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부품 작은 거인들]한주라이트메탈, '적자'에도 과감한 배당 약속②한국전력 에너지 비용 인상 '직격탄'…중앙정기·서한이노빌리티 등 주요 주주와 약속 이행
서하나 기자공개 2023-09-13 08:07:54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고, 정부도 관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기에 나섰다. 변화의 기로 속에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EV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한주라이트메탈이 상반기 적자에도 배당 시행을 약속해 눈길을 끈다. 전략적투자자(SI)로서 오랜 인연을 이어온 주요 투자자들의 믿음에 보답하고 사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게 한주라이트메탈 측 설명이다.한주라이트메탈은 국내외 완성차 기업에 알루미늄 경량화 부품을 공급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전기차(EV차) 성장세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국전력 에너지 비용 인상과 전반적인 업황 악화 등이 겹치며 인고의 시기를 보냈다.
◇중앙정기·서한이노빌리티와 각각 25년, 11년 이어진 인연
한주라이트메탈은 최근 향후 1년간 별도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이익의 15% 범위 내에서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와 배당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한 결정으로, 이 기간이 지나더라도 배당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주라이트메탈이 상반기 적자를 냈는데도 이례적으로 배당을 결의한 배경엔 주요 투자자들과 오래된 인연이 있다. 중앙정기주식회사와 서한이노빌리티 등 주요 투자자들과 각각 25년, 11년가량 인연을 이어왔고 올 초 기업공개(IPO)까지 하면서 이들의 믿음에 보답할 시기가 왔다는 데 주요 경영진의 의견 일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주라이트메탈 관계자는 "보통 연초 주주총회 때 배당 사안을 결정하는데 이번에 이례적으로 상반기 말 배당을 결의했다"며 "그동안 많은 역경을 거치며 성장해왔고 이번에 IPO까지 하게 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한주라이트메탈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오너일가인 정삼순 대표이사 회장, 이용진 대표이사 사장뿐 아니라 △중앙정기주식회사(8.40%) △유진에버베스트PEF (7.82%) △서한이노빌리티(7.41%) 등 SI들이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앙정기주식회사는 일본 도요타 계열사로 1997년 처음으로 한주라이트메탈에 투자하며 인연을 맺었다. 서한이노빌리티는 범 현대가 서한그룹 계열사다. 정주영 회장 셋째 여동생인 정희영씨가 서한그룹 김영주 창업주와 혼인하며 사돈 관계로 맺어졌다. 파워트레인 제조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대차 등 완성차 회사에 핵심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서한이노빌리티는 2012년 자동차 산업의 대세가 경량화, 알루미늄 소재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한주라이트메탈에 투자했다. 이후 한주라이트메탈이 전자교반 기술을 통해 생산하는 너클, 캐리어, 서브프레임 등을 서한이노빌리티에 납품하면서 긴밀한 관계의 거래처로 발전했다.
◇2008년 이후 배당 끊겨…상반기 적자전환 아픔에도 '결단'
한주라이트메탈은 1987년 12월 한국경급속으로 설립돼 올해 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르노코리아, GM, 포드, 닛산 등 완성차 제사에 자동차 샤시, 차체, 베터리케이스, 내연기관 부품 등 공급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2008년 이후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주라이트메탈 관계자는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실적이 부침을 겪으면서 배당을 중단한 뒤로 결정을 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각각 1997년, 2012년부터 오랜 시간 투자를 유지해왔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배당 관련 논의를 해왔다"라고 말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2015년부터 꾸준히 외형성장을 해왔지만 수익성은 들쑥날쑥했다. 2015년 별도기준 135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42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2015년 약 20억원의 순손실, 2017년 당기순이익 46억원 등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지는 못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상반기 매출 약 1142억원, 영업손실 약 31억원, 당기순손실 약 5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말 한국전력이 에너지 비용을 급격히 인상하면서 관련 비용이 판가에 100% 반영됐고 전반적인 업황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선 EV차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흐름상 한주라이트메탈이 앞으로 성장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상반기 중 약 1902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는데 현재 진행 중인 현대차 EV차 플랫폼 입찰 등을 모두 합치면 올해 수천억원대의 수주 잔고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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