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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밸류 분석]DB하이텍, 8인치 한계 뛰어넘어 SiC·12인치 승부수분사한 팹리스도 고부가 사업영역으로 확대, 경영권 분쟁은 변수

김혜란 기자공개 2023-08-09 13:27:21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인치(200㎜)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반 파운드리(위탁생산) DB하이텍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 핵심은 신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DB하이텍은 12인치(300mm) 파운드리와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반도체 사업에 진출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5월 떼어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사업부문(DB글로벌칩)의 외형 성장을 얼마나 이뤄내느냐도 밸류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불황 여파에 실적 둔화

DB하이텍의 올해 2분기 연결회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약 58% 감소한 89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1년 전 50%를 바라봤던 영업이익률은 29%로 떨어졌다. 매출은 3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 줄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회사 측은 반도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본업인 8인치 파운드리가 반도체 업황 반등과 함께 회복될 것으로 점쳐진다. DB하이텍 측은 "전력반도체 분야에서의 기술경쟁력과 300개 이상 고객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등을 바탕으로 실적 둔화를 최소화했다"며 "향후 자동차·산업 분야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비해 증설도 마무리했다. 8인치 웨이퍼 기준 캐파(CAPA·생산능력)를 기존 월 14만장에서 지난달 말 15만1000장으로 늘린 상태다.
DB하이텍 1년간 주가 흐름(출처:네이버금융)

◇SiC, 12인치로 밸류업 모색

하지만 8인치는 결국 레거시(구형) 공정인 만큼 멀리 내다보면 12인치라인으로 변화가 불가피하다. DB하이텍도 지난 3월 처음으로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해 12인치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또 신성장동력으로 SiC와 GaN 반도체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2020년부터 8인치 화합물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을 본격화해 충북 음성 상우 팹(Fab·공장)에서 8인치 SiC 생산을 테스트하고 있다. GaN, SiC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고전압, 고전류, 고온에서 동작이 가능해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꼽힌다. 올 한해에만 SiC·GaN 기술과 공정 개발, 인력 확보 등에 약 4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DB글로벌칩을 어떻게, 얼마나 키워내느냐도 관건이다. DB그룹은 DB글로벌칩을 '첨단 디스플레이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향 OLED 제품을 확대하고 TV와 자동차 등으로 응용분야를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분야에 진입하고 디스플레이용 전력반도체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변수는 거버넌스 개선

밸류업 전략을 가동하는 데 있어 변수는 행동주의 펀드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이다. KCGI는 DB하이텍 지분 7.0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앞으로 지분을 늘려나가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일감몰아주기 의혹 해소, 김준기 창업회장의 퇴사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 내용을 DB하이텍이 수용할 경우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달 첫 대면 미팅 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대안을 모색 중이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합의점을 찾아갈지,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어떻게 변화될지가 관전포인트다.

지주사 전환 문제도 남아 있다. DB하이텍의 주가가 올라 공정가치가 오르면 언제든지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지주사 전환 이슈가 주가와 완전히 동떨어진 문제가 아닌 만큼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해결책도 내놔야 한다. DB Inc는 DB하이텍 지분 12.42%를 보유하고 있는데, DB하이텍 주가가 올라 지분의 장부가액이 별도재무제표 기준 장부가액이 5000억원 이상이 되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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