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디칩스 관리종목 해제 그 이후]개정안 덕 '기사회생' 불구 자본잠식에 또 '위기'①'영업손실 요건' 상장 규정서 제외…재무 부실 여전·신제품 효과 '미지수'
성상우 기자공개 2023-08-08 08:14:34
[편집자주]
부활을 예고했던 에이디칩스가 또 다시 주저앉는 모양새다. 상장폐지 위기에선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5년 연속 적자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위기설이 반복될 수 있다. 반도체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쉽지 않다. 더벨이 반등을 노리는 에이디칩스의 현 상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디칩스는 지난해 말 극적으로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자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장 폐지 관련 기준이 완화된 한국거래소의 개정안 덕분이었다.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부실한 재무 펀더멘털은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엔 자본잠식으로 또 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로선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 요인이 없어 마땅히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디칩스는 약 25% 수준의 자본잠식률을 나타냈다. 주식발행초과금이 540억원 가량 확보돼 있지만 그동안 연속된 적자로 쌓인 결손금이 650억원을 넘어서면서 자본금(398억원)을 깎아먹는 구간으로 들어섰다.
처음 자본잠식에 진입한 시점은 2021년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누적 손실을 최소화시키면서 가까스로 자본잠식만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러다 이듬해 초부터 결손금이 590억원을 넘어서면서 주식발행초과금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을 합쳐도 자본금 잠식을 막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자본잠식 첫 해 10%대였던 자본잠식률은 지난해 말 기준 20%대로 급등했다. 실적 부진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수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실제로 영업적자가 이어진 올해 1분기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30%를 넘겼다.
자본잠식을 종결시키기 위해선 결손금을 130억원 가량 줄여야 하는데 이는 연매출의 절반이 넘는 액수다. 에이디칩스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냈다. 단기에 1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창출하기란 현재로선 쉽지 않다.
자본잠식은 상장폐지로 직결되는 재무 항목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50% 이상의 자본잠식률이 2년 연속 이어질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된다는 조항이 지난해 말 시행된 한국거래소의 상장 규정 개정안에 신설됐다. △2회 연속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2년 연속 매출액 30억원 미만 △2회 연속 자기자본 50% 초과 세전손실 발생 등 다른 요건도 있지만 여기엔 에이디칩스가 해당되는 사항이 없다.
지난해 가까스로 상장폐지 위기를 넘겼지만 또 다른 요건 때문에 상장폐지 가능성을 재차 염두에 둬야하는 상황이다.
에이디칩스는 지난 2021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또 다시 영업손실을 낼 경우 ‘5년 연속 영업손실’ 요건에 걸려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는데 이듬해에도 1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행히 지난해 말 시행된 개정안에선 이 요건이 상장 폐지 사유에서 빠지면서 관리종목에서 해제됐고 상장적격성 심사도 받지 않았다.
관건은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 모멘텀이 있느냐다.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고사양으로 개발 중인 신제품 ‘에이디스타K’가 연내 출시될 경우 매출을 어느 정도 늘릴 수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중국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에이디칩스는 LG전자와 쿠쿠를 비롯해 다수의 반도체 1~2차 벤더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신제품 효과가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날 정도의 드라마틱한 수익 개선을 가져다줄 지는 미지수다. 우선 반도체 사업 비중 자체가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에이디칩스 전체 매출 중 반도체 사업부문 비중은 15% 안팎에 그쳤다. 설립 당시 반도체 설계회사로 시작한 곳이지만 냉장·냉동고 사업을 캐쉬카우로 키운 이후부턴 이같은 매출 구성이 고착화됐다.
올해 1분기 역시 반도체 사업 비중은 20%를 갓 넘긴 수준이다. 기본적인 사업 규모가 작다보니 사업부문 차원의 실적 성장이 있어도 회사 전체의 재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캐쉬카우인 냉장·냉동고 사업에선 현재 별다른 실적 개선 요인이 없다. 신제품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에이디칩스는 내년 이후 또다시 ‘상폐 위기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에이디칩스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의 경우 회사 내부의 실적 추정치는 흑자 전환이었는데 감사 과정에서 회계 법인의 실적에 대한 인식이 달라 아쉽게 적자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면서 “신제품 개발이 완료될 경우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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