜드는 새로 매입한 새 사옥으로 올해 안에 이사한다. 새 CI(기업 이미지)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상무는 "현재 인력이 150여명인데 기본적으로 250명까지 늘릴 것"이라며 "무엇보다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스톡옵션도 2021년도 전 직원에게 부여했고 그 이후 입사하신 분들께는 상장 후에도 계속 지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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