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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역사적 신고가 찍은 넥스틴, 주가 유지 '관건'상장 3년만에 몸값 3배 '껑충'…증권가, 여전히 러브콜 세례

신민규 기자공개 2023-08-31 08:18:2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5: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최근 2차전지 급등세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반도체주로 투심이 다시 몰린다고 하죠. 넥스틴은 올해 5월말부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 시작해 8월 1일 '역사적 신고가'를 찍으면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넥스틴 주가는 5월 30일 7만35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찍었습니다. 6월 한때 8만원을 넘어서더니 7월 25일부터 한주간 하루단위로 신고가를 경신할 정도로 치솟았습니다. 8월 1일 종가는 9만200원으로 장중 한때 9만2000원을 찍기도 했죠. 지난해 9월 주가가 4만2000원까지 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1년이 채 안된 시점에 기록적인 우상향을 보인 셈입니다.


◇Industry & Event

넥스틴의 호재는 최근 반도체 대장주의 행보와는 엄연히 구분되는 편입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효과와 더불어 인공지능(AI) 성장에 따른 고성능칩 수요 확대 등에 힘입은 측면이 강했죠.

하지만 넥스틴의 경우 주목하는 시장 자체가 다릅니다. 반도체 대장주가 선단공정을 공략한다면 넥스틴은 레거시(구형공정) 장비도 함께 생산하죠. 이는 중국의 전략과도 일치합니다.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제조장비 가운데 선단공정에 대한 미국의 수출규제가 이어지자 규제를 받지 않는 레거시 반도체 생산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장비 수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죠.

실제로 중국이 지난 6, 7월 서방 규제를 앞두고 반도체 장비 수입을 70% 늘리면서 국내 관련주가 급등한 바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장비구입을 지원한다고 하니 국내 기업입장에선 상당한 호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가 아킬레스건으로 따라붙는 구조입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기술과 제조장치를 중국에 수출하거나 인력을 보내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자국 기업이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이하)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한국과 대만에 대해서도 미국의 반도체 장비·기술을 중국으로 반입할 경우 미 상무부의 별도 승인받도록 했습니다.

넥스틴도 지난해까지는 미중 반도체 갈등 상황의 직격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향인 점이 투심을 위축시켰죠.

하지만 실제로는 타격이 없었죠. 수출도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이제는 중국향 매출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레거시 수요가 늘어날수록 넥스틴의 수출이 늘어난다는 점이 학습되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부터 국내 업체 최초로 중국 반도체 소자 제조사들에게 제품을 공급한 넥스틴 입장에선 일대 변곡점에 들어선 셈입니다.

넥스틴은 중국과의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승부수를 띄운 상태입니다. 연말까지는 회사 설립을 위한 가시적인 절차를 마칠 계획입니다. 조인트벤처를 통해 2024년부터는 중국내 약 60~70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국업체를 대상으로 조인트벤처 생산 제품판매시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넥스틴의 실적도 밝은 편입니다. 넥스틴은 지난해 상반기 550억원의 매출을 내는 동안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무려 4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0억원을 넘어 지난해 동기 대비 4% 높은 실적을 올렸습니다.

◇Market View

넥스틴에 대해서는 증권업계를 비롯해 다수가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도 올해 넥스틴을 유일하게 '코스닥 글로벌' 기업으로 지정해 띄워주기에 나선 바 있죠.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을 3년만에 코스닥 최고 소속부로 변경시킨 사례는 전무후무한 일로 해석됩니다.

넥스틴이 부진을 겪던 2021년에도 증권가에선 한결같은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삼성증권이 대표적인데요. 삼성증권은 2021년 8월 넥스틴의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장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공언했죠. 당시 목표 주가를 9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주가가 6만원 안팎에서 지지부진할 때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기대 수준을 보인 셈입니다.

당시 배현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향 장비의 일부 딜레이와 로직향 구매주문(P/O) 지연에 따라 다소 더뎌지는 모습"이라면서도 "투자자는 이미 하반기보다 2022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배 연구원은 "중국 조인트벤처(JV)가 본격화돼 중화권 내 점유율 상승이 가시화 될 때 주가 상승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죠.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예상이 맞아 떨어지면서 증권가는 고무적인 분위기입니다. 최근 장중 주가가 9만원을 넘어서자 증권가에선 목표주가를 또한번 올려 잡았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1일, 넥스틴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8000억원대인 지금의 상장 시가총액을 1조1000억원 이상으로 높여 잡은 셈입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스틴의 신규 장비의 가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두 장비 모두 2023년 3분기 안에 국내 고객사에 양산용 데모가 공급되며 고객사 수요를 감안할 때 빠르면 2024년 중순부터 양산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이투자증권도 지난 16일, 목표주가를 9만6000원으로 높여잡았습니다. 14일 종가 7만7300원 대비 24% 가량 상승여력이 있따고 내다본 셈이죠.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250억원 상당의 수주만 받아도 연간 목표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된다"며 "경쟁사인 KLA와 히타치의 중국향 수출 감소로 넥스틴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비슷한 시점에 중국의 강력한 레거시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목표주가는 따로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높아질대로 높아진 주가에 대한 부담은 있는 편입니다. 현 주가 유지가 관건인 셈이죠. 지난 1일 이후 25일까지 주가가 부침을 겪은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기관투자가 사이에선 중국 정부가 실제 보조금을 지급할 여유가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넥스틴은 국내 유일의 전공정 패턴 결함 검사장비업체입니다. 2010년 설립된지 10년만에 상장길에 올랐죠. 코스닥 기술특례로 2020년 상장한지 오는 10월이면 3주년을 맞이합니다. 상장 이후 장재기 전무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할 정도로 커가는 사세 속에서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장 전무는 삼일회계법인 출신의 외부인사인데요. 1970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99년 졸업후 2000년 중반까지 삼일회계법인에 몸담았습니다. PWC Washington Office를 거쳐 삼일회계법인에서 다시 7년간 업력을 쌓았습니다. PWC컨설팅에서 2014년부터 8년 넘게 경력을 이어갔기도 했죠.


신임 CFO 진입 이후 적극적인 IR 움직임을 예고했는데요. 늦어도 내년까진 IR 전담 책임자를 뽑아 주가부양을 위한 활동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코스닥 상장 새내기주에 속하는 터라 그간 넥스틴의 IR 활동은 레귤레이션 차원에서 대응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실적도 나쁘지 않았던 터라 특별하게 투자자를 설득시킬만한 이벤트도 없었죠.

장 전무는 "IR 관련해선 이르면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는 역량을 갖춘 담당자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IR 전략을 세워 투자자를 비롯해 이해관계자 타깃을 어떻게 설정할지 세부사항들을 확립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과의 조인트벤처의 경우 중국 측의 승인에 대해서는 크게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올해말까지 법인 설립을 위한 실무적인 절차를 어느정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장 전무는 "법인설립을 위해 넥스틴 차원에서 전체적인 준비사항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법인의 승인을 기다리거나 하는 상황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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