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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부품 작은 거인들]영화테크, 멕시코에 '120억 투하' GM 꽉 잡는다②작년 CB 유동성 조달, 내년 상반기 완공 목표…전기차 신규부품 물량 공급선 확보 잰걸음

조영갑 기자공개 2023-09-14 08:10:35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고, 정부도 관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기에 나섰다. 변화의 기로 속에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EV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용 정션박스, 전력변환 부품 전문 제조사 '영화테크'가 글로벌 EV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를 멕시코로 낙점하고, CAPEX(자본지출) 투자를 시작한다. 현대차와 더불어 가장 큰 비중(매출액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GM(제너럴모터스)과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CB) 120억원 가량을 전량 멕시코법인에 투하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테크는 상반기 멕시코 몬테레이(Monterrey)시에 신설법인(YOUNGHWATECH MEXICO)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거점을 짓기 위한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화테크는 2분기 25억원 가량을 들여 현지 토지 매입을 완료하고, 약 1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투입해 신규 생산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100억원 가량의 CAPEX 투자는 타 부품사 대비 상대적으로 대규모의 자본지출은 아니지만, 영화테크의 자산총액(860억원)을 고려하면 큰 규모로 볼 수 있다. 영화테크는 현지 생산법인에 EV용 정션박사, 전력변환 부품 등 신규 제품 양산설비를 입고하고, 연 매출 기준 500억원 수준의 캐파(생산능력)를 완비한다는 방침이다. 이 역시 최근 매출액(지난해) 규모를 감안하면 대규모 설비다. 영화테크는 지난해 4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00년 설립된 영화테크는 정션박스 제조 기술에 특화된 자동차 부품사다. 정션박스는 자동차 전장부품의 전원과 전기적 신호를 공급하고, 회로를 보호하는 필수 안전 시스템이다. PCB(인쇄회로기판) 타입의 정션박스부터 CAN 통신 기능을 포함한 스마트 정션박스 등 전력제어 분야에서 꾸준하게 기술을 고도화, 국내 5대 메이커를 비롯 글로벌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사에 정션박스를 공급하고 있다. 내연기관을 넘어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영화테크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12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6월 17일 100억원 규모의 2회차 CB를 발행한 데 이어 일주일 뒤 20억원 규모의 3회차 CB를 발행하면서 유동성을 조달했다. 2회차 CB는 KB증권, 삼성증권 등 위탁판매자가 인수했지만 3회차 CB는 원익그룹이 출자한 '원익 2020 R&D 기술혁신 투자조합'이 인수하면서 눈길을 모았다.

원익그룹은 자동차 사업이 아닌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SI(전략적 투자)가 아닌 단순 FI(재무적 투자)로 분류된다. 다만, 당시 영화테크 주가가 2만원 대에 육박한 상황에서 전환가액 1만6157원에 발행됐지만, 현재 영화테크의 주가가 1만원 수준이라 곧 대규모 리픽싱이 예상된다. 보통주 전환 기간은 지난 6월부터다.

영화테크는 확보한 유동성을 전량 멕시코 법인에 쏟아붓는다. 에이밍(노림수)은 명확하다. GM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 EV 신규 부품의 공급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GM은 지난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350억 달러(약 46조 3700억원)를 투자해 테슬라를 누르고 전기차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5년까지 최소 30종의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플랜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영화테크는 이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GM과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력이 있다. 2019년 1월 2490억원 규모의 CCC IEC (Interior Electrical Centers) 공급계약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763억원 규모의 UEC(엔진룸 정션박스), BDU(배터리 디스트리뷰션 유닛) 공급계약, 2020년 9월 1289억원 규모의 UEC(Underhood Elec. Center), REC(Rear Body Elec. Center) 공급계약 등 총액만 5000억원 이상의 계약이다.


해당 계약분은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입고가 순연되다가 올해부터 영화테크의 매출액에 반영되고 있다. 영화테크는 해당 계약 물량과 환차익에 힘입어 올 상반기 382억원의 매출액과 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매출액 479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기세다.

다만 해당 계약은 순수 EV 관련 부품이 아닌 내연기관차용이 대부분이라 GM의 EV 전략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통상 신규모델 개발과 출시까지 3년 가량 걸리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영화테크는 올 4분기 멕시코법인 공장 착공식을 갖고, 내년 중순경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순연된 기계약 물량의 생산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GM의 글로벌 EV 전략에 따라 신규 EV 부품(정션박스 등)의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GM을 통해 북미시장, 브라질, 중국 등에 부품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멕시코에 생산법인이 완공된다면 GM의 EV 정션박스 '병참기지'로서 최적의 후보지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영화테크 관계자는 "아직까지 EV 관련 사업은 현대차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멕시코 법인을 완공한 이후 기존 GM 관련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EV 부품에 대한 신규 공급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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