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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제값 받기 시작한 엑셈, B2B IT 한계 뚫고 계속 날까7~8월 주가 치솟으며 업계 이목, M자 추락 관건…이익률 등 회사 펀더멘털 강점 분석

조영갑 기자공개 2023-09-20 08:17:2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엑셈이 드디어 제 가치를 평가받기 시작했다."

8월 초부터 엑셈의 주가는 무섭게 치솟았습니다. 물론 조정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올해 초 3600원대로 시작한 엑셈의 그래프는 1월 중순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2월 말 경 주당 5500원 수준을 찍고 이내 내림세를 걸었습니다.

이 내림세는 넓게 보면 7월 말까지 지속됐습니다. 하지만 8월 초부터 힘을 받은 주가는 단기간에 5000원 대의 '캡'을 뚫더니 7000원에 육박하는 수준(6750원)까지 도달했습니다.

7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여름, 엑셈은 그야말로 핫한 종목 중 하나였습니다. 미진하던 거래량은 약 2800만주까지 올라갔고, 시가총액 역시 2000억원 돌파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엑셈의 펀더멘털에 드디어 시장이 호응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엑셈은 국내 유수의 금융권, 공기관들의 데이터베이스(DB)를 다루는 국내 DBPM(데이터베이스 성능관리) 1위의 기업입니다. 우수한 인력, 자산,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일반 시장 참여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B2B 모델을 구축한 탓에 적정한 시장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탄식이 나왔었죠. 하지만 8월부터 늘어난 거래량에 비로소 회사 안팎에 화색이 도는 모양새입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점은 9월 중순부터 재차 주가가 하락하면서 'M'자 리스크가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엑셈은 9월 초부터 매도가 늘어나고, 거래량이 빠지면서 다시 5000원 대로 돌아왔습니다. 연말까지 중기 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엑셈의 1년 주가 동향. M자의 형국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출처=네이버증권)

◇Industry & Event

엑셈은 2001년 설립 이래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DB부터 IT 시스템 전구간 성능 관리,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까지 폭넓은 사업영역을 구축한 중견 IT 기업입니다.

DB 성능 관리 솔루션 '맥스게이지(MaxGauge)'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현재까지 클라우드DB를 포함하여 총 11종의 DB를 지원하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5대 은행을 포함, 1금융권 20곳과 거래하고 있고, 한국전력·서울시 등 공공부문 200여곳, 삼성전자·현대차 등 330여개 기업의 DB를 매니징하고 있습니다. 총 29개국에 900여 고객사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죠.

최근에는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 기술력을 결합해 통합 관제 솔루션 클라우드모아(CloudMOA)와 AI 기반 IT 운영 지능화 솔루션 싸이옵스(XAIOps)를 출시했습니다. DB,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환경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해 IT시스템 전반을 모니터링하는 SaaS 플랫폼 데이터세이커(DataSaker) 역시 출시, 시장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느끼셨을 겁니다. 사업모델이 좀 어렵죠? 쉽게 말하면 IT 플랫폼 전반의 DB 성능을 다루는 관제탑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긴데, B2C가 아닌 B2B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업 구조라 일반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할 수 있습니다. 시장과 회사에서는 이 사업모델이 그간 엑셈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이 됐다고 이야기합니다.

엑셈은 이미 올 여름 시장의 호응을 보았고, 언제든 재차 반등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 AI(인공지능)가 있습니다. 올 초 챗 GPT가 쏘아올린 AI 열풍은 아직까지 유효합니다. 현재 엔비디아가 AI GPU 시장을 정조준, SK하이닉스와 HBM(고대역메모리)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SW 개발사들이 관련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DB가 많아지면, 데이터 매니징의 수요 역시 크게 발생합니다. AI가 뜰수록 엑셈도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엑셈 관계자는 "IT 회사들 중에서 AI로 유의미한 매출을 내고 있는 회사는 드물다"면서 "우리는 이미 AI 기반의 솔루션(싸이옵스)를 통해 지능형 관제 영역에서 매출을 내고 있고, 사실상 유일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커지고 있는 AI 지능형 관제 영역에서 세몰이를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Market View

증권가를 비롯한 시장에서는 엑셈의 탄탄한 수익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DBPM 부문에서의 초기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의 외연을 꾸준히 넓혀 왔다는 이야깁니다. 엑셈은 매출액 규모가 매우 큰 회사는 아니지만,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이익률이 좋은 회사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2020년 말 매출액 392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말 매출액 473억원, 123억원, 지난해 말 매출액 551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3년 평균 이익률이 25%에 이릅니다. 부채비율 역시 10%로 대로 매우 낮고, 당좌비율은 2572.24% 수준으로 매우 높습니다. 곳간에 현금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이야기죠.


지난해 말 오픈해 인근 주민들과 업계의 화제가 된 마곡 신사옥 역시 차입 없이 순수 자기자본으로 지었습니다. 신사옥은 가운데 공간을 비게 하고, 브릿지와 광장 정원 등으로 꾸미는 보이드(void) 시공법을 채택했습니다.

직원들이 사색하는 혁신가(필리노베이터)로 성장하길 바라는 조종암 대표의 철학입니다. 450억원 가량이 투입된 신사옥은 헬스장, 도서관, 내부 정원, 음악감상실, 식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 자산가치만 1200억~1300억원 가량으로 평가됩니다.

엑셈 자체를 다룬 증권사 리포트는 찾기 힘듭니다. 하지만 엑셈의 사정에 두루 밝은 IB업계 관계자는 엑셈의 펀더멘털을 매우 높게 평가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동종 업계의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나무랄 데 없는 수치들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특히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자산 보유액은 향후 매출액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매우 매력적인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엑셈의 창업자인 조종암 대표는 탁월한 경영자의 면모도 갖추고 있지만, 노련한 경세가 내지는 철학자의 풍모도 갖고 있습니다. 전술했듯이 자신의 지향점을 '필리노베이터(Philinnovator)'로 설정하고, 모든 엑셈인들이 철학자와 혁신가의 융합 형태인 '필리노베이터'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엑셈의 대표이사실에는 수 천 권에 이르는 장서가 꽂혀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키워드는 '뇌'입니다.

조 대표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IT의 매력에 마음을 뺏겨 IT로 전향한 '문과형 이과인'입니다. 포항공대 정보통신대학원 SW공학 석사, 포스코 정보시스템부, 포스데이타 컨설팅사업부, 한국오라클 DB기술자문팀을 거쳐 2001년 엑셈을 설립했습니다.

▲조종암 엑셈 대표

그는 초연결 시대로 다가설수록 인간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지론을 설파합니다. AI가 열어 젖히고 있는 풍경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감을 갖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기술은 인간을 소외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인간의 두뇌와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거라는 예측도 빼지 않습니다. 그만큼 인간의 뇌는 포텐셜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로 들렸습니다.

회사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이 없어 보였습니다. 물론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궁극적으로 엑셈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언젠가는 단단한 반석 위에 올라설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역시 화두는 다시 AI 였습니다.

조 대표는 "이미 AI 관련 솔루션이 지속적인 매출을 내고 있고, 지능형 관제 솔루션은 사실상 엑셈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데, 많은 고객사들이 차세대 DBPM으로 넘어갈 때 AI 지능형 관제로 시프트를 하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은 반드시 엑셈으로 올 것"이라면서 "올해 정식 출시한 데이터 셰이커 역시 시장이 장기적으로 클라우드와 SaaS의 흐름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엑셈은 현재 유통량을 확대하고 시장의 관심을 재차 환기시키기 위해서 무상증자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1주당 0.9주 내지는 1주 정도로 예상되며, 시기는 이달 안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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