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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점검]당국·지주 '이구동성' 벤치마킹 대상 '씨티그룹'②핵심 간부가 상시후보군, 다양한 보직 경험이 핵심…객관적 경쟁과 평가 가능

최필우 기자공개 2023-08-16 08:08:25

[편집자주]

윤종규 KB금융 회장 용퇴로 금융지주 CEO 장기 집권 시대가 막을 내렸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제동을 건 금융 당국의 시선은 이제 차기 회장 선임으로 향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금융권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로 모범관행 수집에 한창이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모범 사례와 개선점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과 주요 금융지주들은 CEO 승계 프로그램 벤치마킹 사례로 씨티그룹을 꼽는다. 씨티그룹은 핵심 간부를 상시후보군, 숏리스트로 관리하고 다양한 사업 부문과 지역을 경험하도록 승계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각 단계별로 객관적인 경쟁과 평가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물론 씨티그룹 모델을 그대로 국내에 받아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씨티그룹은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주요 사업 분야와 지역이 광범위해 핵심 보직이 CEO 역량을 검증할 무대로 손색이 없다. 국내 금융지주는 은행과 국내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실정에 맞는 방식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부서 경영→부문 경영→전략 수립' 순차적 검증

금융권에 따르면 모범관행 TF에 속한 금융지주 다수는 씨티그룹 승계 프로그램을 집중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감독원이 올 상반기 해외 경영 승계 사례를 소개할 때도 씨티그룹 프로그램을 내세운 바 있다.

씨티그룹은 크게 세 단계에 걸쳐 CEO 후보군을 관리한다. △상시후보군 포함 이전 △상시후보군 포함 이후 △숏리스트(Short list) 포함 이후로 나뉜다. 경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EC(Excutive committee)멤버 합류와 숏리스트 진입이 분기점이다.

*출처=금융감독원

EC멤버에 포함되기 전에는 사업부문 내 다양한 부서를 경영하는 기회를 부여 받는다. 4~5년 간 부서 경영 성과를 입증하면 EC멤버가 될 수 있다.

EC멤버에 포함 되면 CEO 상시후보군이 된다. EC멤버 자격으로 주요 사업부문과 계열사를 경영하게 되고 다시 4~5년 뒤 숏리스트 포함 여부가 결정된다.

숏리스트에 진입한 후에는 그룹 차원의 전략을 수립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이 때는 특정 지역의 CEO로 주요 사업 분야를 총괄하는 경험을 쌓는다. 씨티그룹은 북미, 유럽·중동·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 크게 4곳의 지역을 나눠서 경영하고 있다. 1~2년 간 성과를 입증하면 그룹 총괄 CEO가 될 수 있다.

씨티그룹의 승계 프로그램은 단계별로 CEO에게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시후보군일 때는 주요 사업부문과 계열사를, 숏리스트 후보로는 주요 지역을 경험할 수 있다.

객관적인 경쟁과 평가도 가능하다. CEO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후보들은 각 단계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이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승계 직전의 판단이 아닌 10여년 간 쌓인 평가 데이터가 결정적인 선임 근거로 작용하는 구조다.


◇은행 의존도 높은 국내 현실 감안해야

다만 씨티그룹 승계 모델이 국내 금융권 실정에는 맞지 않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씨티그룹은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기업금융, 소매금융, 자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경영 지역도 대륙 단위로 나뉘어진다.

반면 국내 금융지주는 은행 의존도가 압도적이다. 증권사·보험사·카드사·캐피탈사·자산운용사 대표가 은행장과 경쟁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은행 내에서도 핵심 보직이 제한된다. 해외 법인장은 은행장과 위상에 큰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은 구조 때문에 국내 금융권에는 은행장이 사실상 차기 회장 1순위로 여겨진다. 전통적으로 전업주의 기조가 강해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주요 계열사 CEO 간 순환 보직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계열사 CEO를 모두 차기 회장 후보로 검토하는 곳도 있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는 은행과 국내 의존도가 80~90% 수준에 육박하는 만큼 씨티그룹 모델을 그대로 따오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국내 사정에 맞춰 가장 바람직한 모델을 찾기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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