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연초와도 달라진 분위기, 골든타임 놓칠라화물 특수 끝나고 여객 매출 증가…비용 부담 급증
조은아 기자공개 2023-08-09 09:25:16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6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하반기에는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버틸 수 있다는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달라졌다. 경쟁당국의 최종 심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데다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영업환경 역시 악화되고 있다.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자금수지 점검 등의 컨설팅 용역을 진행 중이다. 당초 KDB산업은행이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두고 3자 매각을 위해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발주 주체가 아시아나항공인 것으로 전해졌다. 3자 매각 가능성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다만 연초와 달리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당초 업계는 하반기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놓고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EU 심사당국은 두 항공사의 결합이 유럽과 한국 사이 여객 및 화물 운송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심층심사에 돌입했다. 미국 심사당국은 아시아나항공급의 경쟁자가 없으면 합병 승인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대한항공은 양쪽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 수혈이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속이 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 63.9%를 확보할 예정이다. 모두 1조5000억원이 투입되며 아시아나항공은 이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글로벌 항공산업이 얼어붙었지만 화물 운송 사업을 하는 대형 항공사만큼은 어느 정도 여파를 피할 수 있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까지 연간 적자를 내왔으나 2021년과 2022년에는 흑자를 냈다. 2021년 4559억원, 2022년 73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021년 말부터는 영업활동 현금흐름(OCF)도 꾸준히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여객 사업의 어려움을 화물 사업으로 상쇄한 덕분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차입금 상환에 쓰면서 순차입금도 큰 폭으로 줄었고 현금성 자산은 늘었다.
2020년 말 별도기준 3조8118억원에 이르렀던 순차입금은 올 3월 말 2조5785억원으로 3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3790억원에서 8092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지불한 M&A 계약금 및 중도금 등 사용이 제한된 자금을 제외한 수치다.
그러나 올들어 영업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 화물 특수가 끝난 데다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객 운송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인 탓이다. 이미 1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변화를 엿볼 수 있다.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모든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인건비는 34%, 정비비는 50%, 공항관련비는 98% 증가했다. 특히 연료유류비는 지난해 1분기 2920억원에서 올 1분기 4875억원으로 67%나 증가했다. 전체 영업비용 가운데 연료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가장 높다.
앞으로도 여객 사업 위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용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23.0% 감소한 1074억원이다.
결국 이번 컨설팅 용역은 지연되고 있는 심사,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그리고 다시 악화될 수 있는 재무구조에 대한 다각적 고민이 담겨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차입 부담이 커지면 이자비용 역시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3000억~4000억원에 이르는 이자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현안과 관련해 "미국과 EU,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으로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심사 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합병이 무산되면 다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합병에 온 힘을 쏟아야 할 시기"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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