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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 제도 점검]우리금융, '여성·디지털' 후보군 집중관리 '아쉽네'②여성 비중 '30%'로 늘렸지만 현직 '단 1명'…디지털 전문가는 '0명'

최필우 기자공개 2023-04-20 07:11:23

[편집자주]

사외이사는 금융권 지배구조 논란의 중심이다. 견제 기능을 상실하고 경영진 장기 집권에 일조한다는 비판을 받는 반면 일반 기업에 비해 선진화된 체계로 이사회를 운영한다는 긍정론도 있다. 금융 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 제도에 메스를 든 이상 진단이 필요한 대상임은 분명하다. 더벨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누구이고 어떤 제도를 통해 선임되고 있는지 현황을 점검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지주 출범 후 여성과 디지털 전문가 사외이사 후보군 확보에 공을 들였으나 선임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간 조성된 여성, 디지털 전문가 후보군에서 선임된 인사는 필수 인원만 있거나 아예 없었다. 남성 금융 전문가가 대부분으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다.

◇여성 '20→50명' 디지털 '20→35명' 확대 성과

2022년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사외이사 △디지털 전문가 후보군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여성 사외이사 후보군은 50명, 디지털 전문가 후보군은 35명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직후 여성 후보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9년 여성 후보는 20명으로 12.5%를 차지했다. 2020년 32명(20%), 2021년 46명(28.8%), 2022년 50명(30.5%)으로 매년 숫자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전체 후보군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명 중 1명 꼴로 높아졌다.

여성 후보군 관리 현황을 지배구조보고서에 공개하는 건 4대 금융 중 우리금융과 신한은행 정도다. 신한금융 여성 후보 수는 2020년 29명, 2021년 49명, 2022년 50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후보 수가 달라 비중에는 차이가 있으나 지난해 기준 양 지주의 여성 후보 숫자는 같다. 우리금융 여성 후보풀이 경쟁사와 비교해도 손색 없는 셈이다.

디지털 전문가 후보군은 4대 금융지주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19년 20명에 그쳤으나 2020년 25명, 2021년 34명, 지난해 35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신한금융은 정보기술 전문가 31명, KB금융은 디지털/IT 전문가 15명을 후보로 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디지털 분야를 별도로 분리해 관리하고 있지 않다.

최근 사외이사 선임 트렌드를 고려하면 우리금융은 경쟁력 있는 후보군 조성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여성, 디지털 전문가 사외이사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각 조건을 갖춘 다수의 후보를 두면서 언제든지 영입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물론 일반 기업 사이에서도 여성 사외이사 영입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후보군 관리가 중요하다"며 "디지털 전문가의 경우 대부분 나이가 젊고 현직자라 사외이사 취임 니즈(needs)가 없기 때문에 후보군을 조성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6명 중 5명 '남성-금융 전문가' 획일화

우리금융은 관리 난이도가 높은 분야에서 후보를 모으는 데 성공했으나 정작 사외이사를 선임할 땐 후보군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후보군이 여러 분야에 걸쳐 조성돼 다양성을 갖추고 있으나 이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6명 중 5명이 같은 성별과 전문성을 갖고 있다. 정찬형(금융, 재무), 윤인섭(금융), 윤수영(금융), 신요환(금융), 지성배(금융, 회계) 사외이사는 남성이고 금융 분야 전문가로 분류된다. 여성은 법률, ESG 전문가인 송수영 사외이사가 뿐이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3명이 여성이다. 신한금융은 9명 중 2명이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과 마찬가지로 1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면 안된다는 자본시장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최소 인원인 1명을 여성으로 선임하는 것이다.

사외이사 중 디지털 전문가가 없는 건 4대 금융에서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KB금융은 한양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 박사인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과학기술대학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가 있다. 신한금융에선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가 정보기술(IT) 전문 사외이사로 분류된다. 하나금융은 신한데이타시스템(현 신한DS) 대표, 고문을 지낸 이정원 사외이사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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