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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리뉴얼]삼성의 합류, 혼맥보다 중요한 '명분'류진 회장 체제, 미래 리스크 방지…4대그룹 합류 부담 덜 방안 필요

김경태 기자공개 2023-08-11 11:14:14

[편집자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2년 만에 이름을 바꾸고 조직혁신을 진행한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과 통합 후 1961년 첫 이름인 '한국경제인협회'로 돌아간다. 이와 함께 4대그룹을 복귀시키고 정식 회장 선출 작업을 동시 진행 중이다. 2016년 최순실 사태 이후 뒷전으로 밀려난 뒤 7년 만에 '재계 맏형' 복귀를 꿈꾸는 전경련의 변화상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신임 회장으로 추대되면서 4대그룹의 복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재계 1위 삼성그룹의 행보를 재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임 회장으로 추대된 류 회장과 삼성그룹은 혼맥으로 얽혀 있다. 이는 삼성그룹이 전경련 복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삼성그룹은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의 결정을 거쳐야 하는 등 과거보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진 상황이다. 전경련에서 삼성그룹을 포함한 4대그룹의 복귀를 위해서 순수민간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전향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폭넓은 네트워크' 류진 풍산 신임 회장, 삼성과 '혼맥' 직간접적 연결

고 류찬우 회장이 세운 풍산은 구리와 구리 합금소재 가공품을 제조하는 신동사업, 각종 탄약류를 생산하는 방산사업을 한다. 신동사업과 방산사업 특성상 글로벌 네트워크가 중요했다. 특히 방산사업을 위해 미국 국방성(펜타곤)의 관료, 정치권 인사들과 꾸준한 교류를 했다. 그의 네트워크는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까지 폭넓게 형성됐다.

오너 2세인 류 회장 대에서 풍산의 네트워크는 더 심화되고 넓어졌다. 류 회장은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이다. 기업인을 넘어 '민간 외교관'에 준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전경련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는 작년 한미 친선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 4월 미국을 국빈방문할 때는 CSIS와 한국 경제계와의 오찬 간담회 등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류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뿐 아니라 혼맥으로 재계와 얽혀 있다. 풍산그룹은 국내에서도 '명문가'로 손꼽힌다. 고 류찬우 풍산 창업회장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류씨 가문의 후예다. 풍산 류씨 서애종파로 서애 류성룡 선생의 13세손이다. 고 류 회장은 기업 이름을 본관을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산의 혼맥은 삼성그룹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류 회장이 전경련 신임 회장에 추대되면서 삼성그룹의 복귀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 주요 배경 중 하나다.

류 회장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여식인 노혜경 여사와 결혼했다. 이를 통해 삼성그룹, 범현대가와 연결됐다. 노 전 총리의 장남인 노경수 서울대 교수는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여식 정숙영 여사와 혼인의 연을 맺었다.

노 전 총리의 차남 노철수 아미커스그룹 회장은 홍진기 전 내무장관의 막내딸인 홍라영 여사와 결혼했다. 홍 여사는 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동생이다. 이재용 삼성 회장에게는 이모다. 류 회장과 이 회장이 혼맥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재계 리스크 경감·부담 덜 '장치' 필요

삼성과 풍산의 혼맥은 중요한 연결고리이지만 전경련 복귀 과정에서의 언급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강도 높은 쇄신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4대그룹이 복귀하지 않아 예전의 위상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삼성그룹이 구원투수로 등장하는데 혼맥이 작용했다는 점은 전경련과 삼성 양측에 혹시 모를 미래 리스크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준감위 입장에서도 정치한 접근이 필요한 지점이다. 준감위에도 여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을 포함한 4대그룹의 합류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경련에서 보다 전향적인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류 회장이 전경련에서 실무를 책임지는 상근부회장에 관가 출신을 영입한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전경련에 관해 나오는 여러 관측들로 인해 고민이 큰 부분이 있다"며 "순수민간단체로 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면 재가입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삼성그룹이 중요한데 합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적인 측면에서도 4대그룹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과거 삼성그룹 계열사가 지출한 전경련 회비는 연간 100억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특별회비라는 명목으로 금액을 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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