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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의 도전과 과제]수도권 강화 초석 'PRM 제도' 충청·강원으로 확대③시중은행 퇴직 기업영업전문역 영입해 전면 배치…'인력 보강·비용 절감' 다 잡는다

최필우 기자공개 2023-08-09 08:00:17

[편집자주]

DGB금융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선언으로 일약 금융권의 주인공이 됐다. 전환이 완료되면 DGB금융은 전국 단위 영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2018년 김태오 DGB금융 회장 취임 후 지배구조 개편, 재무·리스크 전문가 영입, PRM 제도 도입 등 수많은 혁신 끝에 가능해진 일이다. 더벨은 수년에 걸친 DGB금융의 도전을 조명하고 새롭게 주어진 과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1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결정한 데는 PRM(Professional Relatianship Manager) 제도도 한몫했다. PRM 제도는 시중은행에서 퇴임한 기업영업전문가들을 영입해 수도권 영업을 맡기는 인사 정책이다. 지난 수년간 PRM 대출잔액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도권 공략 자신감을 얻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고 PRM 제도를 충청과 강원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PRM 제도를 주된 영업 전략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PRM이 성과에 부합하는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해 경쟁력을 갖춘 인력풀을 구성할 수 있고 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사 고민에서 출발해 신성장동력 자리매김

*지난 1월 신설된 대구은행 성남금융센터 전경
PRM 제도는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직할 당시 만들어졌다. 시중은행 출신인 김 회장은 대구은행의 신성장 동력을 수도권에서 찾아야 한다고 봤다. 다만 대구·경북 인사들을 앞장세워 수도권 진출을 도모하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고 여겨졌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 인사 담당 임원 시절 구상했던 인사 정책에서 묘수를 찾았다. 영업과 관리 역량을 갖춘 기업영업전담역들이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했다고 퇴직 절차를 밟는 게 아니라 잘하는 업무를 오래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김 회장은 시중은행에서 퇴직한 우수 인력을 대구은행에 모으기로 했다.

PRM은 주로 4대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50대 중후반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시중은행 근무 시절 거래처에서 신규 대출을 일으키거나 새로운 기업을 소개받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이들은 3000만원대 기본급을 수령하고 본인의 실적에 연동된 인센티브를 받는다. 대출 이자 연체가 곧 실적과 인센티브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여서 철저한 연체율 관리가 이뤄진다.

PRM 제도는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PRM은 제도 도입 후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조원에 육박하는 대출잔액을 쌓았다. 2020년 9995억원을 기록했고 2021년 1조6563억원, 2022년 2조2429억원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5000억원이 넘는 신규 대출을 추가해 2조770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인 2022년 상반기 때보다 50% 성장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기존 순환 보직 체계에선 지점장이나 담당 기업영업전문역이 바뀔 때마다 관리가 안되는 거래처가 생기는 비효율을 피하기 어렵다"며 "PRM은 법인 고객을 본인의 자산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신규 대출 확대에 적극적이고 연체율 관리도 철저하다"고 말했다.


◇'1인 지점장' 시대, '관리 비용' 줄이고 '상품 경쟁력' 높인다

PRM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선봉을 맡는다. 대구은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PRM 영업을 강화하고 충청권과 강원권으로 영업 권역을 넓혀가기로 했다. PRM 제도가 이미 효과를 내고 있는 만큼 PRM 수를 늘리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전략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DGB금융은 PRM 제도가 다른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대구은행의 특장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은 수도권 과당 경쟁으로 필요 이상의 점포를 갖게 됐고 현재는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혀 지점 수 축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대구은행은 수도권에 꼭 필요한 점포만 두고 비용을 아낄 수 있다. PRM 개개인이 '1인 지점장'을 맡는 식이다.

비용 절감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대구은행이 기존 시중은행과 유사한 상품을 내세워 수도권 입지를 넓히는 건 쉽지 않다. 수도권 고객이 대형 시중은행을 마다하고 대구은행과 거래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상품을 내세워야 한다. 비용 절감으로 아낀 여력은 매력적인 금리의 예금과 대출 제공하는 데 쓸 수 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4대 시중은행과 외형 경쟁을 벌일 수도 없고 그만한 자산 규모를 목표로 삼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PRM 개인이 본인의 지점을 운영하는 형태로 영업 관행이 자리 잡으면 대형 시중은행이 아직까지 차지하지 못한 니치 마켓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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