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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시장 분석]DC형 외형 팽창 꾸준…국민은행 '11조' 돌파[제도별 분석]전체 적립금 88조 육박…증권사 수익률 싹쓸이

양정우 기자공개 2023-08-02 08:15:1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4:47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시장의 외형 팽창이 이어지고 있다. 최상위 플레이어인 KB국민은행이 적립금 11조원 대를 돌파한 동시에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10조원 대를 고수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이 폭락한 지난해엔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했다. 보장형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가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외 증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자 다시 증권사가 가장 탁월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0조 대 선두' 국민은행 입지 굳건…신한·기업은행 등 10조 클럽 가입

더벨이 은행·증권·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2023년 상반기 말 기준 DC형 적립금은 87조8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1조7350억원과 비교해 6조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수년째 DC형 적립금은 폭발적 증가세를 고수하고 있다. 2018년 말 47조원 대에서 2019년 말 55조원 대, 2020년 말 60조원 대로 진입했다. 그 뒤 2021년 곧바로 70조원 대 고지를 밟았고 지난해부터 80조원 대에 안착했다. 4년여 만에 30조원 이상 불어난 데 이어 여전히 증가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DC형은 전체(345조8140억원) 적립금에서 25.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24% 대로 하락했다가 다시 25% 대로 회복됐다. 60% 대 벽이 깨진 확정급여(DB)형의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으나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DC형은 지속적으로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

은행의 DC형 강세는 여전했다. 2023년 상반기 말 DC형 적립금은 55조928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누적 적립금은 계속 증가세를 고수하고 있다. 2019년 말 은행의 DC형 적립금은 37조1760억원에 불과했다.

KB국민은행은 사상 최초로 적립금 10조원을 넘어선 뒤에도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11조6111억원을 기록해 2022년 말(10조9755억원)보다 한층 더 규모를 키웠다. 2020년 9조원의 문턱을 넘은 지 3년만에 11조원 대 벽을 허물면서 DC형 최강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2위 그룹인 신한은행(10조8822억원)과 IBK기업은행(10조5969억원)도 적립금 10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0년 DC형 적립금 8조원 대를 달성한 데 이어 2021년부터 9조원 대에 진입했다. DC형에서는 국민은행과 그 뒤를 쫓은 신한은행의 경쟁 구도가 구축돼있다.

IBK기업은행은 한층 더 빠른 속도로 적립금을 쌓고 있다. 증감 규모 자체만 따지면 신한은행을 넘어섰을 정도다. 2021년 무려 1조3000억원 이상을 늘린 데 이어 2022년 9525억원이나 추가했다. 이제 신한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하나은행도 7조원 대 반열에 올라서면서 선전을 벌이고 있다.

증권업에선 단연 미래에셋증권의 선전이 눈에 띈다. 적립금(8조1958억원)을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올들어 은행권 4위인 하나은행을 넘어섰다. 보험업의 경우 삼성생명보험(5조8745억원)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원리금비보장형 DC형 수익률 6% 육박…증권사, 업종 선두권 탈환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최근 1년(2023년 상반기 말 기준) DC형 단순평균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이 3.04%, 비보장형이 5.98%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증시 급락세에 비보장형은 마이너스 흐름으로 전환했다.

DC형 수익률은 줄곧 증권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엔 자산시장이 하락 일로를 걸으면서 보험사와 은행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한 증권사의 수익률이 유독 저조했다. 하지만 국내외 주식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다시 예년처럼 증권업계 사업자가 경쟁 우위의 성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탁월한 성과를 거둔 건 단연 원리금 비보장형이었다.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8.01~8.54%의 수익률을 거뒀다. 하나은행과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증권사가 아니지만 최상위권의 성과(7.97%, 7.74%)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7.34%, 6.69%를 기록했다.

보장형도 그나마 성과가 우위로 나타난 건 증권사였다. 한화투자증권(4.23%), 신한투자증권(3.76%), 하이투자증권(3.72%), 신영증권(3.7%), 현대차증권(3.56%), 한국투자증권(3.54%), 하나증권(3.51%) 순이었다. 아이비케이연금보험(3.65%)이 보험사로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 최하위권엔 은행과 보험사가 주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디비생명보험(0.48%)의 성적이 가장 저조했다. 그 뒤를 한화손해보험(1.25%), 제주은행(2.25%), 유안타증권(2.52%),
DGB대구은행(2.66%) 등이 이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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