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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동박 3사]업황 악화에 주춤한 영업이익률, 신규공장·IRA에 촉각[수익성]④말레이 공장 가동으로 원가절감, 핵심광물 지정으로 경쟁력 강화 기대

김위수 기자공개 2023-09-12 07:40:1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8: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확장에 따라 배터리용 동박(전지박)을 제조하는 기업들의 매출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많게는 500% 이상, 적게는 30%가량 확대됐다. 성장 폭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3사 모두 사업을 꾸준히 키우며 외형확장에 성공했다. 대체로 매출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듯 했던 영업이익은 각종 비용 상승과 시장의 경쟁환경 등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반대 방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상대적으로 전력비·인건비가 낮은 말레이시아 공장 설립 및 증설 완료를 앞두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추가 가동이 양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시장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인 동박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핵심 광물 지정 여부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생산거점이 가른 수익성

우리나라 동박 업체들은 2020년쯤만 해도 두 자릿수 혹은 그에 준하는 영업이익률을 시현했다. 2020년 기준 SK넥실리스의 영업이익률은 14.3%에 달했다.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영업이익률이 10.4%,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률은 9.5%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가장 먼저 고꾸라진 곳은 솔루스첨단소재였다. 2021년 솔루스첨단소재는 연간 3812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단 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0.5%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이듬해인 202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솔루스첨단소재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 상반기 기록한 솔루스첨단소재의 영업손실은 428억원으로 반년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인 452억원과 맞먹는 적자를 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수익성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폭등한 유럽 전력비가 지목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현재 유럽에만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2020년 664억원에서 2021년 725억원, 2022년 906억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전력 및 연료비 항목의 증가폭이 가파르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지출한 전력 및 연료비는 2020년 32억원에서 2022년 47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이미 229억원이 전력 및 연료비로 소요됐다. 여기에 더해 유럽 전기차시장의 부진과 헝가리 2공장 양산 준비에 따른 고정비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는 설명이다.

SK넥실리스는 대량 생산체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우리나라 동박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여왔다. 2020년 이후 2022년까지 줄곧 10%를 상회하는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SK넥실리스의 영업이익률이 0.5%까지 크게 떨어졌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며 주요 고객사들의 판매가 부진한 시장상황과 국내 공장의 전기요금 인상이 수익성이 악화된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19년부터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1만톤(t) 규모로 양산을 시작한 뒤 지난해까지 현지 생산능력을 연산 4만톤 수준까지 키웠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점점 개선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9.5%에서 2022년 11.6%까지 늘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동박 시장상황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대폭 하락했다. 그나마 동박 3사 중 양호한 영업이익률인 2.1%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말레이시아 생산체계를 빠르게 구축했던 덕분으로 보인다.

◇동박 3사 수익성 개선, 언제쯤?

동박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원가 절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동박은 특성상 판가 상승보다는 고정비 절감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공장 설립 및 증설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넥실리스의 연산 5만7000톤 규모 말레이시아 공장은 올해 중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2만톤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을 올해 중 완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능력은 연산 6만톤 규모로 확대된다. 양사는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동박이 핵심 광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점도 수익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사안이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는 동박의 원재료인 구리를 핵심 원자재로 지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IRA 세부 규정 추가안에 동박이 핵심 광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구리가 핵심 원자재에 포함된 만큼 동박 업체들은 현지 설비투자를 실시했을 때 최대 30%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동박이 핵심 광물로 지정될 경우 생산 원가의 10%에 대한 세제 혜택 대상이 된다. 동박 업체들은 투자비 혹은 생산 원가에 대한 세제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핵심 광물로 지정될 경우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한 동박으로 배터리를 제조해 전기차에 탑재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내 동박 업체들은 미국에 생산기지를 지을 예정이다. 또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FTA 체결 국가인 우리나라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우위를 점할 수 있어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동박에 대 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자체가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IRA와 무관하게 진출이 추진되고 있다"면서도 "IRA 핵심 광물로 동박이 지정된다면 세제혜택 및 수요 측면에서 수익성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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