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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한국신용데이터, '밸류 1.3조' 자금유치 비결은 모건스탠리서 1000억 투자 유치, 1년여 만에 기업가치 2000억 상승

이효범 기자공개 2023-08-25 08:56:48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뒤 1년 여만에 또다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해외 투자자로부터 한층 높아진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위축되면서 플랫폼들의 기업가치에 의문부호가 제기된 가운데 고평가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확보한 실탄으로 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앞으로 투자를 확대해 '소상공인 경영관리 앱' 캐시노트 고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영역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 위축, 해외서 활로 모색

한국신용데이터는 시리즈D2익스텐션 라운드를 통해 모간스탠리 택티컬밸류(Morgan Stanley Tactical Value, MSTV)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구주매출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금은 한국신용데이터 내부에 쌓인다.

MSTV는 모간스탠리 투자운용사업부(Morgan Stanley Investment Management) 소속의 투자 조직이다.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 유연한 투자 구조를 통해 전세계 다양한 자산군(Asset Class)과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MSTV가 한국 기업에 투자한 첫 사례로, 아시아의 핵심 시장으로 급성장하는 한국의 자본 시장에 대한 진출을 의미한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이번 투자유치로 기업가치 1조3000억원을 인정 받았다. 지난해 LG유플러스 등의 투자를 받을 당시 1조700억원의 밸류로 책정되면서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이와 비교하면 채 1년도 되지 않아 2000억원 이상 규모로 기업가치가 뛴 셈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여전히 수익구조 불확실하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고평가 된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한 VC 심사역은 "매출을 성장시키고 인터넷은행 이슈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로 국내 VC들도 위축됐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63개 VC의 투자액(VC+PE+고유계정)은 1조7871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상반기 3조9992억원과 비교해 2조2100억원(55%) 감소한 규모다.

김동호 대표가 이끄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이같은 국내 상황을 고려해 해외 투자자 유치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1년 동안 사업을 확장해왔다. 본사 포함 총 5곳의 공동체사를 통해 전국 약 200만 사업장(8월 현재)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는 지난 투자 유치 시기인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사업장이 30만개 늘어난 수치다. 매출 역시 빠르게 성장해, 상반기 매출만으로 이미 전년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배 넘게 성장했다.

VC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VC들 사이에서는 플랫폼 투자를 리드해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금을 집행할 곳이 많지 않을 뿐더러 지난해부터 기업가치가 재평가되는 흐름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신용데이터는 와중에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또 한번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확장 재원 마련…캐시노트 고도화 박차

한국신용데이터는 이번 투자 유치로 자금줄에도 숨통이 틔었다. 2022년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38억원이다. 2021년말 486억원과 비교해 51.05% 감소한 규모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현금성자산은 3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아임유, 한국결제네트웍스(옛 파이서브코리아)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소진했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올해 추가적인 투자 유치 가능성도 열어뒀다. 실제로 김동호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내 추가적인 투자금 유치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탄을 마련한 한국신용데이터는 캐시노트를 한층 고도화하는데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캐시노트가 소상공인의 지역, 업종 등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춤형 기능을 탑재하는데 주력한다. 기존 캐시노트 내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B2B 마켓플레이스 기능이 있다. 이는 업종과 구매 이력 등을 기반으로 한 대략적인 맞춤 화면을 제공한다.

향후에 이를 더욱 고도화해 업종과 구매 이력 뿐만 아니라 매출 추이, 날씨와 같이 해당 매장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상품 추천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소상공인들이 필요한 매장 운영에 필요한 식자재나 소모품 등의 제품을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기능 역시 소상공인들의 관심사에 따라 더욱 다변화한다. 또 공동체사에서 제공하는 포스기나 키오스크, 테이블 부착형 주문 스크린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반영해 사업 운영의 흐름을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다만 이 경우 소상공인들의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소상공인의 창업부터 폐업까지 사업의 모든 순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를 확보한 만큼 소상공인들의 사업 활동에 공백이 있었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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