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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업종호재 뛰어넘은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차별화’색조 전문성·캐파 확충에 ‘아웃퍼폼’…동종기업 대비 프리미엄 평가

최윤신 기자공개 2023-09-08 08:00:5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6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색조화장품 전문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씨앤씨인터내셔널 주가가 지난 1년간 끝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우상향 흐름을 보이던 주가는 지난 7월 5만원대를 터치한 이후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2분기 실적발표 이후 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한 달간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이뤄졌습니다. 실적발표를 앞둔 8월 4일 종가는 4만8100원이었습니다. 이날 장 마감 이후 실적발표가 이뤄졌고, 다음 거래일인 8월 7일 주가가 장중 6만원대까지 치솟았고, 9100원 오른 5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후 주가는 큰폭의 상승과 소폭의 하락을 반복하며 전반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보였습니다.

8월 들어 7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지난달 28일 역대 최고가인 7만550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상장주식수를 고려한 시가총액이 7500억원을 넘어섰던 것입니다.
씨앤씨인터내셔널 최근 1년 주가 추이
한해 동안 이뤄진 주가상승폭은 어마어마합니다. 지난해 9월 5일 1만8400원이었던 주가는 올해 9월 5일 종가 기준 6만7000원입니다. 3.64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52주 최고가는 7만5500원으로 52주 최저가(1만8200원) 대비 4.15배에 달합니다.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다소 조정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지난 1년간의 주가 상승폭은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피어그룹보다 훨씬 큽니다. 이 회사가 지난 2021년 상장 할 때 피어그룹으로 꼽았던 회사들은 같은 기간 주가가 1.42배(한국콜마), 2.50배(코스맥스), 3.01배(코스메카코리아)로 올랐습니다.


◇Industry & Event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 상승은 기본적으로 업종의 좋은 흐름에 기인합니다. 화장품 ODM기업은 올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아 온 업종 중 하나입니다. 글로벌 리오프닝 본격화에 따라 화장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습니다.

물론 화장품주가 모두 잘 나가는 건 아닙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회사는 주력 시장인 중국의 수요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며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반해 ODM 기업들은 일본과 미국 등으로 향하는 매출을 키우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에서도 ODM 회사들은 매출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시장 소비자들이 이른바 ‘애국소비’ 기조를 보이며 한국 브랜드들이 고전했는데요, 중국 브랜드나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화장품을 개발해 공급하는 ODM 회사는 이런 현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습니다.

ODM기업의 선전은 비단 국제정세 때문만은 아니란 게 화장품 업계의 평가입니다.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도 ODM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었습니다. 대형 브랜드의 제품 중심의 시장에서 중소형브랜드와 인디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진 것이죠. 대부분의 인디 뷰티 브랜드는 생산 역량을 갖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과 생산역량을 갖춘 ODM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업종에 대한 선호만으로는 피어그룹 회사들에 비해 더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를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다른 ODM 회사들과 비교할 때 차별화된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먼저 색조화장품에 있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사업영역에서 가장 차별화된 장점으로 꼽힙니다. 사업 초기부터 아이라이너와 립스틱 등 색조화장품 전문 ODM 회사로서 입지를 굳혀 왔습니다. 마스크를 벗으며 늘어나는 수요가 립 메이크업 제품에 집중되는 만큼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씨앤씨인터내셔널이 엔데믹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컸습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매출은 국내 화장품 ODM 회사 중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코스맥스 등의 상반기 연결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최대 22% 가량 늘어났는데, 씨앤씨인터내셔널의 매출은 84%나 증가했습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이 매출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건 시의적절하게 이뤄진 생산능력 확충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난 2021년 상장 직후 국내 2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지난해 말에는 상해 2공장을 완공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3공장도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캐파 확대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 6월 이사회에서 국내 2공장의 증축을 위해 141억원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내년 10월 말쯤 준공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Market View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지난 8월 4일 2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씨앤씨인터내셔널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습니다. 지난 8월 7일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먼저 나섰습니다. 이들은 씨앤씨인터내셔널이 2분기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상향조정했습니다. 트랜드를 주도하는 브랜드로의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화증권은 이어 같은 달 14일 목표주가를 7만4000원으로 제시했는데요. 제품군별로 균형있는 성장세가 이어지는 점과, 특정고객사로의 쏠림 현상 없이 안정적인 고객사 믹스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봤습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주가는 8월 중순 이후 큰 폭의 상승을 경험하며 한 때 이들이 제시한 목표치를 초과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현재는 소폭 조정돼 목표주가 아래에 놓여있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주가에선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가장 최근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상인증권입니다. 목표주가로 7만6000원을 제시했는데요. 이는 아직 씨앤씨인터내셔널이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입니다.


상상인증권의 목표주가에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대비 프리미엄을 적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을 이용해 목표주가를 산정하며 기존에는 국내 화장품 ODM과 같은 20배의 타깃 PER을 적용했었는데요. 이번 리포트에선 높은 성장성과 생산능력 확대를 고려해 20%의 프리미엄을 부여했습니다. 동종업계에 비해 씨앤씨인터내셔널이 가진 차별화된 장점을 목표주가에 반영한 것입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 3공장 신규 가동과 함께 기존 2공장 자동화 등 생산시설 포맷 변경이 차츰 안정화됨에 따라 4분기부터 증설효과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하반기 럭셔리 브랜드 납품 추가와 내년 프레스티지 브랜드향 신규 생산 일정이 확정돼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Keyman & Comments

씨앤씨인터내셔널이 다른 화장품 ODM 기업들보다 높은 실적 성장과 주가 상승이 이뤄진 건 업종 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별화’를 만든 주역으론 배수아 부사장과 성기훈 전무가 꼽힙니다.

먼저 CDO(제품개발·영업총괄)인 배 부사장은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사업 경쟁력을 현재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입니다. 창업자인 배은철 씨앤씨인터내셔널 대표의 독녀인 그는 대학 졸업 이후인 2009년 입사했는데요. 제품개발부터 국내외 유수의 브랜드와 협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배수아 씨앤씨인터내셔널 부사장.

기존 눈 화장품에 집중하던 회사에 입술 화장품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것을 제안한 것도 배 부사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씨앤씨인터내셔널이 색조화장품 전문 ODM 기업으로서 차별화된 가치를 평가받는 것은 그의 사업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와 함께 로레알, 에스티로더, LVMH 등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와의 네트워크 형성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북미향 매출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마련한 것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기획총괄(COO)을 맡고 있는 성 전무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회계사로 회계법인 등에서 근무한 그는 2013년 씨앤씨인터내셔널에 합류해 회사의 안살림을 도맡았습니다.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적시에 투자를 단행해 캐파를 확장했기 때문에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성기훈 씨앤씨인터내셔널 전무(오른쪽)

주가 수준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시장의 눈높이는 더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주가의 관건은 시장의 기대만큼 성장을 할 수 있을지, 차별화된 강점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더벨은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중장기적인 성장계획을 듣기 위해 키맨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CFO인 성 전무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중장기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 범위를 넓혀 성장동력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성 전무는 “현재 동북아·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젊은 인구가 많은 중남미·동남아·서아시아 등지로 영업망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시된 내용 이외의 중장기적 시설 증설 계획에 대해선 “신규 해외 고객사 유치를 지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시설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시에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 전무는 이밖에 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고객사가 ESG등급을 고려해 ODM 협력사를 선정하는 만큼 ESG경영은 회사의 경쟁력과도 직결됩니다. 그는 “지난해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했고, 연내 ESG 위원회를 출범할 계획”이라며 “2공장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등 탄소중립을 위한 계획 꾸준히 실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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