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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도전, 서정진의 승부수]'비전은 결국 신약' 항암물질 임상진입 청사진 내놨다서정진 회장 '드라이브', 면역항암제 및 ADC 기전 '핵심'…기술도입·M&A 활용

차지현 기자공개 2023-08-21 14:39:29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과 5개월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과를 거듭했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이번 상장 3사 합병 기업설명회(IR)에선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합병 이후 2030년까지 연 매출 12조원을 벌어들이는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비전은 분명하다. 신약 연구개발(R&D)이 메인이다. 항암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내년 자체 개발 항암제 후보물질 두 건을 임상 1상에 올린다는 목표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제품 차별화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현재 전략을 유지한다.

◇R&D 방향성 '항암제'로, 내년 임상 진입 물질 유방암·위암

17일 3사 합병 전략 발표 IR에서 서 회장이 강조한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그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후 통합된 자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규모 투자에 쏟을 것"이라며 "투자는 기술도입(L/I), 인수합병(M&A) 등 여러 방법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신약개발이다. 위탁생산(CMO) 사업으로 출발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지금의 성장을 일궈냈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신약 개발이 아니고선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약을 직접 생산한 뒤 직판망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 회사만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신약개발부터 판매까지, 일원화 한 밸류체인을 상장 3사 합병법인에서 하겠다는 복안이다. 눈여겨 보고 있는 분야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펩타이드 등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다.


'짐펜트라'가 신약 사업의 출발점이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SC)이다. 유럽에서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로 허가받았다. 미국에선 별도 임상을 진행해 신약으로 허가받을 예정이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가 미국 FDA 승인을 받는 정확한 날짜(End-day)가 10월 28일"이라며 "기존 바이오시밀러보다 네 배 이상 가격에 판매돼 짐펜트라로만 3년 동안 3조원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약 R&D는 항암제 분야로 방향을 잡았다. 내년부터 자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두 개를 임상 1상에 진입시키겠다는 다소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적응증은 유방암과 위암이다.

기전을 보면 하나는 면역항암제, 또 하나는 ADC로 추정된다. 앞서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 최대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국내 피노바이오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모두 ADC 전문 개발 기업이다. ADC는 항암제에 주로 적용하는 플랫폼으로 꼽힌다. 자체적으로 ADC의 링커 부위 등 연구도 진행 중이다.

신약 개발의 근간인 플랫폼 확보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투자엔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만큼 구심점 역할로 그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추가 지분을 확보해 익수다테라퓨틱스도 인수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서 회장은 "자체 개발 신약을 개발하는 데 필요하다면 투자, L/I 등을 계속 고려할 것"이라며 "신약 한두 개가 가세해 2030년 오리지널 제품으로만 약 5조원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차별화 전략 지속, 디지털헬스케어는 오너2세 시험대

캐시카우는 역시 바이오시밀러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제형이나 용법·용량 등을 변경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 등을 구사한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관건은 수익성이다. 사보험 시장이 전체 의약품 시장의 70%에 달하는 미국의 경우 의약품 유통 과정에서 중간 역할을 하는 보험급여관리기업(PBM)이 존재한다. PBM의 의약품 목록에 등재되는 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때 보험사와 병원에 제공하는 '합법적 리베이트' 규모가 제조사의 수익성을 좌우한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출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는 이번 주부터 처방이 시작됐다. 서 회장은 유플라이마의 할인율을 너무 높게 책정하지 않는 PBM과 계약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서 회장은 "유플라이마는 할인율이 너무 높지 않은 페이어와 계약해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들어갈 것"이라며 "미국 의약품 유통 시장의 11% 점유율을 가진 PBM과 계약을 맺었고 이달 중으로 5% 점유율을 가진 PBM과 협의도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런 차별화 전략으로 2025년 영업이익률 45%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이듬해 영업이익률은 50% 이상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3년 내로 영업이익률을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궁극적으로 2030년엔 바이오시밀러로만 7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이번에도 그가 직접 협상 등 전반을 진두지휘한다. 앞선 주주총회에서 서 회장이 직접 나서 고위 결정자를 만나면 약가 인하 요구에 휘둘리지 않고 협상이 가능하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예고했다. 이미 보유한 방대한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진단, 원격의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다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은 수익 창출보단 오너 2세의 경영 시험대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서 회장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관심을 두고 챙기고 있는 분야다. 매출 추정치에 바이오시밀러와 신약만 포함하고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는 점도 이런 의견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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