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2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백화점부문에 속한 계열사 대표 4명을 퇴임 대상 명단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사업 전반에 대한 체질 개선을 단행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022년 정기인사에서 복귀한 손영식 ㈜신세계 대표의 퇴임이 눈에 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손 대표는 ㈜신세계의 임직원에게 퇴임 인사를 전했다. 신세계그룹이 9월 20일에 2024년 정기인사를 발표하기 전 퇴임 대상 임원에게 미리 인사를 통보했다. 이를 전달받은 손 대표가 임직원에게 이별을 알렸다.

이와 함께 퇴임 대상 명단에 이길한 백화점부문 미래혁신추진단 대표, 최문석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 김주성 마인드마크 대표가 올랐다. 미래혁신추진단은 백화점부문이 맡고 있는 사업보다 넓은 범위에서 신사업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조직이다.

이를 보면 사실상 신세계그룹이 인적 쇄신을 위한 칼을 빼든 것으로 분석된다. 더군다나 ㈜신세계를 이끌고 있는 1963년생인 손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한 후 줄곧 신세계그룹에서 근무한 '정통파'다.

그러나 인적 쇄신을 위한 2024년 정기인사에서 다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셈이다. 이 대표는 호텔신라 출신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화장품 '비디비치'를 효자 브랜드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물론 1962년생인 그도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며 퇴임한다.

홈쇼핑업체인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이끄는 최 대표는 2023년 정기인사에서 수장으로 선임됐다. ㈜신세계로서는 2022년 이마트와 신세계I&C로부터 신세계라이브쇼핑 지분 47.8%, 28.3%를 각각 취득하고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면서 최 대표에 거는 기대가 컸다.

다만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73억원, 18억원을 발생시키는데 그쳤다. 물론 홈쇼핑 시장 전반에 송출수수료 부담과 영업환경 악화가 겹치면서 추가 성장을 이뤄내기가 힘겨운 여건이었다.

마인드마크는 2020년 설립된 신세계그룹의 커머스 전문 콘텐츠 계열사다. 설립 당시 ㈜신세계 측은 고객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이로써 ㈜신세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마인드마크는 드라마 ‘시간’과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예능 프로그램 ‘싱포유’ 등을 제작한 드라마·광고기업 실크우드를 인수했다. 그러나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올해 상반기에 실크우드를 매각했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전략이 올해 변화하면서 콘텐츠 제작 등이 역점 분야에서 제외됐다. 때문에 마인드마크를 운영한 김 대표도 물러나는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이 백화점부문에 인적 쇄신 등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2024년 정기인사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인사에 대해 알 수가 없는 입장이다. 다만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9월 20일에 2024년 정기인사를 발표하기 전 퇴임 임원에게 이를 사전에 고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