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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엘아이 눈독들인 원익그룹, 인수논의 '언제쯤' 새 대주주 '주주연대' 변수, 경영권 분쟁·밸류협상 '과제'

조영갑 기자공개 2023-09-11 08:45:53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 변경 및 경영권 분쟁을 겪은 '티엘아이'의 항로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조상준 현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주주연대(턴어라운드를 위한 주주연대 조합)가 새 대주주로 등극한 이후 탄력을 받던 회사 매각협상이 지연된 바 있다. 원매자인 '원익그룹'의 의지는 충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래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티엘아이는 회사의 매각을 전제로 원익그룹과 인수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원익그룹의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내부사정 때문에 논의가 길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부 의견을 확인해 본 결과 인수를 계획하고 있고, 인수 협의가 곧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익그룹은 올 1분기부터 티엘아이 인수 의향을 내비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다가 인수 논의가 반년 이상 진척이 없자 업계 일각에선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원익그룹을 중심으로 재차 인수 의향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서 인수가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원익그룹이 티엘아이를 인수하는 데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있다. 경영권 분쟁과 밸류에이션 산정이 선결과제로 꼽힌다.

티엘아이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주주간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4월 초 기존 대주주였던 김달수 전 대표에 맞서 조상준 현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주주연대가 최대주주로 등극했다가 다시 6월 김 전 대표가 대주주로 복귀하는 등 혼란의 시기를 거쳤다. 이후 우호 지분을 포섭한 주주연대가 지분을 늘리면서 6월 말 다시 주주연대가 대주주로 올라섰다. 올 2분기 현재 주주연대의 지분율은 16.54%다. 김 전 대표는 15.8%다.

주주연대는 이후 임시주총 등을 소집, 조 부사장과 고영상 셀라메스 감사 등을 이사진으로 밀어넣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김 전 대표 측의 주주제안 '사내이사 김달수 선임의 건' 및 '사내이사 박우전 선임의 건'은 부결되거나 효력 상실했다. 주주연대가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나 현재 이사회 구도는 주주연대 측 2인과 전 임직원 3인으로 구성,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점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김 전 대표의 존재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김 전 대표는 이용환 원익그룹 회장과 매우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경영권을 상실한 이후 이 회장의 개인회사를 통해 50억원 가량을 차입하면서 보유 지분을 확대했다. 그럼에도 현재는 경영 일선에서 밀린 상황이다.

티엘아이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핵심 DDI(Display Driver IC)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DDI와 타이밍 컨트롤러(Timing Controller) 등을 국내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면서 사세를 키워왔다. 다만 전방 고객사들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2020년 이래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10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전임 경영진의 횡령배임 사실을 알리는 티엘에이 새 경영진.(출처=티엘에이 홈페이지 캡쳐)

원익그룹은 티엘아이의 DDI 설계 능력을 높이 평가, 대형 및 소형 디스플레이의 팹리스(칩 설계) 하우스를 구축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티엘아이가 마이크로 LED 구동칩 설계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종의 디스플레이 IC 설계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티엘아이의 수익성 악화와 경영권 분쟁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지속하는 배경이다.

원익그룹 입장에서는 티엘아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회사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자연스럽게 새 대주주에 등극하는 그림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재 티엘아이의 주권거래매매가 정지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려운 편이다. 주주연대는 3월 김 전 대표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심사대상이 되면서 6개월 째 거래가 중단돼 있다. 거래정지 전 티엘아이의 주가는 5800원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573억원이다.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주주연대와 김 전 대표의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도 있다. 원익그룹이 양 당사자들의 구주를 받면 32% 가량이 된다. 경영권 프리미엄(20%)을 감안하면 약 220억~230억원 가량이 들어간다. 다만 양 당사자가 해당 안을 실제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래가 정지돼 있어 현가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고, 투자자들의 투자 액수와 시기 등이 천차만별이라 만족할 만한 합의안을 찾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티엘에이 관계자는 "어떠한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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