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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미국 진출기]미래에셋 독주 막자…다급해진 삼성·KB 해외서 돌파구①8월 SEC에 연달아 승인 신청…직접 상장 방식 택해

윤종학 기자공개 2023-09-18 08:16:02

[편집자주]

국내 ETF 운용사들이 해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운용의 성공을 좇아 삼성운용과 KB운용도 도전장을 던졌다. 다만 실패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도 적지않다. 더벨은 삼성운용과 KB운용 ETF의 미국 진출 배경과 전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미국 ETF 시장에 진출한다. 글로벌 ETF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을 향한 행보는 일견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경쟁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ETF 시장에 일찌감치 안착한 점도 미국 진출에 불씨를 지폈을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두 운용사의 미국 진출 시기가 유사하다는 점과 기존 성공 사례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다른 방식을 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지난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TF 상장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KB자산운용이 8월10일, 삼성자산운용이 8월21일에 각각 신청서를 제출한 만큼 서류 심사에 문제가 없는 한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ETF를 상장하게 된다.

두 운용사가 미국 진출의 포문을 연 방식도 유사하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현지운용사 인수가 아닌 협업을 택했다. 이번 ETF 상장을 위해 삼성자산운용은 앰플리파이와, KB자산운용은 네오스인베스트먼트와 협업한다.

업계에서는 협업 방식을 택한 것에 꽤나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두 운용사 모두 현지 운용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앰플리파이 지분 20%를 매입해 2대 주주에 올랐고, KB자산운용은 지난해 해외 운용사를 인수합병해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운용과 KB운용 모두 내부적으로 미국 등 해외 진출 검토는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출 방식을 놓고 고심하는 사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AUM이 가파르게 치솟자 더이상 미뤄둘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8월 말 기준 국내 ETF시장 점유율은 1위인 삼성자산운용(39.8%)과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37.5%)이 양분하고 있으며 3위인 KB자산운용(8.1%)이 멀리서 추격하는 모양새다. 순자산가치총액은 각각 42조3000억원, 39조8000억원, 8조6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경쟁이 치열한 것처럼 보이지만 해외를 합친 ETF 비즈니스 경쟁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압도적이다.


국내 ETF 운용사 중 미국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ETF를 운용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미국 현지 ETF운용사인 '글로벌엑스(Global X)의 지분 100%를 약 5400억원에 인수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글로벌엑스를 인수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현재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시장 AUM은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단기간에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수준까지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엑스를 통해서만 미국 시장에 ETF를 운용하고 있어 글로벌엑스의 AUM이 곧 미국 시장내 미래에셋운용 ETF의 총 AUM으로 봐도 무방하다.

글로벌엑스는 11일 기준으로 111개의 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AUM 기준 총 414억9200만달러(약 55조원)에 이른다. 이미 개별 ETF운용사들의 국내 ETF 규모를 모두 넘어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해외 진출시 현지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글로벌엑스는 그러한 현지화의 중요성을 입증한 사례"라며 "금융은 그 나라의 문화, 시스템, 욕구 등이 반영돼있어 한국적 마인드로 접근하면 비즈니스 성립이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진출의 필요성은 커지는 가운데 현지 운용사를 인수하기 어려워진 환경도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현지 운용사와 협업 방식을 택한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현지에 인지도가 있는 운용사 매물을 찾기도 어려운데 더해 ETF운용사의 몸값도 너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ETF운용사의 인수합병에서 기업가치를 대략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보수적으로 AUM의 2% 가량으로 잡거나, 상장된 운용사들을 피어그룹으로 놓고 기업가치를 매기는 방식이다. 실제 글로벌엑스를 현재 시점에서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보수적으로도 1조2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모두 이번 ETF 상장 추진은 다양한 해외 진출 전략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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