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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부품 작은 거인들]대원강업, 이제 미래는 현대백화점그룹 손에 달렸다②'백기사' 인연, 약 400억 투자해 경영권 확보…글로벌 추가 수주 기대

서하나 기자공개 2023-10-04 08:16:37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고, 정부도 관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기에 나섰다. 변화의 기로 속에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EV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원강업은 전기차(EV) 시대로 진입을 앞둔 중요한 시점인 지난해 최대주주가 바뀌는 큰 변화를 겪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대원강업의 새 주인에 올라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차 등 글로벌 EV차 시장 확대의 수혜와 함께 구동모터 코어 신사업을 궤도에 올려놔 대원강업을 글로벌 완성차 핵심 부품사로 키운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원강업은 중국, 유럽, 미국, 인도, 멕시코 등 글로벌 기지를 통해 현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백기사 인연 결말 '경영권' 취득

1946년 서울역 앞 철공소에서 출범한 대원강업은 올해 무려 '77세'다. 업력만 놓고 보면 1967년 창립된 현대차보다도 19년 형님인 셈이다. 대원강업은 지난해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썼는데, 동시에 최대주주 손바뀜이란 큰 변화도 맞았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11월 약 394억원을 투자해 대원강업 지분 약 14.13%(876만1073주)을 취득했다. 허재철 전 회장과 그의 형제인 허재웅·허재헌·허재성씨 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1주당 4500원에 매입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당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인수를 결정했다. 쇼핑과 음식료 등에 집중된 현대백화점그룹 사업 구조를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확장하겠다는 큰 그림의 일환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사실 수년 전부터 여러 계열사를 통해 대원강업에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대원강업 경영권은 창업주 허주열 전 회장에서 그의 장남 허재문 전 사장, 허승호 전 의장순으로 이전됐다. 이 과정에서 공동 창업주 허송열 명예회장의 장남 허재철 회장도 사내 입지를 확대했고 2006년 대원강업 회장에 취임했다.

홍민철 키스웰홀딩스 회장은 2007년부터 대원강업 주식을 본격 매수하기 시작했다. 지분 매입 목적은 단순 투자였으나 지분율을 최대 25%가량으로 늘리면서 허씨 일가도 보유 지분을 매수했다. 당시에 현대홈쇼핑과 현대그린푸드에 흡수합병된 금강에이앤디가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결과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대원강업의 새 주인에 올랐다. 현대그린푸드 지분 약 22.7%(1407만6314주), 현대홈쇼핑이 약 7.67%(475만5695주), 현대쇼핑이 약 2.4%(148만8114주) 등을 모두 합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상반기 기준 지분율은 약 32.77%(2032만123주)로 파악된다. 지분 확보와 동시에 단순 투자였던 투자 목적도 경영권 참여로 바꿨다.

대원강업 천안 본사(왼쪽)와 남대문 기술 연구소. 출처 : 홈페이지.

◇2.5년 적자 행진 '아픔'…EV차 라인업 확대로 수주 기대

사실 대원강업은 최대주주 손바뀜이 일어나기 직전인 2020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적자 상태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 등에 직격탄을 맞으며 2020년 순손실 약 27억원, 2021년 순손실 약 29억원, 2022년 상반기 순손실 2억원 등 적자 규모가 총 58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순이익 232억원을 거두면서 큰 폭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새 주인에 오른 현대그린푸드는 앞으로 글로벌 완성차 경기 회복에 따른 수주 확대, 구동모터 코어 신사업을 통해 추가적인 성장을 꾀한다는 포부다. 특히 EV차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대형SUV, 제네시스 EV 등에서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동모터 코어 사업에선 기존 로터 코어(Roter Core) 제품과 스테이터 코어(Stator Core) 제품을 결합한 제품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헤어핀(Hair-Pin)을 결합해 수익성을 높인단 계획이다.

대원강업은 현재 해외법인 7곳, 글로벌 R&D센터 6곳 등 거점을 통해 현대차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일찌감치 내수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글로벌로 진출한 결과다.

대원강업 관계자는 "대원강업은 2006년 GM 등 글로벌 완성차 빅3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디트로이트에 R&D 지원센터를 설립했고 현재 중국 북경,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에도 연구센터를 두고 있다"며 "현지 엔지니어들이 설계 분야에서 거래처 미팅을 통해 유기적인 관계를 증진해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2005년 중국(북경대원), 2007년 인도(대원인디아), 2008년 러시아(대원솔레루스)와 폴란드(대원유럽), 2011년 중국(강소대원) 등 사업장을 마련했다.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생산기지가 밀집된 지역을 중심으로 진출했다. 이밖에 천안 본사를 비롯해 천안1,2공장, 창원 1,2공장, 100여명 인력의 서울 중구에 기술연구센터 등을 두고 있다.

대원강업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생산설비(CAPA) 확충 계획은 없다"며 "다만 현재 현대차 매출 비중이 50% 정도인데 향후 EV차 투자 확대 계획에 맞춰 물량과 투자가 함께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원강업 글로벌 거점 현황. 출처 :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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