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는 지금]쌍용C&E, 쌍용레미콘 매각대금 어디에 쓸까연 2000억 배당, 투자 확대로 재무부담 지속…현금성자산 190억 불과
고진영 기자공개 2023-08-23 07: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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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08시0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C&E는 내달 예정된 쌍용레미콘 지분 매각에 따라 외형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실질적 이익창출력에 대한 타격은 크지 않은 데다 매각대금으로 4000억원을 손에 넣는다. 투자 확대, 대규모 배당으로 재무적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쓸 수 있는 가용현금이 늘어난 셈이다.쌍용C&E는 종속회사인 쌍용레미콘 지분 76.9%와 쌍용레미콘에 임대했던 보유토지를 각각 1806억원, 20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일자는 9월28일이며 거래가 종료된 이후 1~3년 이내에 잔여지분(23.1%)까지 마저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이 포함됐다. 풋옵션 부분을 감안하면 약 4400억~4500억원 수준을 이번 매각으로 받을 수 있다.
작년 연말 기준으로 쌍용C&E 연결 매출에서 쌍용레미콘은 19.3%를 차지했다. 다만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영업이익에 있어선 쌍용레미콘 비중이 약 12%로 더 작다. 실적 타격을 감수하고 매각을 감행한 배경도 이익창출력이 크게 약화하지 않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마련이 더 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쌍용C&E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뛰어넘는 2550억원을 CAPEX(자본적지출)로 사용했다. 환경 부문에서 순환자원 대체설비, 폐기물 처리 관련 신규법인 증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연탄 대체용 순환자원의 사용량 증대를 위한 생산혁신공사가 영월공장 등에서 진행됐고 2019~2022년 약 3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또 2021년 환경기업인 그린에코사이클 및 삼호환경기술의 지분인수에 약 1547억원, 작년엔 관련 설비증설을 위해 약 500억원을 추가로 썼다.
사모펀드를 최대주주로 둔 만큼 배당 부담도 상당하다. 한앤컴퍼니는 2016년 4월 쌍용C&E를 인수했는데 특수목적법인(SPC)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77.68%)를 통해 쌍용C&E를 지배하고 있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인수자금을 출자금(5001억원)과 차입금(3939억원)으로 조달했고, 잔여지분 인수과정에서도 추가적 차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비용 등을 부담하기 위해 쌍용C&E로부터 배당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인수 이듬해 쌍용C&E는 약 930억, 2018년 약 1770억원, 2019년 약 2070억원을 배당했고 2020년부터는 매년 2200억원 이상을 배당 중이다. 지난해 쌍용C&E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4900억원이었으니 현금창출력의 절반 수준을 배당으로 지출한다고 할 수 있다.
투자와 배당으로 나가는 돈이 늘면서 쌍용C&E는 2017년 이후 올해까지 순차입금이 7년째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순차입금은 50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1조7050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이 1조7242억원(리스부채 포함)에 육박하는 반면 현금성자산은 192억원에 그쳤다.

차입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CFO인 김두문 재무부문 총괄 부사장은 추후 매각대금을 써서 차입금을 일부 갚거나 투자자금 또는 배당지급액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용C&E는 영월 폐기물 매립장건설사업 등 신규투자가 계획되어 있다. 2025년까지 전체 EBITDA에서 환경사업 비중을 절반 정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관련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김두만 부사장은 내부출신 인사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쌍용C&E(당시 쌍용양회)에 입사했다. 2012년 상무보로 승진해 기획, 법무, 경영전략, 홍보 등을 맡았으며 이듬해 자금 및 회계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 2017년 전무 승진과 함께 재무부문을 총괄하는 CFO 자리에 올랐다. 대표집행임원인 이현준 사장과 나이는 물론 출신 대학과 학과, 쌍용양회 입사 연도까지 같다. 37년째 손발을 맞춰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들이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쌍용C&E가 영월 폐기물 매립장 건설사업을 진행할 경우 투자부담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며 "사업 매각을 통해 여유자금을 확보해야 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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