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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더벨 경영전략 포럼]"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 생태계, 결국 무너질 것"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김혜란 기자공개 2023-08-25 15:04:27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중 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빨라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 움직임이 결국은 붕괴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전문연구원(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진행된 '2023 thebell 경영전략 포럼'에서 "현재 글로벌 반도체 재편 움직임은 딱히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기조가 강해지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시스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자국 내 짓고 있는데, 이는 결국 공급 과잉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가 무너진다

지금까지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는 철저한 분업체계로 돌아갔다. 각 국가가 자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맡아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이 높은 생태계가 조성됐다. 그러면서 반도체 가격도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 기조가 생겨나면서 미국과 중국, 유럽과 일본 등이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 너도나도 나섰다. 이는 결국 반도체 공급 과잉이란 결과를 볼러 올 것이란 게 김 연구원의 생각이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의 밸류체인 변화를 가장 먼저 촉발시킨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통해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의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견제는 더욱 심화했다. 반도체 인수·합병(M&A)은 각국 정부의 견제 속에 줄줄이 무산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자국 보호무역주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어 "코로나19로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고 부족하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게 자동차 산업"이라며 "자동차 강국인 미국과 유럽은 반도체 공급망을 재점검할 수밖에 없었고 그 이후 반도체법을 연달아 발표하고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외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나라가 일본으로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 설비 투자의 50%까지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유럽에서도 TSMC의 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정부가 지원하는 파운드리 라피더스를 건설하기도 했다. 대만도 자국 내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에도 파운드리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중분쟁부터 시작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각 국가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고 나서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 하반기 반등 어렵다

반도체 부진이 계속되면서 수출이 감소하는 등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하반기 반도체 경기 반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단기간 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전망은) 수요산업을 봐야 하고 수요산업을 이끄는 건 소비심리"라면서 "반도체를 최종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미국과 유럽의 최근 경기와 물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면 당장 전환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가고 있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 경제도 악화요인이 불거졌다"고 부연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반도체 시장 전체적 추이를 봤을 때는 인공지능(AI) 기술 덕에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며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생성형 AI가 직접 데이터를 생성하면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속도의 수천배까지 빨라지고 이는 데이터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처리하고 저장하기 위해선 당연히 더 많은 반도체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의 장기적 전망은 상당히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연구원은 작년과 10년 전인 2012년 반도체 종류별 글로벌 시장 비중을 비교해 본 결과 "반도체 시장은 빠르고 크게 발달했음에도 반도체 구조 자체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2012년에도 시스템 반도체는 62.2%, 작년에도 60%로 거의 비슷했다. 그는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시스템이든, 메모리든 같이 사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률도 같이 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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