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조직 모니터]SK네트웍스의 'IR' 활용법재무실 IR 창구 지속경영본부로 이동…투자자 소통 강화
박서빈 기자공개 2023-09-05 09:24:10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조직을 보면 회사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자금 관리 위주의 '곳간지기'에 역할에 그치는 곳이 있는 반면 조달·전략·기획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곳도 있다. 특히 진행 중인 변화는 회사의 '현재' 고민이 무엇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다. 주요 기업 CFO 조직의 위상과 역할,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1: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는 IR(Investor Relations) 창구를 지속가능경영본부에 두고 활용하고 있다. 재무조직이 담당하던 IR 업무를 지속경영본부 관할로 이동시킨 것이다. 흔치는 않은 그림이다. 보통 IR은 대표이사(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관할로 여겨지지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왜 SK네트웍스는 IR을 지속가능경영본부에 배치했을까. 그 답은 변화하는 투자 트렌드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요 요소로 떠오른 만큼, 투자자와 회사의 가교 역할을 하는 IR 업무를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물론 CFO도 협업하는 형태로 IR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재무실서 빠져나간 'IR'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IR팀을 신설했다. IR팀이 신설된 곳은 CSO인 류성희 지속경영본부장이 이끄는 지속경영본부 산하이다. 지속가능경영본부는 Compliance(준법감시)담당, SV(사회적가치)담당, HR(인사조직관리)담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IR팀이 속해있는 곳은 준법감시담당이다.
이는 SK네트웍스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따른 것이다. 개편 이전 IR 업무는 CFO 관할이었던 경영지원본부 재무실 담당이었다. 하지만 조직개편으로 경영지원본부 산하의 기업문화실, 지속경영실 등이 빠져나가고 지속경영본부가 생기면서 IR부서도 소속을 바꿨다. 과거 경영지원본부 산하 재무 밑에서 '파트' 형태로 있던 IR을 '팀'으로 승격·신설된 것이다.
CFO 관할인 경영지원본부도 기획재무본부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산하에는 기획담당, 재무담당, 정보보호센터만 남았다. 동시에 CFO도 바뀌었다. 이호정 경영지원본부장 겸 신성장추진본부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유봉운 재무실장이 본부장으로 승진하며 CFO를 넘겨받았다. CSO인 류 본부장도 지속경영실장에서 영전한 경우다.
◇CFO와는 유기적 소통, 대외활동 넓혀
SK네트웍스의 이러한 조직 구성은 IR 역량 강화와 맞닿아 있다. 과거엔 회계를 중심으로만 IR 업무를 봤다면, 이젠 전략적 소통 창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ESG와 재무 및 투자성과의 연관성이 증대하고 있는 점을 노린 셈이다. SK네트웍스가 보수적 관점에서 벗어나 투자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기업 가치를 키우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SK네트웍스가 지향하는 사업 방향성과도 맞닿는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21년 종합상사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사업형 투자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이 대표이사 역시 "SK네트웍스의 글로벌 투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미래 투자와 보유 사업 혁신을 동시에 이끌며 회사 가치를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업형 투자사는 SK네트웍스의 렌탈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를 한 뒤 내놓은 새로운 목표를 말한다. SK네트웍스는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 2019년 AJ렌터카(현 SK렌터카)를 차례로 인수하며 종합상사에서 렌탈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물론 IR팀이 CSO 관할로 이동했다고 해서 CFO가 IR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IR팀이 CSO 관할이기는 하지만, CFO인 유 본부장이 IR팀과 수시로 소통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IR에 재무 영역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협업이 필수인 까닭이다. 애널리스트 및 기관투자자들과의 IR 행사도 CFO인 유 본부장이 동행한다고 알려진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IR팀이 CSO 관할이기는 하지만 CFO가 업무를 같이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NDR(Non-Deal Roadshow)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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