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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사채 300억 인수 미래에셋캐피탈 실적 악화·해외자금 확보 필요

김형석 기자공개 2023-08-22 08:10:19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생명이 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이 발행하는 채권을 매입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자산운용 수익률 확보 차원의 채권 매입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원을 염두해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캐피탈이 베트남 등 해외사업 확대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미래에셋캐피탈이 발행하는 제88회 무보증사채 600억원 중 300억원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채권의 표면이율과 만기는 각각 4.85%, 2026년 8월3일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일반계정에서 100억원, 퇴직연금계정에서 200억원의 채권을 매입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의 표면적인 채권 발행 사유는 채무상환 자금 마련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2021년 2월 45회차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했다. 이중 이달까지 일시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600억원 규모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채권 인수가 그룹 내에서 사실상 지주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자금 지원을 위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34.32%)이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24.37%)과 미래에셋생명(15.59%)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그룹 계열사 중 미래에셋캐피탈 지원 여력이 있는 곳은 미래에셋생명이 사실상 유일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606억원)보다 144% 증가한 1479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수익보험료는 1조7449억원에서 1조7827억원으로 2.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25억원에서 1993억원으로 141.5% 늘었다. 반면 그룹 내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9.7% 감소한 379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미래에셋캐피탈은 부동산시장 악화와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캐피탈은 1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98% 급감한 1553억원에 그쳤다. 금리 상승에 따라 캐피탈사의 연체율이 오르며 리스크 관리를 위한 비용도 증가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난 6월 말 기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231억원으로 1년 전(515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실적 악화를 겪고 있지만 해외사업에는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달 베트남 자회사인 미래에셋파이낸스컴퍼니(MAFC)의 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증자로 MAFC의 자본금 규모는 1조동(약 537억원)에서 1조5000억동(약 806억원)으로 1.5배 증가했다. MAFC는 증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이번 미래에셋캐피탈 채권 매입은 투자 수익률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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