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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운용, 대체운용 펀드 이관…행동주의 '가속도' 주주활동 확대 예고…현대엘리 추가조치 여부 관심

조영진 기자공개 2023-09-26 08:21:2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0:30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자산운용이 KCGI대체투자운용으로부터 행동주의펀드를 이관받았다. 설정원본 규모만 300억원에 가까운 주식형 펀드가 추가되면서 주주활동을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은 최근 KCGI대체투자운용(구 케이글로벌자산운용)으로부터 '케이글로벌 한국ESG지배구조 일반사모투자신탁'을 넘겨받았다. 설정원본 270억원 규모의 순수 주식형 헤지펀드로 이관 직후 'KCGI 한국ESG지배구조 일반사모투자신탁'으로 상품명을 변경했다.

지난 2021년 9월 설정된 이 펀드는 당시 목대균 케이글로벌자산운용 대표와 강성부 KCGI 대표가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한 끝에 내놓은 상품이다. ESG등급이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지배구조를 개선할 만한 특정 국내 기업에 주주행동주의를 펼치는 전략이다.

다만 케이글로벌자산운용이 관리하던 시절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크게 꺾이며 롱온리 펀드들의 수익률도 크게 하락하자, 그간 성과 관리에 매진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지난 8월 말 기준 -28.0% 수준이다.

올해 초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인수한 뒤 목 대표를 KCGI자산운용의 CIO(최고투자책임자)로 선임하면서, 이번 ESG펀드를 끝으로 주식형 펀드의 이관 절차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KCGI대체투자운용은 대체투자, 공모주 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투자상품을 KCGI자산운용에 넘기고 있다.


300억원에 달하는 ESG펀드를 이관해온 덕분에 행동주의 타깃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할 여력도 갖췄다. KCGI자산운용이 올해 2분기 들어 각종 공·사모펀드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키움증권, 삼성화재, 하이브, 삼양식품, 해성디에스에 신규 투자한 만큼 'KCGI 한국ESG지배구조 일반사모투자신탁'의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케이글로벌자산운용 시절부터 현대엘리베이터 등을 이미 편입하고 있었다 해도, 이번 ESG펀드 확보는 KCGI자산운용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 가량을 갖고 있는 KCGI자산운용 입장에선, 이관 펀드가 보유한 의결권을 추가 확보하게 돼 주주총회 표대결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를 포트폴리오에 갖고 있지 않았다면 추가 매입을 통해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할 수도 있다. 주주활동을 공개한 지난 8월 말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고점을 찍기도 했으나, 이후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자 현재는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한 상황이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 측에 기업 정상화를 위한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제안했다. 세부적으로는 현 회장의 과다 연봉 수령, 이해관계 상충, 과도한 겸직 등의 문제가 거론됐다.

KCGI자산운용이 향후 현대엘리베이터 감사 선임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통상 주주행동주의의 승패는 주주측 감사위원의 선임여부로 결정된다. 주주측 감사위원이 선임될 경우 비협조적인 기업의 내부정보와 부당거래 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KCGI자산운용이 분리선출 제도를 활용해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 측은 최대 11.9%의 반대표 행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7.8%로 현대홀딩스(11.1%), 현정은(8.2%), 김문희(5.7%), 임당장학문화재단(1.5%) 등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분리선출 사외이사에 대한 의결권이 각 주체마다 최대 3%로 제한되기 때문에 현대홀딩스와 현정은 회장, 현 회장의 어머니인 김문희 씨는 보유지분만큼의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해진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 이상을 확보한 KCGI자산운용이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경우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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