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현대자동차]보스턴다이내믹스에 매년 '성장 실탄' 공급2021년 인수 이후 매년 추가 출자...로봇 '스팟'과 '스트레치' 등 상업화 확대 지원
양도웅 기자공개 2023-09-01 07:21:2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4: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로봇 제조사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올해도 추가 출자를 단행했다. 2021년 인수 이후 매해 빠짐없이 출자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이 지분투자한 수십 곳 가운데 최초 투자 이후 매년 출자하는 곳은 드물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스스로 현금을 창출할 정도의 사업화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성장을 위한 실탄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보스턴다이내믹스 올해도 유증 단행...약 2000억 확보 추정
2022년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5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 당기순손실(1969억원)보다 30% 늘었다. 로봇개로 불리는 4족보행 로봇인 '스팟'과 물류로봇인 '스트레치' 등을 상업화해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지만 이익을 낼 만큼의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순손실이 이어지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대주주인 현대차그룹이 참여하는 유상증자를 올해 상반기에 실시했다. 연구개발비와 생산설비 증설 자금 등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번 상반기 보스턴다이내믹스 유증에 참여한 것으로 직접 확인되는 곳은 현대글로비스다. 253억원을 출자해 20만9647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2021년 1245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는 2022년에 30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출자했다. 계속된 출자로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 말 10.56%로 상승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최대주주인 HMG글로벌의 유증 참여 여부는 직접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만을 대상으로 유증을 했다면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10.56%가 아닌 11.66%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들도 참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출자한 자금은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HMG글로벌은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가 합작해 만든 미국 투자법인이다. 설립 과정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2021년 취득해 보유하고 있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했다. HMG글로벌은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만다 바버 보스턴다이내믹스 CFO "상업화 위해 노력"
올해 상반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수천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여전히 이익을 내지 못했다. 전년동기 대비 38% 늘어난 15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지난해 연간 순손실 규모를 올해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로봇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려면 더 많은 연구개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의 손실에 예민하게 반응할 이유는 적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2025년 6월까지 상장을 시키지 못하면 소프트뱅크그룹(옛 최대주주)의 잔여 지분을 매입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분 20%를 남겨뒀다.
잔여 지분을 인수하는 추가 지출을 막기 위해서도,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추가 출자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빠른 상업화 확대는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별도로 보스턴다이내믹스 AI연구소(BD AI Institute)를 설립했다. AI 로봇에 대한 기초 연구는 연구소가, 개발과 상업화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책임지는 체계로 개편했다. 상업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경영진도 상업화 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만다 바버 CFO는 지난 5월 현지 매체인 'CFO Brew'와 인터뷰에서 "아주 작은 상업화라도 이뤄 이를 발전시켜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관심사 중 하나인 상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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