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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초대형 벤처조합 결성]김제욱 부사장 "글로벌 1위 도약할 국내외 기업 투자"③포트폴리오 70여개 예상, 팔로우온 강화…"500억 안팎 라운드 리드할 것"

이효범 기자공개 2023-09-25 08:20:43

[편집자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최근 8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초대형 펀드를 결성했다. 지난해 결성작업에 착수해 꼬박 1년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이뤄낸 결과물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원펀드' 전략의 효시 하우스다. 국내 최대 규모의 펀드라는 점과 더불어 두둑한 실탄을 향후 어디에 투자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더벨은 펀드 결성 의미를 짚어보고 운용전략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로 결성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의 운용전략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기존 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로스 투자를 기반으로 투자기업 당 투입되는 자금 규모가 더 커진다는 점을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후속 투자 강화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기업 당 최소 2번 이상 투자를 목표로 삼고 있다.

운용전략에서 이보다 더욱 두드러지는 특징은 해외 투자다. 이번 펀드를 통해 일본, 미국, 동남아 지역의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그로스 투자를 통해 수익률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1위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데 주력한다.

◇약정액 10~20% 해외 투자, 꾸준한 글로벌 VC 교류 '밑거름'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사진)은 최근 더벨과 인터뷰에서 "섹터별 심사역이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동남아 지역의 투자 대상 기업을 다 같이 커버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특정 분야의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좋은 팀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준비해왔으며 향후 글로벌 지역별 전문가를 영입해 투자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의 약정액 가운데 최대 20%를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펀드 규모가 총 8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1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해외 투자로 쓰겠다는 얘기다. 기존 펀드들에서 해외 투자가 10% 안팎에 그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김 부사장은 "국내 투자를 더 잘하고 싶다면 해외기업을 더 잘 알아야 한다"며 "글로벌 기준에서 해당 기업을 평가하거나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해외 투자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내부에 전문성을 갖춘 심사역들을 활용해 해외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예컨데 특정 섹터에 전문성을 갖춘 심사역에게 미국, 일본, 동남아 지역의 해당 섹터를 맡기는 형태다. 커버하는 섹터를 좁히는 대신 커버하는 국가를 늘리는 식이다. 섹터별 혹은 지역별로 심사역의 공백은 외부 인력을 충원해 메울 예정이다.

엑시트 전략도 한층 더 다양해 질 수 있다. 국내에서 기업공개(IPO)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인수합병(M&A)이나 나스닥 IPO 등으로 차익실현을 할 수 있는 루트를 넓힌다. 이를 위해 그로스파트너본부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산업 분야 전문성을 갖춘 심사역들과는 다른 종류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을 채용해야 할 것"이라며 "해외 현지 지역 전문가를 비롯해 투자은행(IB), M&A 등의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해외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수년전부터 준비해왔다. 주로 해외 현지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VC)를 선정, 운용 중인 현지 펀드에 출자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출자금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본계정이다. 이를 통해 플랫폼, SaaS, 딥테크 분야 리서치와 현지 유망 스타트업 등을 공유한다. 미국, 동남아, 일본 등에서 5~6년 전부터 이같은 활동을 해온게 현재 해외투자를 강화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해외 현지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한 VC들과 교류가 깊어졌다"며 "현지 VC들이 초기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 가운데 후속 투자가 필요한 곳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후속투자 횟수·금액 확대…"포트폴리오 기업 최소 2회 이상 투자 목표"

김 부사장은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에 편입될 포트폴리오 기업 수를 총 70여개 안팎으로 보고 있다. 기존 펀드인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다만 펀드 규모가 커진 만큼 후속투자 횟수나 투자금액을 늘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투자 라운드 별로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결성액의 20%를 투입하고, 나머지 80%를 시리즈 B, C, D 단계에 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섹터별로는 특정 섹터에 투자 비중을 집중하기 보다 분산투자 효과를 키우는데 주안점을 둔다. 계획하고 있는 섹터별 투자 비중은 서비스·플랫폼 35%, 딥테크 30%, 바이오헬스케이 25%, 콘텐츠·IP 10% 등이다.

김 부사장은 "전체적으로 각 포트폴리오 기업에 2번 이상 투자하는 것이 목표"라며 "후속투자는 수익률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데 기존 투자기업을 선별해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하는데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투자 리스크가 경영진 리스크에서 온다고 볼 수 있는데 투자 이후 1년 정도 사후관리를 하다보면 후속투자가 가능할지 선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 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밸류업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만큼 그로스파트너본부에 거는 기대도 크다. 투자기업 성장 지원 조직으로 투자 전략 및 사업 개발, 인사, 법무, 홍보 등 다방면에서 투자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내달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의 마수걸이 투자를 실시한다. 김 부사장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시리즈B, C, D 라운드를 모두 리드할 수 있는 유일한 하우스"라며 "500억원 안팎의 투자 라운드를 리드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속성을 갖춘 다수의 후속투자를 통해 투자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77년생인 김 부사장은 서울대 지구환경과학 학사, 컴퓨터공학 석사를 졸업했다. 삼성전자 SW(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SW개발 및 기술전략 업무를 수행했다. 2010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해 모바일 서비스 및 플랫폼, 소프트웨어 SaaS 분야의 투자를 주도해왔다. 그의 주요 포트폴리오는 두나무, 리디, 클로버추얼패션, 직방 등이 있다. 특히 두나무는 그를 '미다스 손'으로 만든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의 대표 펀드 매니저를 맡았다. 입사 이후 대펀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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