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으로 보는 게임사 터닝포인트] 웹젠, '서브컬처' 전략으로 역성장 끊어낸다②매출 반등 기대감 커져, 내년 자체 개발작도 출시…서구권 진출 가능성
황선중 기자공개 2023-09-08 09:41:39
[편집자주]
신작 출시는 게임사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사실상 실적을 좌우하고 주가를 움직이게 하는 분기점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회의 순간일 수도, 반대로 막대한 비용 폭탄을 마주하는 위기의 순간일 수도 있다. 시장 경쟁구도를 뒤바꾸는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게임사 명운을 짊어진 신작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웹젠이 신작 '라그나돌'에 거는 기대는 크다. 단순히 '서브컬처'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는 의미를 넘어선다.그간 신작 공백으로 매출이 2년 연속 감소하던 상황에서 인기 장르에 투자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까지 담겨 있다. 나아가 웹젠이 내년에는 자체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인 만큼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도 있다.
◇라그나돌 필두로 2년 '역성장' 타파하나
웹젠은 현재 역성장이라는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2020년 사상 최대 매출액(연결) 2940억원을 달성한 이후 2년 연속 뒷걸음질 치는 상황이다. 지난해는 2421억원에 머물렀다. 매출 감소의 원인은 신작 공백이다. 지난해 2월 모바일게임 '뮤오리진3'을 출시한 이후로 후속 신작이 없었다.
다만 앞으로는 실적 먹구름이 서서히 걷힐 가능성이 크다. 오는 7일 기대작 라그나돌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뮤오리진3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의 신작 출시다. 그간의 매출 감소가 신작 공백에서 기인했던 만큼, 웹젠은 이번 신작을 필두로 실적 반등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다.
웹젠은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유통 플랫폼 매출 상위권에 서브컬처 성격의 게임이 상당수 포진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절대 강자인 MMORPG 장르 다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의탑:새로운세계'(넷마블), '승리의여신:니케'(시프트업), '블루아카이브'(넥슨), '에픽세븐'(스마일게이트) 등이 매출 상위권에 올라 있다.
서브컬처 게임 시장의 잠재력도 눈여겨보고 있다. 서구권에서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2020년 9월 출시된 중국 서브컬처 모바일게임 '원신'이 대표적인 사례다. 모바일게임 글로벌 매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크게 흥행했다. 북미 시장에서도 '포켓몬GO'를 제치고 매출 1위까지 달성했다.
웹젠은 대표작 '뮤(MU)'를 글로벌 게임으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 라그나돌을 글로벌 흥행작으로 만들 역량과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라그나돌을 개발한 일본 게임사 '그람스'가 웹젠에 게임 유통(퍼블리싱)을 맡긴 이유도 마찬가지다. 웹젠의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던 경험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자체 서브컬처 게임까지 출시
물론 라그나돌 어깨에만 모든 짐을 지우지는 않는다. 라그나돌은 선봉장에 가깝다. 웹젠은 라그나돌을 기점으로 다양한 신작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연내 출시 예정인 신작만 라그나돌 포함 4종이다. 앞으로 남은 4개월 동안 다수의 신작이 연속적으로 출격하는 만큼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더 큰 편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서브컬처 모바일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다. 라그나돌과 마찬가지로 일본 게임사 '에이밍'이 개발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이다. 애니메이션으로도 한 차례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팬층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웹젠은 후속 애니메이션 방영 일정에 발맞춰 신작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 게임사 '킹넷'과 공동 개발한 신작 모바일게임 '뮤 모나크'도 공개될 예정이다. 웹젠의 대표작인 뮤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인 만큼 호성적을 점치는 목소리가 크다. 또한 인디게임 개발사 '블랙앵커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인디게임 '르모어:인페스티드킹덤'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신작 4종 모두 퍼블리싱 작품이라는 점이다. 웹젠이 직접 개발한 게임이 아니라 외부 게임을 유통한다는 의미다. 게임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퍼블리싱만 하면 게임이 흥행에 실패했을 경우 리스크가 개발사에 비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개발비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추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이 크게 흥행한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꾸준히 게임 운영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개발사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웹젠은 내년에는 자체 개발한 서브컬처 작품 '프로젝트W'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외부 서브컬처 게임을 퍼블리싱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활용해 자체 개발작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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